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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콘텐츠 가족의 모험
  • 2024-05-11 10: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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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M]신나요
가족과 비슷하게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가정이라는 말은 가족의 삶의 공간인 집을 전제로 하는 개념이죠.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서의 가정, 그리고 각자의 다양한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가족이란 익숙함과 편안함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하루하루를 루틴에 따라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은 모험과는 거리가 멉니다. 모험이란 대체로 평소에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일회적이고 낯설죠. 늘 가던 귀갓길이 아닌 다른 길로 집에 돌아간다거나, 가본 적 없는 식당에 새로운 것을 먹으러 가는 등 아주 소소한 ‘모험’이야 종종 생기곤 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모험을 종종 갈망합니다. 그것이 다소 따분하게 느껴지는 일상에 환기가 되니까요. 그렇다고 위험과 긴장을 끼고 살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고, 일상의 편안함이 소중하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반복적인 일상에서 가끔 한 번 아주 낯선 임무(Quest)로 신선한 기분을 얻는 데에 있어 보드게임이 한몫합니다. 위험 없이 달성이 가능한 모험을 가족과 함께할 수 있으니까요. 특히나 보드게임은 여러 사람이 함께하기에 적합한 만큼, 모험담 속 원정대가 리더를 한 사람 두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 사람이 조금 더 이끌어 주면서 해 봐도 분명 좋을 겁니다. 함께 힘을 모아 모험을 달성하는 경험은 서로의 유대를 더욱 강하게 해 줍니다. 소년 만화에서 함께 모험하며 진정한 친구가 되는 동료들처럼 말입니다.
 

상상의 세계로 떠나는 방 탈출! 언락
 


앱을 실행하고, 카드 더미를 준비해 게임을 시작합니다. 지시에 따라 카드를 펼쳐 가며 수수께끼를 풀고 최종 목적을 달성하면 됩니다. 퍼즐과 수수께끼를 연이어 풀며 최종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은, 갇힌 방에서 시작해 잠금장치를 하나씩 열어 빠져나가는 방 탈출 게임과도 같죠.
집에서 즐기는 방 탈출, 방 탈출 보드게임의 3대장을 꼽자면 <이스케이프 룸 방 탈출 게임>, , 그리고 <언락>이죠. 이들 시리즈는 방 탈출 보드게임이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후속작들을 꾸준히 내며 명성을 탄탄하게 쌓아오고 있습니다.

방 탈출 게임의 전형을 보여주는 <이스케이프 룸 방 탈출 게임>, 퍼즐 풀이에 좀 더 무게가 강하게 실려 있는 에 비해 <언락>의 특징적인 점은 테마성이 가장 강하고 이야기적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데에 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 식의 모험담부터 ‘아라비안나이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 등 고전으로 떠나는 모험도 있습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등장하는 숙적 김종말과의 대결도 매번 흥미진진합니다. 1+1=2 방식의 논리적인 퍼즐보다 “편지에 레몬즙을 뿌리면 글자가 나오지 않을까?”와 같이 상상해서 조합하는 방식도 가족의 모험에 좀 더 적합하죠.

앱에도 카드에도 글이 많은 만큼 <언락> 시리즈는 어른들이 즐기기 좋습니다. 어린아이와 함께한다면 <언락 키즈>도 추천합니다. 카드에 글자가 거의 없고 기호와 기호의 조합으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망치 토큰을 유리에 가져다 대어 망치로 유리를 깨는 것을 보여주는 방식의 직관성도 뛰어나고요. ‘키즈’가 붙었다고 해서 <언락 키즈>가 너무 유치하거나 쉽기만 한 건 아닙니다. 어른들끼리 해봐도 신선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현실이 된 보드게임, 이스케이프 하우스


방 탈출 보드게임이 집 안에서 방 탈출을 즐기게 해 주는 것이라면, <이스케이프 하우스>는 한술 더 떠서 내 집을 방 탈출 공간으로 만들어 줍니다. 게임 속 모험이 현실이 되었네요!

현관문이든 베란다 문이든, 문 하나를 탈출구로 지정하고 이곳에 도어락을 걸어 잠급니다. 이 탈출구를 통해 탈출에 성공하면 모험은 끝납니다. 집 안 곳곳을 10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각 구역에는 그 구역에 맞는 수수께끼 카드를, 10번째 구역에는 탈출구를 통해 나갈 수 있는 열쇠를 넣어 둡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1~4번 구역까지만 접근할 수 있지만, 각 구역의 수수께끼 카드들을 해결해 구역을 하나씩 열어 가며 최종적으로는 내 집에서 탈출할 겁니다.

‘보드게임으로 즐기는 모험’의 기본 원리는 독서에 빠져들거나 디지털 게임을 하거나 만화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바로 몰입이죠. 그런데 이 게임에서는 집이 모험의 공간으로 탈바꿈합니다. 이보다 더 훌륭하게 몰입할 수 있는 보드게임은 아마 없을 겁니다.

각 구역의 수수께끼 카드는 다른 구역으로 가져갈 수 없습니다. 혼자서 게임을 한다면 각 카드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 하죠. 하지만 여럿이서 게임을 즐긴다면 서로 한 구역씩 맡아서 수수께끼 카드의 내용을 말로, 몸짓으로 알려주면 됩니다. 누군가가 주도적으로 게임을 이끌어갈 수도 있겠지만, 각자 주도적으로 자기 몫을 해 가는 경험도 자연스럽게 하기에 더욱 즐거운 모험이 될 것입니다.
 

로빈 후드의 모험



이번에는 좀 더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그러면서도 보드게임으로서는 상당히 독특한 모험으로 가 볼까요. <로빈 후드의 모험>은 영국의 의적, 셔우드의 로빈 후드 이야기를 보드게임으로 옮겨 놓은 게임입니다. 여러 게임을 연속으로 진행해 가며 전체 이야기가 전개되는 이 게임에서, 각 플레이어는 로빈 후드와 그 동료들이 되어 노팅엄의 역사를 바꿔 갑니다.

이 게임은 작가가 일러스트를 직접 그렸습니다. 공을 들인 일러스트가 게임의 시스템과 정확히 맞아 들어가죠. 지도 위 곳곳이 게임 진행에 따라 뒤집히는데, 이를 통해 사건의 인과와 시간의 흐름이 눈에 보이게 바뀝니다. 지도에 서 있는 병사를 기습해 기절시키면 해당 부분의 지도 조각을 뒤집게 되고, 뒤집힌 조각의 그림에는 병사가 없는 식입니다. 보드게임 판이라는 정적인 구성물로 동적인 이야기를 놀랍게 표현해 냅니다.

로빈 후드 이야기는 책,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다양하게 재해석되었습니다. 이중 어느 것도 접한 적 없는 사람이라도, 대충 어떤 인물인지는 들어라도 보았을 텐데요. 이 보드게임은 그러한 영웅담을 우리가 아는 이야기대로 전개되게 하기 위한 노력을 원동력으로 합니다. 다시 말해, 민중을 위해 싸운 영웅의 이야기를 실패로 끝나게 할 수 없다는 좀 더 강한 사명감이 생겨나는 거죠. 권선징악과 정의 구현을 위해 열심히 고민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눠 가며 몰입하다 보면, 웬만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보다 훨씬 깊게 몰입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나면, 정의는 승리한다는 성취감에 더해 우리가 아는 이야기를 지켜냈다는 뿌듯함까지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팬데믹



전 세계에 치명적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습니다. 질병 통제팀 여러분은 힘을 합쳐 치료제를 개발해야 합니다. 곳곳에서 사람들을 구해내고, 확산을 저지하고, 질병을 근절하기 위해 힘을 합치세요.

명작의 반열에 오른 유명한 보드게임이죠. <팬데믹> 속 세계지도 게임판을 펼쳐놓고서 질병 큐브가 각지로 뻗어나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게임판을 펼친 우리집은 질병 대응 상황실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팬데믹>의 남다른 특징 중 하나는 악당이 없다는 것입니다. 무시무시한 괴물, 절대 악, 범죄자 등이 등장해 이들과 맞서는 상당수의 게임과는 달리, <팬데믹>에서는 질병이라는 가치중립적 위기에 대응합니다. 권선징악이라는 가치 없이도, 인명을 구한다는 대의가 게임에 몰입하는 힘이 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물러서지 않고 위기에 맞서 승리하고 나면,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 함께한 가족들 간에 상당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팬데믹>의 여러 확장 중 한국어판이 출시된 <팬데믹 확장: 벼랑 끝에서>를 추가하면 바이러스도 한층 강화될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 중 한 명이 바이오 테러리스트가 되어 게임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팬데믹>에서 권선징악의 요소가 등장하는 것이죠. 독특한 변주를 즐기고 싶다면 이 확장도 추천합니다. <팬데믹> 기본 게임에 충분히 익숙해졌다면, 여러 달에 걸쳐 보다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팬데믹 레거시>도 꼭 즐겨 보세요.
 
글: 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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