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초등학교에서의 보드게임, 그 진행 01 - Love Letter
  • 2014-05-18 21:27:07

  • 0

  • 4,147

Lv.2 비형 스라블

올해는 작년처럼 그 때 그 때 즉흥적으로 보드게임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시스템이나 테마, 혹은 아이들의 흥미도를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보드게임을 소개할 생각으로 학년을 시작하였습니다. 

 

작년 '교실에서의 보드게임'은 정말 생각지도 않게 시작되어, 중구난방, 좌충우돌, 우여곡절을 거쳐 아이들에게 소개되었고, 그 와중에도 아이들이 즐거워해 주어서 1년이 뜻깊었지만, 올해는 조금 더 아이들에게 맥락있는 보드게임을 소개해주기 위한 방안을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 사전조사로써, 요 밑의 글을 두드린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1년 동안의 보드게임을 소개할 나름대로의 방안을 구상할 수 있었습니다.

 

 

3월 첫 주에는 아이들에게 6학년 학교 생활의 전체적인 부분을 소개하느라 보드게임을 소개할 여유가 없었지만, 보드게임을 한 해 동안 꾸준하게 소개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주었더랬습니다. 아이들의 기대감은 (어쨌든) 높아져만 갔고, 덕택에 첫 주에는 이미 교실에 비치되어 있던 루미큐브와 텀블링 몽키가 아이들의 선택을 받아서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플레이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주에, 짬을 내서 Love Letter의 룰 소개를 해 주었습니다. 

 

올해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보드게임을 소개하기로 하였습니다. 작년에는 한 시간을 정한 후, 그 시간에 플레이하고 싶은 보드게임을 고르게하여, 모둠별로 일일이 보드게임의 룰을 소개하였더랬습니다. 

 

그러다보니 한 시간동안 룰설명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피곤하였고, 그래서 보드게임을 아이들에게 소개한 날은 파김치가 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짬시간을 내어서 아이들 전체에게 보드게임 룰을 소개해주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야 아이들 전체가 한 번에 보드게임의 규칙에 대해서 알 수 있고, 언제라도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그러다보니, 처음에 고른 보드게임이 Love Letter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Love Letter

 


IMG_0733.jpeg


Love Letter는 세이지 카나이라는 일본의 보드게임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보드게임입니다. 세이지 카나이의 다른 보드게임으로는, '대상인'이라든지 '마이스타' 혹은 '크로니클'이나 '로스트 레거시' 등의 보드게임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있고, 저는 Love Letter에 앞서 '마이스타'를 플레이해 볼 기회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Love Letter는 기본적으로 블러핑을 하면서 핸드 관리를 해야하는 카드게임입니다. 놀라운 것은, Love Letter의 구성물은 카드 16장이 전부라는 사실입니다. 단지 카드는 16장일 뿐인데, 2명에서 4명의 플레이어는 자신에게 주어진 두 장의 카드 중에 플레이 할 한 장을 플레이하고 그 효과를 실행하기만 하면 될 뿐인데, 게임의 진행은 꽤나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는 것이 놀라운 일입니다. 

 

Love Letter의 테마는, 중세 유럽입니다. 플레이어는 아름다운 공주에게 자신의 사랑을 담은 편지를 전해주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공주에게 편지를 전해주기란 꽤나 막막한 일입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자신의 편지를 전해줄 도움의 손길. 그런데, 공주에게 자신의 사랑을 전하고 싶어하는 플레이어는 한 명 만이 아닙니다. 다른 플레이어들도 도움을 받아 자신의 사랑을 공주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까닭에, 결국 플레이어들은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더 높은 곳(!)에 줄(!!)을 대어 편지를 전달해주려고 합니다. 게다가 도움의 손길이 가진 능력을 활용해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사랑을 무산시킬 수도 있게 됩니다. 혹은 도움의 손길의 능력으로 자신에게 오는 어둠의 손길을 차단하기도 합니다. 어떤 때에는 도움의 손길들끼리 경쟁을 하여 - 일본판의 룰 - 스스로 자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카드 더미가 다 사용되었을 때 가장 높은 곳(!)에 줄(!!)을 댄 플레이어, 또는 카드 더미가 다 사용되기 전에 다른 플레이어들의 사랑을 모두 무산시키고 홀로 남은 플레이어가 공주에게 사랑의 편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Love Letter의 구성물은, 카드 16장이 전부입니다. 이 카드 16장은 8명의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병사(1) 같은 인물은 다섯 장의 카드에 포함되어 있고, 장군(6), 대신(7)이나 공주 자신(8) 같은 인물은 한 장의 카드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각 인물들은 고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IMG_0723.jpeg

병사(1)는 가장 영향력이 낮은 인물이지만, 다른 플레이어를 저격할 수 있습니다. 어떤 플레이어를 지정한 후, 그 플레이어가 가진 카드의 인물을 맞추면 그 플레이어는 이번 라운드에 탈락합니다. 


IMG_0724.jpeg


광대(2)는 다른 플레이어가 가진 카드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IMG_0725.jpeg


기사(3)는 다른 플레이어와 카드의 영향력을 비교하여 영향력이 낮은 플레이어가 탈락하도록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IMG_0726.jpeg

승려(4)는 다음 자신의 차례가 올 때까지 다른 플레이어의 능력이 자신에게 미치지 않도록 플레이어를 보호해 줍니다. 


IMG_0727.jpeg

마법사(5)는 플레이어가 지정하는 - 자신을 포함 - 플레이어가 자신이 들고 있는 카드를 버리고 새 카드를 받도록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IMG_0728.jpeg

장군(6)은 다른 플레이어와 카드를 교환하게 해 줍니다.


IMG_0729.jpeg

대신(7)은 특별한 능력이 없습니다. 다만, 대신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의 영향력이 1312이상이 되도록 하는 카드를 받았을 때, 그 라운드에서 탈락됩니다. 영향력이 높은 만큼의 데미지도 있는 카드이지요. 


IMG_0730.jpeg


공주(8)는 특별한 능력이 없습니다. 다만, 들고있는 공주 카드를 버리는 경우에는 그 라운드에서 탈락합니다. 즉, 핸드에 공주를 들고 있으면, 게임의 마지막까지 자신이 공주 카드를 들고 있음을 잘 숨기면서 살아남기만 하면 라운드에 반드시 승리할 수 있습니다. 공주 카드를 들고 있는 플레이어가 라운드에서 탈락하는 경우는, (가) 실수로 공주 카드를 버렸을 때 (헉!) (나) 병사에게 저격 당했을 때 (다) 마법사에게 지정되어 카드를 버리게 되었을 때 (라) 카드를 한 장 가지고 왔는데 대신을 가지고 와서 영향력 합이 15가 되었을 때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Love Letter의 룰은 굉장히 단촐합니다. 라운드가 시작될 때, 플레이어들은 카드 한 장 씩을 나누어 갖습니다. 남은 카드는 가운데 카드더미를 만들어 둡니다. 시작 플레이어를 정하고 난 후, 시작 플레이어부터, (1) 카드더미에서 카드를 한 장 가지고 와서 손에 카드를 두 장으로 만든 후 (2) 손에 들고있는 카드 두 장 중에 한 장의 카드를 공개하면서 카드의 능력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나면 시계 방향으로 다음 플레이어가 똑같이 (1) 카드 더미에서 카드를 한 장 가지고 온 후 (2) 손에 든 카드 두 장 중에 한 장을 플레이합니다. 결국 이런 식으로 플레이를 진행하다가, (1) 한 플레이어만 남고 나머지 플레이어가 모두 더 이상의 플레이를 할 수 없는 경우 또는 (2) 카드더미가 다 떨어진 경우, 이번 라운드는 종료하게 되고, (1) 홀로 살아남은 플레이어 또는 (2) 가장 영향력이 높은 플레이어가 이번 라운드의 승리자가 됩니다. 

 

2인이 게임을 하는 경우, 7번의 라운드를 먼저 승리한 플레이어가, 3인은 5번, 4인은 4번의 라운드를 먼저 승리한 플레이어가 게임의 최종 승리자가 됩니다. 

 

 

이 보드게임은 2012년에 일본판으로 나온 보드게임입니다. 꽤나 히트하여 영어판, 독일판으로도 리메이크되었고, 얼마 전에는 영어판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하여 한글판도 나온 바 있습니다. 

 

IMG_0731.jpeg

일본판 중에는 위의 프로모션 카드가 있는 버전도 있었습니다. 공주가 싫으면 왕자를!

 

한글판의 가격은 13,500원(보드엠)에 판매되고 있으며, 영어판이나 독어판, 혹은 일본판은 샵에서 구하실 수는 없을 듯 합니다. 중고로는 구하실 수 있을텐데, 영어판 같은 게임은 만 원 정도로 구하실 수 있을 듯하고, 일본판은 거래되는 경우를 보질 못해서...

 

저는 일본판과 영어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판을 구매한 후 한글화하여 복사한 후, 유희왕 카드에 핸드메이드하여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판을 바로 제공하고 싶지만... 솔직히 막 돌리게 되면, 다시 구할 수 없는 버전이라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Love Letter를 사랑하는 플레이어들에 의해서 다양하게 컨버젼되고 있기도 합니다. 반지의 제왕 판 러브레터, 원피스 판 러브레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판 러브레터가 제가 본 가장 인상적인 컨버젼 판이었습니다. 

 

 

이 보드게임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매력은 예측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완벽하게 예측하기에는 어렵지만, 아이들은 보드게임을 해 나가면서, 상대방이 가진 인물을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플레이가 계속될 수록 버려지는 인물들이 생기므로 그것들만 카운팅해도 대충 남은 인물이 예측되는 것이죠. 아이들은 그렇게 예측하는 가운데, 자신이 가진 낮은 영향력의 인물로 상대 플레이어를 저격하고, 혹은 자신이 높은 영향력의 인물을 가졌음을 잘 숨긴채 끝까지 살아남아가기도 해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한 수 앞을 더 내다봐야 하는 상황도 생기곤하니... 아이들은 이러면서 끝까지 살아남았을 때의 즐거움을 알아가게 됩니다. 

 

3월 둘째 주에 소개된 이후에, Love Letter는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꾸준하게 플레이되고 있습니다. 마침 바쁜 일들이 대충 끝나서, 집에 굴러다니는 영어판을 한글화해서 한 카피 정도 더 가져다두면 아이들이 더 신나게 즐길 수 있을 듯 합니다. 

 

참고로 영어판은 7번 카드의 기능이 조금 다릅니다. 일본판은 7번 카드가 그냥 비명횡사하는데, 영어판은 7번 카드가 그냥 비명횡사하지는 않습니다. 우연이 주는 맛 때문에, 저는 일본판을 더 선호합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5월 중순이 지난 지금, 다양한 게임들을 많이 소개한 상태이지만, Love Letter는 정말 꾸준하게 돌아가고 있는 보드게임입니다. 특히 남자 어린이들이 늘 아침 등교하자마자부터 돌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역시 좋은 보드게임임에는 분명합니다. :D

  • link
  • 신고하기

관련 보드게임

  • 관련 보드게임이 없습니다.
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 길라잡이
    • 2014-05-19 00:20:16

    와이프도 초등담임교사 재직중인데 제 덕분에 겸사겸사 보드게임들을 학생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있습니다^^비형 스라블님의 글을 읽어줬더니 좋다고하네요^^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 2014-05-19 08:32:36

    저도 올해부터 아이들에게 보드게임 많이 가르치려 하고 있습니다. 코코너츠, 블링블링 젬스톤, 루핑루이 같은 게임으로 시작해서우노어택, 러브레터, 치킨차차, 로보77, 큐윅스로 가볍게 즐길수 있는 게임을 지나뱅, 루미큐브, 라보까, 시타델, 리코쳇로봇, 우봉고, 카탄까지 가르쳤습니다. 아이들이 제일 많이 하는 게임은 역시나 러브레터 였습니다.러브레터는 정말 좋은 게임인 것 같습니다.  비형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Lv.2 비형 스라블
    • 2014-05-24 22:19:43

    아아... 현장에 계시는군요. (꾸벅)제 글이 작은 쓸모가 있었으면 하는데, 좋아하신다니 저도 기쁩니다. :D
    • Lv.2 비형 스라블
    • 2014-05-24 22:19:58

    많은 도움이 되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꾸벅)
    • 2014-06-01 23:34:19

    보드게임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초등교사입니다. 재밌게 놀다보니 자연스럽게 어떻게 현장에 활용해볼까 생각하던 차에 글을 읽게 되니 반갑습니다. 저도 파티게임류는 갖다 두려하는데 제대로 된 관리가 안되는 점이 참 곤란하던데 그점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려요^^
    • Lv.2 비형 스라블
    • 2014-06-04 00:04:55

    안녕하세요. (꾸벅)관리는... 포기하고 있습니다. (울먹) 아무리 아이들에게 '이 보드게임은 선생님에게 굉장히 소중한 것들이란다'라고 이야기해도, 뭐, 아이들은 아이들이라서요. (쿨럭쿨럭) 한 편으로는, 아이들에게 그냥 놀잇감일 뿐인데... 그걸 가지고 너무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뭐해서,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그 정도는 감내해야 할 몫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꾸벅)
    • 2014-09-25 23:54:28

    저는 사촌동생들이 초등학생인데 이 게임을 해봤는데.. 자기가 지니까 재미없어하네요.(당연하다면 당연한 거지만요 ㅎㅎ)다섯 턴쯤 하다가 자기한테 계속 승점이 안 오니까 삐져서 가버리더군요. ㅋㅋ

베스트게시물

  • [] 조용한 키포지 게시판에 이벤트를 건의합니다!
    • Lv.11

      bbaanngg

    • 7

    • 442

    • 2023-07-25

  • [자유] 창고 행사 천기누설 스을
    • 관리자

      [GM]신나요

    • 16

    • 4544

    • 2024-05-10

  • [자유] 젝스님트/사보타지 기념판을 네이버에서만 판매하는 이유가 있나요?
    • Lv.14

      junholee

    • 11

    • 980

    • 2024-05-02

  • [자유] 4월, 이달의 내돈내산 우수 리뷰를 발표합니다.
    • 관리자

      왜마이티를거기서

    • 14

    • 702

    • 2024-04-30

  • [창작] [만화] 칠교신도시
    • Lv.44

      채소밭

    • 15

    • 412

    • 2024-04-25

  • [자유] 아나크로니 너무 저렴하네요..!
    • Lv.29

      Leo

    • 10

    • 1376

    • 2024-04-25

  • [창작] [만화] 버거가 버거워 + 페스타 후기
    • Lv.44

      채소밭

    • 13

    • 725

    • 2024-04-09

  • [후기] [만화] 테라포밍 마스
    • Lv.45

      포풍

    • 9

    • 829

    • 2024-04-05

  • [키포지] 2024.04.20 코리아보드게임즈 듀얼 대회 후기
    • Lv.1

      새벽

    • 10

    • 481

    • 2024-04-21

  • [키포지] 즐거운 대회였습니다!! (간단한 1차 후기, 사진위주)
    • Lv.36

      물고기

    • 9

    • 471

    • 2024-04-20

  • [자유] 오늘도 평화로운 하차
    • 관리자

      [GM]신나요

    • 13

    • 2944

    • 2024-04-19

  • [자유] 전업 보드게임 작가를 꿈꾸는 분들을 위해, 김건희가 인사이트를 드립니다.
    • Lv.1

      웨이브미디어

    • 10

    • 780

    • 2024-04-18

  • [자유] 머더 미스터리 상표권 관련
    • 관리자

      [GM]하비게임본부

    • 15

    • 2358

    • 2024-04-18

  • [갤러] 라스베가스로 떠난 카우보이들 (feat. 소 판 돈)
    • 관리자

      에이캇뜨필충만

    • 7

    • 1016

    • 2023-09-18

  • [후기] 메이지나이트 리뷰 및 후기입니다.
    • Lv.4

      첨엔다그래요

    • 12

    • 1006

    • 2024-04-12

게임명 검색
Mypage Close My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