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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천일야화 - 내가 쓰는 모험 이야기
  • 2014-08-21 18: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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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es of the Arabian Nights –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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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정보

  • 발매일                   : 2009년
  • 게임 타입              : 스토리텔링
  • 플레이 타임          : 2시간
  • 플레이 가능 인원 : 1~6명 (최적 3인)
  • 게임 시스템          : 롤플레잉 / 주사위 / 캐릭터 이동
  • 난이도                   : 5/10
  • 언어 비중              : 10 / 10

 

게임소개

 

이번에 리뷰할 게임은 Tales of the Arabian Nights, 즉 아라비안 나이트 이야기(이하 천일야화)라고 불리는 독특한 게임입니다.

 

이번 리뷰는 조금 독특하게 일단 점수부터 주고 시작할까 합니다. 바로 시작할까요?

 

그럼 제 점수는요.   10 / 10 점 되겠습니다.

 

농담이냐구요?  진담입니다.

 

천일야화는 1985년도에 처음 등장한 스토리텔링 게임입니다. 2009년에 Z-Man 사에 의해 더욱 뛰어나고 아름다운 구성으로 재판매 되기 시작했죠. 사실 스토리텔링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점이 있는데, 플레이어들이 직접 이야기를 꾸며나가는게 아니라 책을 읽어가며 순간순간의 선택을 통해 모험을 진행하는 시스템이죠.  이런 메카니즘을 가진 게임은 생각보다 많이 없는데요.   어린시절에 게임북이라는 만화를 읽어보신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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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각 페이지에 만화가 단편씩 들어가 있어, 선택지에 따라 해당 페이지로 이동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만화였죠. 저는 이 만화들의 지독한 팬이었습니다. 여행의 끝이 어떻게 될까 너무 궁금하여 모든 선택지를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밤새도록 읽곤 했었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보따리 삼신기가 있는데  천일야화를 필두로 배추도사와 무도사(…), 은비까비의 옛날옛적에(…) 입니다.

 

…농담이구요.

 

 

천일야화는 이 카테고리에 속한 / 또는 앞으로 속하게 될 모든 보드게임들의 시작이자 정점이라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모험 이야기의 교과서와 같으며 아라비안 나이트 특유의 기묘한 이야기들과 모험이 가득한 이야기는 게임하는 내내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지나치게 게임을 띄우고 있나요? 왜 이 게임에게 단번에 10점을 주었는지 지금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중간에 모험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테니 집중하세요.

 

 

게임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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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한 룰은 설명하지 않겠지만, 게임의 목적은 간단합니다. 이야기 점수와 운명 점수라는게 각각 존재하는데 둘 다 10점을 먼저 채운 사람이 게임에서 승리하게 됩니다. 물론 이 요구 점수는 필요에 따라 낮출 수도 있고 늘릴 수도 있으니 필수는 아닙니다.   게임의 흐름 또한 아주 간단합니다. 이동하고, 인카운터(조우) 카드를 뒤집어, 이벤트에 따른 리액션을 고르고, 그 이벤트 & 리액션에 따른 스토리 번호를 책에서 찾아 이야기를 즐긴 뒤, 지시에 따라 이야기 점수와 운명 점수를 +- 하면 되죠.  어때요. 참 쉽죠?

 

 

talesBoard

 

아라비안 나이트의 세계는 그야말로 광활 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현재 자신의 재정상태에 따라 육지/해상 이동 거리가 결정 되는데요. 거의 대다수의 지역은 걷거나 항해를 하면서 방문할 수 있지만 간혹 보석요새 / 색깔호수 / 황동도시 같은 숨겨진 장소들은 이야기 속에서 특정 인물을 만나야만 방문할 수 있기도 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하나 정하고, 알맞는 성별을 선택한뒤, 몇가지 기본 재주(참고로 이 재주는 게임내에서 똑같은 재주를 얻게되면 재주를 마스터하게 됩니다)를 선택한 뒤에 모두 바그다드에서 게임을 시작합니다.

 

게임을 시작하며 목적 카드를 한장씩 받는데요. 광활한 땅을 목적없이 떠돌기 보단, 무언가 목적을 가지고 돌아다녀보라는 디자이너의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자기 차례가 되면 플레이어는 자기의 말을 원하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조우 카드를 뒤집죠.

 

조우 카드는 크게 세가지가 존재합니다.   도시와 지형 그리고 인물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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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도시 조우 카드 입니다. 이 카드가 뽑혔다면 플레이어는 육면체 주사위를 굴려 1~6에 해당하는 결과를 얻게 되거나, 또는 이 카드를 가지고 있은 채 그림에 나온 도시까지 이동하게 되면 가장 하단에 있는 이벤트가 추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카드의 경우는 TANA 도시까지 가면 코끼리를 만나게 되네요. 그러나 이 코끼리가 악의에 가득찬 코끼리인지 아니면 마술사가 둔갑한 코끼리인지는 그 장소에 가서 주사위를 굴려 만나보기 전까진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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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왼쪽에 있는건 지형 카드 입니다. 지형카드를 뽑게 되면 플레이어는 현재 자기가 서있는 땅의 그림 아이콘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해당 카드에 나와있는 번호 중, 자신이 서있는 땅과 일치하는 번호를 골라 그곳에서 어떤일이 발생하는지 조우표를 확인해야 하죠. 별의 별 기괴하고 신기한 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나머지 4장은 인물카드인데요.  아침/점심/저녁 아이콘이 하단에 보이지요? 아라비안 나이트 세계에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단순히 이벤트 덱을 한바퀴 돌면 시간이 바뀐다는 개념인데요. 덱이 3바퀴나 도는 일은 거의 없기에 그냥 편한걸 골라 쓰셔도 됩니다; 어쨌든 캐릭터는 아침/점심/저녁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모두 달라집니다. 즉, 똑같은 캐릭터를 만나더라도 시간에 따라 이벤트가 달라지지요. 자, 저는 아침에 곱디 고운 여성 이프리트를 만났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_-*  116번 조우표를 참조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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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있는 조우표는 다른 유저가 따로 프린트 한것입니다. 엄청난 양이죠?)

 

 

자, 찾아보니

 

1. 친절한

2. 상사병에 걸린

3. 아름다운

4. 함정에 빠진

5. 복수를 원하는

6. 사악한

7. 사악한

8. 고결한

9. 고결한

10. 조예깊은

11. 악마같은

12. 강력한

 

라고 나와있네요. 이제 제가 만난 여성 이프리트는 어떠한 이프리트인지 육면체 주사위를 굴려 결정합니다. 그리고 주사위를 굴린 값 + 플레이어의 운명점수/이야기점수에 따른 숫자 보정 + 플레이어가 서있는 지역의 점수를 합친 것이 바로 제가 만난 이프리트입니다. 제가 숫자를 굴렸더니 1이 나왔고, 점수 보정으로 0, 그리고 제가 서있는 지역의 1을 합쳐 2가 나왔다고 해보죠. 그럼 저는 상사병에 걸린 여자 이프리트를 만나게 된겁니다.  이러면 반응표를 참고하기 위한 알파벳이 주어지는데요. 제 경우는 M 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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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의 경우  굽실거리다 / 돕다 / 피하다 / 흥정하다 / 공격하다 / 속이다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흠… 어떻게 해볼까요? 불쌍한 상사병에 걸린 이프리트를 도와줘봅시다.  최종적인 행동을 결정하게 되면 이제 이야기 번호를 찾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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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사진은 F 테이블의 참고용 사진입니다. 좌측은 행동, 상단은 제가 만난 조우 대상의 정보입니다. 반응표 M 은 물론 비슷하지만 다르겠죠.)

그럼 해당 이야기 테이블에서 상사병에 걸린 / 돕다에 해당하는 번호를 찾습니다. M  테이블을 찾아보니 1457번이군요.

이 다음에 플레이어는 +와 – 그리고 하얀면 뿐인 주사위를 굴려 1457에  1의 보정치를 넣어야 합니다. 즉,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장소, 똑같은 반응을 하더라도 이 주사위 때문에 이야기가 100% 달라지게 되죠. 저는 – 보정치를 얻어 1456번이라고 가정 해보겠습니다. 자 !!! 그럼 이제 대망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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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약 2400여개의 이야기가 존재합니다. 똑같은 이야기는 단 한가지도 없지요. 게다가 운이 좋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신비한 장소들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 두터운 책을 팔락팔락~ 넘겨 1456번을 찾으면 됩니다.

 

 

=== 아래 내용은 픽션입니다. 스포일러가 아닙니다. ===

 

1456

“왕자님께서 제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으세요. 그분은 절 기억하고 계실까요? 제가 성으로 찾아가면 모두가 겁을 낼거예요.”   왕자님을 그리워하는 이프리트가 쓸쓸한 표정으로 바그다드의 궁전을 바라봅니다. 당신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다가서자 이프리트는 “감사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절 도울 수가 없으세요.” 하고 나지막히 말하곤 고개를 떨굽니다. 당신이 어떻게든 돕고 싶다고 말하자 이프리트가 눈을 끔뻑이더니 환하게 웃으며 당신에게 안깁니다.  순간적인 열기에 얕은 화상을 입긴 했지만 행복한 표정으로 하늘을 휘젓고 다니며 노래를 부르는 이프리트를 바라보니 당신의 마음속 까지 따뜻해집니다.

 

재주없음 : 당신은 이프리트를 사람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모자와 옷을 한가득 입힌 뒤, 당당히 성의 정문으로 향합니다. 신난 이프리트가 움직이는 바람에 들키자마자 수백의 경비병들이 달려오고 당신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도 난데없는 소란에 나타난 왕자 덕분에 이프리트와 왕자는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 점수 + 1 / 운명 점수 +1 / 치명적인 부상 ]

 

속이기 재주: 당신은 이프리트를 데리고 성의 정문으로 향했습니다. “난 왕자에게 이프리트를 선물로 바치러 왔소. 이 이프리트를 소유한 자는 평생 부귀영화를 누린다 하오.”  당신의 당당한 모습에 경비병들은 갸웃거리며 성의 입장을 허용했습니다. 다행히 성안에서 만난 왕자는 이프리트를 알아보았고, 둘은 당신에게 감사의 뜻으로 큰 보물을 하사했습니다. [이야기 점수+1/운명 점수+1/보물카드]

===================================

 

자, 이런 이야기였군요. 그런데 뭔가 특이한걸 하나 보셨죠?  같은 이야기인데도 재주없음 / 속이기 재주의 유무에 따라 이야기가 또 다시(!!!) 갈리게 됩니다.

 

위 이야기에선 재주가 없으면 멍청하게 성문으로 향하다가 두들겨 맞고 부상 이벤트를 당해 플레이어의 상태가 악화되지만, 속이는 재주가 있었다면 경비병을 멋지게 속여넘겨 보물카드를 얻을 수 있게 되는거죠. 때론 새로운 재주를 배우기도 합니다.  기존에 있던 재주를 한번 더 배우면 마스터급 재주로 단계가 올라가기도 하구요. 모든 것은 플레이어가 하기 나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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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에게 적용되는 상태는 다양합니다.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성별이 바뀌기도 하며, 부상을 입기도 하고 저주에 걸리기도 하죠. 이 카드들은 대체로 플레이이어에 불편을 줍니다. 예를 들면 주사위 굴림에 페널티가 주어지거나, 기껏 굴린 주사위를 다른 플레이어가 조작하도록 허용하기도 하죠. 그렇다고 해서 게임의 진행에 큰 방해가 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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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보물 카드는 게임 내내 큰 도움을 줍니다. 날으는 마법의 양탄자를 얻었다면 게임 중 한번, 양탄자를 타고 가고 싶은 장소에 날아갈 수 있죠.

 

 

이렇게 천일야화에서는 만나는 장소 / 시간 / 주사위 / 조우 대상 / 조우 대상의 상태 / 플레이어의 능력에 따라 무수한 이야기 분기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조합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비한 불꽃 /  마시다]   이 두 개가 어떻게 이야기로 진행될 수 있을까요? 놀랍게도 천일야화에선 아주 자연스러운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실제로 이 이벤트에서는 플레이어가 뜨겁게 타오르는 신비한 불꽃을 보고 목이 타는듯한 느낌을 받는데… 옆에 있던 동료가 불을 끄기 위해 마지막 남은 물통을 이용해버립니다. 플레이어는 그런 동료의 행동을 보고….   자,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신비한 불꽃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지요 :)

 

 

게임은 전체적으로 이렇게 진행되며 누군가 승리 조건을 먼저 채우게 된다면 게임에서 승리하게 됩니다.

 

 

천일야화는 완벽한 게임인가?

 

 

세상에 완벽한 게임이란 없죠. 천일야화가 가진 단점들을 매섭게 꼬집어보겠습니다.

 

1. 게임을 컨트롤 할 수 없다.

천일야화는 어떤 이야기가 풀어지는지 감상하기 위한 게임입니다. 게임 내의 모든 것은 게이머가 통제할 수 없으며 승리 전략이라는 것도 없습니다. 아무리 이 게임을 반복해서 플레이 하더라도,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성격의 인물을 똑같이 반응하여 똑같은 일로 유도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만약 게이머의 의지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흘러가는 게임을 싫어한다면, 천일야화는 절대 어울리는 게임이 아닙니다.

 

2. 참조표 + 참조표 + 참조표

이벤트 하나를 보기 위해 약 3가지의 참조표를 봐야 합니다. 보통 3인이 하면 각각 참조표를 하나씩 들고 하기 때문에 진행이 원활한 편이긴 하지만 번거로운건 사실이죠. 여담이지만 이 부분은 제가 웹버전으로 이미 번역을 95% 이상 끝내놓은 것이 있어 버튼만 콕콕 누르면 바로 해당 이야기 표를 볼 수 있도록 제작 해두었습니다. 그 웹사이트를 이용한다면 이 불편함은 크게 개선되겠죠.

 

3. 거의 없다시피한 플레이어간의 인터랙션

상태이상 카드 때문에 다른 사람의 주사위 굴림이나 이동을 방해하는 것 빼곤 서로간의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차례땐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게 전부구요. 이야기 자체를 즐기는걸 좋아한다면 상관없지만, 남의 차례때 이것저것 계산하길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천일야화는 지겹기 짝이 없는 게임일 뿐입니다. 그래서 3명이 가장 최적화 된 인원수라고 말하는거죠.

 

4. 영어!!! 영어!!!!!

최악의 걸림돌입니다. 이거 하나로 1번, 2번, 3번의 단점 및 이 게임의 모든 장점을 상쇄할 수 있죠. 캐나다에서 10년 이상 산 저조차도 낯선 표현이나 장황하게 늘어놓은 표현들을 보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영어를 웬만큼 수준급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게임을 돌리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고 보셔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이야기를 하나하나 번역하고는 있습니다만… 한글화가 나오지 않는 이상 순전히 제 번역에만 의지해야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평가

 

 

그럼 제가 왜 이 게임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지 설명하겠습니다.

 

 

talesBoard

 

 

게임 중간중간 언급했지만, 여러가지 변수들의 결과과 플레이어의 반응을 조합하여 해당 이야기를 찾아야 합니다. 심지어 2400개의 이야기는 플레이어가 특수한 재주를 가지고 있냐 없냐에 따라 분기가 갈리기도 합니다. 한개당 2개의 분기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도 약 4800개의 이야기죠. 천일야화 속의 방대한 이야기들은 몇번을 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상상을 초월합니다.

 

다행히 저는 영어를 할 수 있기에 가끔 혼자 카드와 책을 펼쳐보곤 합니다. 몇개씩 재미삼아 해볼때마다 ‘푸하하하, 이게 이렇게 결말이 나? 말도 안돼!! 이게 뭐야!!’ 하며 빵 터지는 경우도 많았고, 생각치도 않았던 인물의 등장에 흥미진진하게 이벤트를 읽었던 경우도 있었으며, 엉뚱한 일로 감옥에 갇혀 간신히 도망쳐 나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보석으로 이루어진 벽을 만났을 때의 두근거림… 보석을 마구 캐갈지 아니면 양심에 따라 냅둘지 고민도 했으며, 서럽게 우는 여인이 있으면 두번 고민하지 않고 달려가 돕기도 했습니다.

 

제게 있어 천일야화는 스스로 만드는 엔딩 없는 소설입니다.   펼치는 페이지마다 전부 다르며, 이야기마다 모두 흥미롭고,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딱 한번만 더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어집니다. 하찮게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인물 하나하나가 책 안에서 숨을 쉬고 있으며 어떠한 모습으로 제게 다가올지 예상할 수 없죠. 게다가 제가 가진 능력과 재주로 등장인물들을 돕거나 괴롭힐때면 그들이 보이는 반응은 너무나 즐겁습니다. 어릴적 재미난 동화를 읽고나서 어머니에게 달려가 조잘조잘 내용을 이야기 했듯, 게임을 마치고나면 누군가에게 내가 겪었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한보따리 풀어놓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게임이 끝나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친구들과 함께 서로 겪은 모험담을 나누는 것은 그야말로 백미죠.

 

이번 한국에 방문할때 이 게임만큼은 꼭 가져가려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야기들을 들려줄 생각입니다. 흥미로운 모험 이야기에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이 상상되네요  :)  여러분도 언젠가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모두가 인생엔 수많은 고난과 역경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행복하고 즐거운 일들도 가득하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에서 나오는 한 구절을 남기며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잠겨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 시 中

 

늘 행복하고 설레는 일들이 물처럼 밀려오면 좋겠네요.

여러분도 천일야화처럼 매일 매일 하루가 설레이고 기다려지는 그런 멋진 인생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천일야화였습니다   :)

 

평점 :  10/10

 

 

(리뷰 내 모든 이미지는 보드게임긱(www.boardgamegeek.com)에서 가져왔습니다)


원본 :: http://www.sangminkim.com/blog/?p=6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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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4-08-21 19:17:36

    이 게임을 해볼 수 있을까.. 사실은 어떤 게임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제게 "로망(!!!!)"으로 남아 있는 게임이 세가지 있는데
    하나가 이 천일야화, 또 하나는 셜록 홈즈, 마지막은 디마허 입니다 ^^;;
    그 중에서도 천일야화와 셜록 홈즈는 저의 미비한 영어 실력으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녀석들이기도 하죠.
    만약 너굴너굴 님의 작업이 완료 된다면 정말로 행복할 것 같아요
    로망 하나와 조우할 기회를 선사해주시길.. 바라마지 않겠습니다.
    더불어 시간을 내어 전주에 한번 들러 천일야화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면....
    뭐 희망이고 상상입니다 ^^ 고된 작업이실텐데 응원합니다!!
    • 2014-08-21 19:19:50

    허엇!! 저 또한 셜록 홈즈 : 컨설팅 디텍티브에 관심이 엄청 많아요.  10개의 시나리오를 다 하고나면 못한다는 슬픔이 있지만 ㅠㅠㅠ 한글 작업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한국 가기 전까지 해낼 수 있다면 좋겠네요. 디마허는 어떤 게임인가요?
    • 2014-08-21 19:39:22

    오옷 셜록 홈즈 ㅠㅠㅠㅠ
    뭣도 모르고 샀다가 식겁하고 팔아버린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눈에 밟히는 나의 로망....
     
    디 마허 역시 잘 모릅니다 ㅎㅎ
    의석을 확보하는 정치 게임이라는거.
    다만 이 친구는 독일 정치 체제를 잘 모른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더군요.
    배우면야 물론 할 수 있겠지만 조금은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뭐 안해봐서 모릅니다 ^^;;
    • 2014-08-21 19:50:43

    언젠가 같이 해볼수 있는 날이 오기를!!!
    • Lv.2 노피어
    • 2014-08-21 19:53:25

    언젠가 한글화가 완료된다면.. 도전!해보고 싶네요.
    • Lv.1 candlestick
    • 2014-08-22 02:28:23

    와.... 너굴너굴님의 리뷰는 무언가 게임을 해본것처럼 만드는 특별함이 있네요~ 게임에 영어가 엄청 많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무슨 게임인지 관심도 갖지 않았었는데 너굴님의 리뷰를 읽고천일야화가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군요. 정말 해보고 싶으나 언어라는 높은 장벽이 아쉽기만 하네요~아무튼 리뷰 재밌게 잘보았습니다^^ 
    • 2015-08-18 21:33:16

    한글패치가 나온다면 필구군요. 아참,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하는 게 있습니다(심지어는 디자이너들 조차). 사실 랜덤은 텅 빈 허무한 우주에서 현실성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필요한 개념입니다. 랜덤이 현실성을 떨어뜨린다는건 게임을 잘못 만들어서 생긴 오해입니다(물론 일부러 웃기게 만들려고 랜덤성을 강조한 경우에는 제대로 만든게 맞지만요). 그런 점에서 이 게임은 제가 추구하던 게임의 보드게임적 완성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게임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제는 이놈의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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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기] 메이지나이트 리뷰 및 후기입니다.
    • Lv.4

      첨엔다그래요

    • 12

    • 1008

    •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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