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적위병)+응삼(도끼) 듀오의 활약에 힘입어 시나리오 7을 돌파한 나는 자신이 붙었다.

이만하면 다른 걸 해봐도 되지 않을까? 

사실 사자의 턱을 구메하고 돌렸던 다인플에서 공허 감시자를 했던 나로서는 박스 안에서 고이 잠들고 있는 다른 캐릭들을 써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철거+공허 조합은 분명 난이도가 높을 것이 틀림없었으므로 망설이던 차. 솔플로 두 시나리오를 그럭저럭 돌파하고 나서야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 한번 클리어 후 2회차 하는 거나. 2군을 만들어서 돌려보는 거나 비슷하겠지."

 결심을 하자 다음은 컨셉. 뭐 양촌리 컨셉으로 가는 건 확정이지만, 2군을 1군에 어떤 형식으로 추가할지가 문제였다. 펑행세계로 따로 굴릴까. 아니면 1군과 2군의 로테이션을 위해 시나리오 하나쯤 뒤에서 따라오는 형식을 취할까.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면 아이템의 공유도 가능하지만, 1군이 먼저 클리어한 시나리오를 또 깨며 스토리가 꼬일 수도 있다. 고심 끝에 난 반반씩 절충하기로 했다. 일단 세계관은 공유하지만 1군과 2군의 아이템은 공유하지 않고. 1군이 간 분기는 2군이 따라가지 않되 전체적인 스토리를 앞지르지 않는 것. 

글룸헤이븐은 다양한 분기가 존재한다. 그렇다보니 스물 몇개의 시나리오로 이루어진 사자의 턱도 클리어까진 열 몇개만 완료하면 엔딩을 볼 수 있다. 하지만 2회차로 다시 하며 분기를 결정하기엔 감흥이 떨어질것 같고 왠지 노동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공통 시나리오는 1군이 완료하면 2군이 재도전할 수 있지만, 분기에서 한쪽에 a를 고르면 다른 쪽은 b를 골라 모든 스토리를 맛보기로 한것. 뭔가 반칙같지만 4개뿐인 캐릭과 한정된 시나리오를 골고루 맛보고 싶은 욕심이 만들어낸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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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하게 된 시나리오 8. 6에서 이어지는b분기다. 원래는 6부터 올라가려고 했고, 또 그렇게 했지만 3트를 해도 못깼다.... 한번은 2라운드만에 다굴 맞고 사망...ㅡㅡ: 당장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참을 인자를 발휘해 시나리오 8 한번만 해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철거의 이름은 금동이. 공허의 이름은 여캐다보니 복길이다. 테플을 제외하곤 실전 첫등판인 금동이는 튜토리얼로 얻을 수 있는 기본 경치와 골드로 산 아이템만 들고 있고 레벨은 1. 다인플에서 튜토리얼을 무사히 마친 복길이는 레벨 2에 아이템도 몇개 있음. 

 

 

이번에 망하면 영영 박스 안에서 잠들게 될 거라는 걸 알았을까? 왠지 스타트가 좋다. 적을 이리저리 모아서 비장의 한수 발동! 

소실기지만 무려 단체 정배(정신지배)!!! 그래~ 서로를 물고 뜯으라고!

 

하나씩 늘어나는 코인들. 하지만 코인을 먹을 틈이 없다. 

금동이는 몸이 약해서 전선에 오래 서있기 어렵고. 복길이는 더럽게 느리다. 괜히 튀어나갔다가 꿀밤이라도 맞으면 집으로 튀어가야 하니 조심조심 아껴주자. 소몰고 밭갈며 부농의 꿈을 이뤘던 일용이와 응삼이 듀오에 비해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무척 떨어짐.

 

어찌어찌 1페이즈 적은 거의 정리. 여기까진 좋았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문까지 거리가 더럽게 멀었다. 장애물은 부수지 않으면 돌아가야 하는데. 1군과 아이템 공유는 안하기로 했으니 결정적으로 도약장화가 없다.... 뚜벅이들의 레이싱 때문에 여러 라운드를 까막었고 그 사이에 핸드는 계속 줄어들었다.

결국 핸드가 거의 말라 남아있는 선택지가 없는 금동이를 대신해 복길이가 문을 여는 불상사.....ㅡㅡ:

보스와 적의 패턴은 7과 동일했으므로 보스 일점사만 하면 클리어가 되지만, 문제는 둘다 화력이 안됨....

그래도 비장의 수는 있었다. 처음부터 차곡차곡 적립된 금동의 축복이 어림잡아 4-5장은 되었던 것. 보스 전에서 폭딜을 넣을때 연속으로 터지면 기적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는 개뿔....ㅡㅡ

결국 보스 앞에서 쓰러진 금동이. 맞아죽었으면 덜 억울할텐데. 핸드가 말라 탈진해버림.... 긴휴식으로 어찌어찌 한턴을 더 버텼고, 복길이의 조종으로 공격도 해봤는데. 끝까지 축복은 안나옴....  분명 촥촥 잘섞었는데...

 

그래도 있는 힘을 다해 남은 보스의 체력은 1. 복길이의 핸드는 3장.... 이젠 맞아가며 영혼의 맞다이 밖에 없는 상황.

그래도 이길 가능성이 보인다.

그래! 사악한 발톱으로 강화를 걸어서 꽝을 없애고 영혼을 얼리다로 컷하면 되는 거야.

입 글룸 사절요....ㅡㅡ

결국 적이 주도권을 앞서는 최악의 상황. 추종자가 보스와 간격을 막아버리면 끝임..

하지만 하늘이 도왔다. 번호 순서대로 적이 움직이기에 2번이 앞을 막고. 3번이 못들어오는 상황. 반대였다면 둘이 앞을 막아서 보스까지 안닿았음. 밑으로 빠져나갈 우회로가 있다!

결국 강화는 포기하고 기본 이동 2칸으로 사이드 스탭!

와! 딱 마지막 두장. 최후의 공격에서 보정이 기적처럼 0이 나와줌....ㅡㅜ 어찌나 기쁘던지 환호성을 지를 뻔..

플레이 타임은 3트로 실패한 시나리오 6을 빼고 두시간 돌파.... 도중에 당이 떨어져서 초코파이 두개 먹음...ㅡㅡ"

 

그리고 정리 중에 찾아낸 

 

망할 금동이의 축복들.... 저게 다 금동이 덱 안에 있었음.... 그런데 축복 1장도 못뽑음. 욕이 나올뻔... 코인을 주울 틈도 없어서 금동이 코인 0개 복길이 1개....ㅡㅡ: 그래도 경치는 짭짤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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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그래도 클리어는 했기에 다음은 기약해보지만.. 아무래도 이 둘의 조합은 당분간 보기 어려울 듯. 그나마 복길이도 3렙이 되었으니 부녀 조합(일용+복길)은 로테이션으로 돌릴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금동이는...... 흠 3인플이상 할때까지 그냥 재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