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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시판 > 벚꽃 결투 [유머 패러디]어린 미코토
  • 2024-02-22 15:47:55

  • 2

  • 297

Lv.4 이오닉
첫날 저녁, 나는 회기역 미플에서 부터 수천 마일 떨어진 지방 카페 의자에 누워 잠이 들었다. 넓은 바다 한가운데서 뗏목을 타고 흘러가는 난파선의 뱃사람보다도 나는 훨씬 더 외로운 처지였다. 그러니 해뜰 무렵 이상한 작은 목소리가 나를 불러 깨웠을 때 내가 얼마나 놀랐겠는가. 그 목소리는 이렇게 말했다.

"나... 덱 하나만 만들어 줘요!"

"뭐!"

"덱 하나만 만들어 줘......"

나는 벼락이라도 맞은 듯 벌떡 일어났다. 나는 눈을 비비고 주위를 잘 살펴보았다. 아주 신기한 뉴비가 엄숙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 그의 초상화가 있다. 이 그림은 내가 훗날 그를 모델로 그린 그림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것이다. 그러나 내 그림이 모델만큼 멋이 있으려면 아직 멀었다.

---(중략)---

"저...... 덱 하나만 만들어 줘요......"

괴상한 일도 너무 깜짝 놀랄 정도가 되면, 감히 거역하지 못하는 법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부터 사방으로 수천 마일이나 떨어진 외진 시골에서, 그것이 여간 터무니없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하지만 나는 그때 무엇보다도 내가 벚꽃 거리 관리, 공격 데미지 선택, 킬각 잡는법 등을 공부했다는 생각이 나서(좀 언짢은 기분으로), 그 뉴비에게 덱을 만들줄 모른다고 말했다.

"괜찮아요. 덱 하나만 만들어 줘요."

나는 한번도 내 스스로 덱을 만들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내가 만들 수 있는 오직 두 가지 덱 중에서 하나를 그에게 다시 만들어 주었다. 시즌 8의 검산톱을. 그런데도 놀랍게도 그 뉴비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아냐!아냐! 난 검산톱은 아주 싫어. 검은 위험하고, 산은 거추장스럽고, 톱은 불합리해. 내가 사는 데는 아주 작거든. 나는 덱을 하나 갖고 싶어. 덱 하나만 만들어 줘."

그래서 나는 이 덱을 만들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살펴보더니 "아냐! 이건 벌써 몹씨 어려워서 이해를 못하겠어. 다른 걸로 하나 그려 줘."

나는 이 덱을 만들었다.

내 친구는 얌전하게 미소짓더니, 너그럽게 말했다.

"아이 참...... 이게 아니야. 이건 내 취향이 아니야. 안경을 쓰고......"

그래서 나는 이 덱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먼저 덱들처럼 퇴짜를 맞았다.

"이건 너무 옛날 덱이야. 나는 요즘 시즌 덱이 있어야 해요."

그때, 나는 작성해야할 과제가 우선 급해, 참지를 못하고, 나무위키에서 우츠로의 파편과 호노카의 파편을 긁어왔다.

그리고는 던져 주며 말했다.

"이건 덱리스트야. 네가 갖고 싶어하는 덱은 그 안에 있어."

그런데 놀랍게도 이 뉴비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는 것이 아닌가.

"내가 원한 건 바로 이거야! 이 덱을 잘하려면 연습을 좀 많이 해야겠지요?"

"왜?"

"내가 다니는 모임은 아주 작아서......"

"그거면 아마도 충분할거야. 내가 만들어 준건 아주 쉬운 덱이거든."

나는 고개를 숙이고 덱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쉽지도 않은데...... 이것 봐! 벌써 단톡에서 답장이 왔어......"

나는 이렇게 해서 어린 미코토를 알게 되었다.

---(중략)---

나는 이렇게 해서 아주 중요한 두 번째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어린 미코토가 속한 모임이 겨우 4명 모임보다 클까 말까 하다는 것이다!

그게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가이오트 클럽, 롤X, X담, 이렇게 이름이 붙은 큰 모임 외에도, 때로는 보드라이프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다른 모임들이 수백 개도 더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보드라이프 운영자가 이런 모임을 하나 발견하면 이름 대신 번호를 붙여준다. 예를 들어 '소모임 3251'이라 부른다.

나는 어린 미코토가 소모임 B612에서 왔다고 생각하는데, 거기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 모임은 2023년 충청모임의 어느 결투러가 단 한번 망원경으로 보았을 뿐이다.

그때 이 벚꽃러는 회기역 미플에 가서 자기가 발견한 것에 대해 어마어마한 발표를 했다. 그러나 그는 대회 타로가 0장이었기 때문에 누구 하나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이 없었다. 어른들은 이렇다.

소모임 B612의 명성을 위해서는 참으로 다행스럽게 충청모임의 한 독재자가 게이머들에게 벚꽃대회 타로를 따지 않으면 모임에서 추방하겠다고 명령을 내렸다. 그 벚꽃러는 코르누 타로를 따고 발표를 다시 했다. 이번에는 모두 그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내가 어린 미코토에 관해 이렇게 낱낱이 이야기를 하고 모임 번호까지 털어놓는 것은 다 어른들 때문이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여러분들이 새로운 미코토를 사귀었다고 어른들에게 말하면, 어른들은 도무지 가장 중요한 것은 물어보지 않는다. "그 애의 성격은 어떠냐? 그 애는 어떤 여신을 좋아하느냐? 그 애도 게임을 즐거워 하더냐?" 절대로 이렇게 묻는 법이 없다. "그 앤 입문한지 얼마나 되었지? 누구랑 친하지? 몇개의 덱을 할 줄 알지? 코르누 타로는 몇개를 땄니?" 항상 이렇게 묻는다. 이렇게 묻고 나서야 어른들은 그 친구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여러분들이  "나는 아주 아름다운 덱을 보았는데요, 울부짖기로 20개의 뇌신을 만들고, 결사로 기염만장을 켜고, 천뢰 소환진으로 2/2를 10번 넣고..." 이런 식으로 어른들에게 말한다면, 어른들은 그런 덱을 상상해내지 못할 것이다. 그들에겐 "이 덱은 2순2턴까지 8라이프 데미지를 넣을 수 있어요"라고 말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그들은 소리친다. "얼마나 강력할까!"

그러니 여러분들이 "어린 미코토가 있다는 증거는 그 애가 야츠하를 좋아하고, 그 애가 안경을 싫어하고, 그 애가 입문 덱을 갖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덱을 만들어달라고 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뉴비라는 증거다"라고 어른들에게 말하면, 그들은 어깨를 으쓱하며 여러분들을 어린아이로 취급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 타로가 0장이에요."라고 말하면 어른들은 곧 알아듣고, 질문 따위를 늘어놓아 여러분들을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다. 어른들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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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기 싫어서 적당히 만든 유머 패러디입니다...  by 글쓴이

240222 16:47 벚꽃 뉴비 -> 어린 미코토  로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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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44 채소밭
    • 2024-02-22 15:55:23

    zㅋㅋㅋㅋㅋ 넘 웃겨요. 그렇죠... 중요한 질문은 어떤 여신을 좋아하는지와 즐겁게 하느냐지...!!! 저는 코르누가 제일 좋은 뉴비입니다 ㅎㅎㅎ
    • Lv.4 이오닉
    • 2024-02-22 15:59:38

    코르누도 정말 멋진 여신이죠! 상대하기는 제일 싫지만...  저는 하츠미를 좋아해서 애정이 가더군요 ㅎㅎ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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