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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이스케이프 룸 3: 비상사태]이스케이프 룸 깎던 공장.
  • 2024-04-26 01: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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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0 양철나무꾼

벌써 6달은 족히 지난 일이다.

내가 신작 소식이 떴다 하여, 허겁지겁 다이브다이스를 클릭하던 무렵이였다.

 

 




혁신의 시대니, 아컴호러 카드게임이니 현란한 소식 속에, 딱 3줄 설명으로 이 게임이 있었다.

언제쯤 나오나하여 슬쩍 소식을 봤건만, 상세 정보는 없었다.

대충 생산 준비 완료 라는 글로 퉁치려는 것 같았다.

 

 

 

 

 

 

"언제쯤 나옵니까ㅡ"

물어보려했더니,

"혁시나 아딱도 아니고, 고작 방 탈출 게임 하나 가지고 재촉이시오? 못 기다리시거든 다른 데 가 사우."

하고 말하는 거 같았다.

나는 조낸 I 성향이라 댓글이나 문의글을 달지도 못하고, 무사히 출시되어 나오길 비는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볼때 [이스케이프 룸 3: 비상사태]를 만드는 공장은 존내 게을러 터졌을 것이다.

아마도 그 공장은 중국에 있지 않을까?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공장은 처음에는 빨리 만드는 척 하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 보고 굼뜨기 시작하며, 마냥 늑장질일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만드는 척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코보게에서 보나마나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해도, 메일을 읽씹할지도 모른다.

 

 

 

 

어느덧 2월이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춘절이 오고 있는 것이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춘절 시즌 물리면 한 달 더 기다려야 되니 그만 만드는 척 하고 발매 해 주십시오."

라고 물어보면, 보나마나 공장은 화를 버럭 냈을 것이다.

"기계가 돌아가야 게임이 되지, 종이가 재촉한다고 게임이 되나."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미 춘절 지나서 보낼 각 잡는거 아니오? 짱ㄱ...아니 중국 공장 양반, 외고집이시구먼. 배 출항 시간이 빠듯하다니까요."

중국 공장은 퉁명스럽게,

"응~ 춘철 휴가 시작됨. 난 일 안하겠소~"

하고 내뱉을런지도 모른다.

 

 

 

페스타 출시 시기랑 맞추기는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럼, 파주 슈필 전까지는 나오게 해주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물건이란 제대로 만들어야지, 깎다가 놓치면 되나."

 


이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던 나도 그만 지쳐 버려 코보게 옆에 앉아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그러고 올해 1월이 되어서야 곧 온다는 공지가 떴다.

보나마나 게임을 들고 이리저리 돌려 보더니 다 됐다고 컨테이너에 담아 주었을 것이다.

사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었던 게임일 것이다.

어차피 1월에 배타고 한국 오면 이미 페스타 시기에 맞춰 출시는 어려울 것이다.

 

 

페스타 할인 시기를 놓친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택배비를 이중으로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가슴에 삼천원쯤은 있다지만, 한방에 왕창 사야 배송비를 아낄게 할게 아닌가.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런데 지난 주에, 마침 네이버 따봉충이 멤버십 10% 할인 쿠폰을 들고 오고 있었다.

네이버 멤버십이 주는 부드러운 10% 쿠폰과 하이얀 5% 쿠폰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중국 공장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減殺)된 셈이다.

 

 

 




 



이제부터 후기랄까, 리뷰랄까.

여튼 <하모니즈> 사다 걸린 택배 박스에서, <이스케이프 룸3 :비상 사태>를 꺼내게 되었다.

 

막상 게임을 내놨더니 아내는 재밌어 보인다고 야단이다.

집에 있는 예전의 시리즈가 기억이 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아내의 설명을 들어 보니,

예전에는 암호를 입력하는 기계가 너무 크고 부담스러웠는데 작고 슬림하게 바뀌어 부담없이 꺼내기 쉬우며,

이 시리즈의 특징이 '이번엔 이 문제를 푸세요~' 식으로 친절한 안내가 아니라

아무 힌트없이 그냥 냅다 상황 속에 던지는 이 게임 스타일이 오히려 더 리얼함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암호해독기가 너무 커서 부담이였는데 이렇게 작아져서 너무 좋다고,

요렇게 꼭 알맞은 것은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게임이 재밌고 어쩌고와는 별개로, 와이프는 <이스케이프 룸 3: 비상사태>에 정신이 팔려 

내 카드 사용 내역을 찾을 생각을 잊은 것 같았기 때문이였다.

개꿀이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스케이프 룸 3: 비상사태>는 돈 값을 했다.

 







그러다 문득 갑자기 생각이 났다.

옛날부터 나오던 이 시리즈는 어느새 3탄까지 나왔다.

그래, 예전부터 묵묵히 자기 스타일을 추구하던 게임이였다.

요새 젊은 게임들은 한정판이니, 스트레치 골이니, 콜렉팅 박스니, 프로모니... 겉보기에만 집착한다.

옛날 게임들은 물론 똥 같은 일러나 구린 인터페이스로 우리네 귀한 시간을 잡아먹곤 했지만,

게임을 만드는 그 순간만은 오직 재밌는 게임을 만든다는 그것에만 열중했다. 

그렇게 순수하게 심혈을 기울여 걸작품을 만들어 냈다.





이 게임도 그런 심정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탕후루가 넘치는 세상에 옛날 못난이 핫도그 같은 게임이다.

설탕 범벅 게임이 넘치는 세상에, 담백하게 문제 하나, 암호 열쇠 하나로 순수한 재미를 추구한다.


과거에 즐겼던 이 시리즈들이 줄줄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선택 게임 링크를 다 걸었다.

협찬도 아니고 내돈내산인데 웬 설레발인가 싶다.














자정이 겨운 시각에 추억을 더듬어 한 판 해보자고 와이프에게 들이밀다가 

내일 출근 안 할거냐고 조인트를 까였다.

깨갱하며 잠깐 컴퓨터 하다 자겠다고 방으로 들어왔다.









결국 게임은 안해봤다.

리뷰라고 카테고리를 따긴 했는데 게임도 안 해보고 리뷰를 쓰고 있다.

 

어차피 내용 스포라서.... 게임 다 해보고 리뷰 쓰면 어쩔 수 없이 다 티가 난다.

 



 


하지만 한글판으로 출시된 이 시리즈를 전부 다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봤을때

이번 [이스케이프 룸 3: 비상사태]도 1개는 쉽고, 1개는 어렵고, 1개는 참신할 것이다.







1회성 게임인데 3만 5천원의 돈 값을 하냐고?

돈 값 당연히 한다.

난 이미 머더 미스테리 1개 펀딩에 4~5만원쯤 넣었는걸? 

시나리오 3개에 3만 5천원이면 개이득 아닌가?








이제 자러 가야겠다.

















와이프가 깜빡한 덕분에 내 카드 값 추궁은 오늘은 잘 건너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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