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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하모니즈] 이렇게 칭찬 받을만한 게임일까 ㅡ
  • 2024-04-23 21:02:38

  • 4

  • 396

Lv.10 양철나무꾼


먼저, 저는 의심했습니다.






이 게임이, ㅡ <하모니즈>가 이렇게까지 칭찬 받을만한 게임일까? ㅡ 하는 의심이 있었습니다.

그래봤자 보드게임 나부랭이.
종이와 나무의 조합으로 이뤄져서, 내 여가시간에 두뇌에 적절한 자극과 스트레스를 줘서,
내 두뇌 신호에 적절한 도파민을 배출하게 할지도 모를 그깟 손놀이감.

작가가 만들어낸 짜여진 규칙 속에서 기물을 배치하고,
점수를 받아서 승패를 가리는 손놀이감.


흐...흐흥, 고작 내 취향에도 쏙 드는 예쁜 일러스트와
손맛 쩌는, 이미 잘 아는 목재 기물 - 아 군침이 싹도노 - 정도로 내 관심을 끌 수 있을것 같으냐? ㅡ 하고 생각했었지요.





그래요.

최근 겪은 구매 실패 때문이였던 것 같습니다.
근 6개월 이내에 산 보드게임, 아니 보드게임 외에 다른 구매내역 가운데에서도,
5만원에 가까운 돈을 들였는데 그 돈의 값어치를 하는 물건들은 흔치 않았습니다. 


멍청이는 여전히 멍청이였습니다.​​​
저는 컴퓨터 쪽의 지식은 전무한지라 너드는 못되니 스스로 이디엇이라 칭해봅니다.
보드게임 이디엇은 여전히 보드게임 이디엇이였습니다.

망설임의 끝에 제 멍청이 손가락은 구매를 눌렀고,오늘 17시경,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저는 진짜 재미있을까? 하는 끊임없는 의심과 또 괜한 헛돈을 쓴게 아닐까 하는 번민 속에
빨리 테이블에 <하모니즈>펼쳐 1인플레이를 준비했습니다.







왜 1인 플레이냐구요?
와이프가 딸을 데리고 집에 돌아오기 전까지 룰을 익히고 빠르게 테스트 플레이를 해봐야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와이프는 제가 또 보드게임을 산 줄 모릅니다.

물론 와이프는 반쯤 포기한 상태이지만, 제가 쌓아온 업보가 있기 때문에 제발이 조금 저린 상태입니다.

게다가 와이프님께서는 최근 배우기 시작한 대바늘 뜨기 클래스에서
바늘코가 일정 갯수로 유지가 안 되는 관계로 심기가 조금 불편하신 상태이신지라,
보드게임 택배 박스가 도착한걸 알면
제 손가락을 대바늘로 겉뜨기해서 택배 상자에 넣어 반송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여튼 와이프가 돌아오기 까지 40여분.
빠르게 룰을 읽고 번개같이 플레이 세팅을 마무리합니다. 

룰도 세팅도 개쉬웠습니다. 개꿀입니다.
잘하면 두 판, 어쩌면 세 판도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첫 플레이에 두 판, 세 판 리매치를 기대하는 건 사치죠.
정성들여서 첫 플레이를 시작합니다.
첫 턴 첫 플레이부터 잘 할 수 없어서 규칙서를 몇번 뒤적거리며
거북이마냥 첫 턴을 보냅니다.


그렇게 다소 버벅였던 첫 번째 턴이 지나고 느꼈습니다.











아 ㅡ Sshi-pa-r John Jam!! 아 ㅈㅅ 흥분해서 영어가 나왔네요. 이 게임 맛있네ㅡ


손맛도 개쩔고, 게임도 D.O.G.존잼입니다.

머리를 쥐어짜는 고민도 주는데,
어떻게 해야 점수를 더 쥐어짤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도파민이 폭발합니다.
매력적인 아트워크와 일관성 있는 게임의 짜임새가 하모니를 이룹니다.

ㅡ 이래서 하모니즈인가?



룰은 쉽고, 잘하기는 어렵습니다. 

고민의 시간은 긴데,
이게 과연 최선의 선택이였을까 끝없이 고민하게 됩니다.

어쩌면 인간사 진리가 이 안에 있는 것만도 같습니다.









"...아빠 뭐해?" 

아 ㅈ됐습니다. 

<하모니즈>에 취해 와이프와 딸이 돌아와서 쳐다보고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오늘 카드 사용내역 하나하나 분석당하며 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용돈을 카드 3개로 나누어 철저히 분식회계를 해왔기 때문에
결백한 척 버틸 수 있을겁니다.아마요...

그건 둘째치고 일단 와이프에게 멘탈을 털리면서 혼자 생각합니다.











나는 누구?

나, <하모니즈> 오너.





D.O.G. John - Jam이기 때문에 구매를 조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조금 자부심을 가진 이디엇이 되어도 좋을것 같습니다.

이래서 게임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나온거 같습니다.
<하모니즈> 오너라는 자부심 하나로 저는 오늘 편하게 잘 잘것 같습니다.






<하모니즈> 

창렬한 퀄리티와 개노잼 게임에 지친 당신에게,
협찬 받은거 아니고, 내돈내산 게임으로 증명하는,
간만에 제대로 잘 빠진 게임 만나서 새 게임 뽕에 취한 양철나무꾼이 추천합니다.

한입 잡숴 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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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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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4 04:07:35

    리뷰 쓰시는 게 딱 제 취향이네요 ㅋㅋㅋ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Lv.1 로제
    • 2024-04-24 12:48:19

    이 집 리뷰 맛있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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