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07 08: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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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t(전리품)은 세상에 나온지 20년이 넘은 게임입니다. 게임 디자이너는 그 유명한 ‘레이너 크니지아(Reiner Knizia) 죠. 모던아트, 메디치, 티그리스&유프라테스, 사무라이, 라, 로스트시티, 반지의제왕, 배틀라인, 타지마할, 아문레, 블루문, 인지니어스, 켈티스 등 보드게이머라면 최소 한번 이상 하게되는 명작들을 배출해낸 바로 그 전설적인 디자이너입니다.
이 분의 게임은 대체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데… 게임 대부분이 특유의 괜찮은 시스템 & 약한 테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로스트시티가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네요.
Loot 은 레이너 크니지아의 게임 중 의외로 게임성 / 테마가 어느정도 밸런스 있게 맞춰진 작품입니다. 제가 이 게임을 8달러에 샀는데 2-8인을 커버하는 게임치고 가격도 굉장히 싸지요.
자, 그럼 구성품부터 알아볼까요!
게임 박스를 열어보면 카드 한덱이 들어있는게 전부입니다. 왜 저렇게 내부 컨테이너를 넣어야 했는진 이해가 안가네요.
차라리 값싼 국산 질소를 넣어서 내용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했다면 더 저렴한 제품이 되었을텐데요(…).
… 카드를 살펴보죠!
게임 내에서 점수를 담당하는 배 카드는 위와 같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해적 카드를 사용하여 배를 뺏는게 목적이죠.
해적카드들입니다. 각 해적 카드 위의 해골마크는 그 배의 힘을 나타내죠. 선상 위에서 싸움이 벌어졌을 때, 다른 사람들보다 이 힘이 높아야 배를 뺏을 수 있습니다. 각 색상별로 해적선장이 한장씩 존재하는데, 해적배 위에 해적선장을 놓게 되면 힘에 상관없이 전투를 압도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 놓은 제독은 다른 배를 공격할 순 없지만 자기 배를 보호할 수 있죠.
개인적으로 일러스트는 맘에 안드네요.
구성품은 이게 전부입니다.
목적 :: 게임은 덱이 다 떨어진 후 플레이어 중 누군가가 손에 있는 마지막 카드를 사용했을 때 게임이 즉시 종료됩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탈취한 배의 점수(동전)가 플러스 점수가 되며, 손에 남아있던 배 카드들은 그 가치만큼 마이너스가 됩니다. 비교해서 가장 높은 사람이 우승하게 되죠.
게임 진행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카드를 모두 섞습니다. 그리고 각 플레이어는 6장의 카드를 받습니다.
2. 나머지 카드는 중앙에 엎어서 둡니다.
3. 각 플레이어는 자기 차례에 카드를 한장 사용하거나 / 덱에서 카드를 한장 뽑아옵니다.
4. 배 카드를 사용했다면 자기 앞에 내려놓습니다. 이전에 배 카드를 여러장 내려놓았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5. 해적 카드를 사용했다면 자기 배나 다른 사람의 배에 붙입니다. 이때 카드의 방향이 자기를 향하도록 두어, 해당 공격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합니다. 만약 그 배에 이미 다른 플레이어가 놓은 같은 색상의 해적카드가 존재한다면, 플레이어는 반드시 다른 색의 해적카드를 사용해야만 합니다. 위 규칙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한 배를 한 사람이 여러 색으로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6. 해적선장 카드를 사용할 땐 반드시 공격하려는 배 위에 같은 색상의 해적 카드가 최소 한장 이상 있어야 합니다. 해적선장끼리의 힘은 동등합니다. 그러므로 가장 마지막에 놓인 해적선장 카드/제독 카드가 가장 힘이 강한 것으로 인정됩니다.
7. 제독 카드는 자기 배 하나를 수비할 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8. 자기 차례가 시작되면, 테이블에서 자신이 전투에서 승리한 배들을 모두 가져오고 그 배에 사용된 모든 해적/해적선장/제독 카드를 버립니다. 만약 다른 플레이어와 힘이 무승부 상태인 배가 있다면 그 배는 승부가 결정 될때까지 가져올 수 없습니다. 만약 자기 배를 아무도 공격하지 않았다면, 그 배는 자동으로 자신의 점수가 됩니다.
게임의 흐름이 눈에 보이시나요?
예를 한번 들어보죠.
제가 낸 6점짜리 배 카드 위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카드 방향을 보니 제 좌/우 플레이어가 공격해온 카드네요. 3 : 3 으로 좌(초록)과 우(노랑)이 대치 상태였지만 초록이 +4를 내려놓으면서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죠. 제 차례이지만, 7을 이길 순 없으므로 차라리 다른 배를 공격하기로 결정합니다. 노랑색은 고민에 빠지죠. +4를 내면 동점이 되기 때문에 배를 빼앗기진 않지만, 차라리 포기하고 다른 배에서 전투를 하는게 이득일 수도 있으니까요. 노랑이 승부를 포기하고 다른 행동을 하게 되면, 초록색은 자기 턴이 되었을 때 이 배에서 승리하였으므로 배를 탈취합니다. 이 배에 사용된 모든 카드는 버려지죠.
만약 노랑이 노랑색 해적선장 카드를 사용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럼 노랑이 가장 강한 힘을 가지게 됩니다. 초록색이 초록 해적선장 카드를 내려놓지 않는 이상 3+해적선장 > 7 이 되는거죠. 이 상태라면 다음 노랑 플레이어의 턴이 시작될 때, 배는 빼앗기게 됩니다. 만약 초록 플레이어가 초록 해적선장 카드를 내려놓으면 더 늦게 나온 초록 해적선장이 노랑 해적선장을 압도하게 됩니다. 그럼 한바퀴 돌아 초록 플레이어 턴 때 이 배를 빼앗기게 되죠. 물론 제가 제독 카드를 가장 마지막으로 내려놓아 배를 지키면 해적선장들을 뭉갤 수 있습니다
Loot에서는 이런 전투들이 여기저기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집니다. 질것 같은 싸움은 과감히 포기하고 이길 수 있는 싸움에서 확실히 이기는게 중요하죠.
보라색과 파란색의 대치 상태에서 슬그머니 자리를 자치한 초록색. 두 배가 아주 난리가 났네요. 이런 개판 5분전 싸움에 끼어들어 승리를 쟁취할 것인지, 아무도 관심을 안보이는 다른 배를 탈취할 것인지, 아니면 개판인 틈을 타 내 배를 내려놓을 것인지 잘 결정해야 합니다
솔직히 Loot 이 왜 멘사선정 게임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카드 운빨도 있는 편이고 전략적인 싸움보단 여기저기 벌어지는 싸움에 찔끔찔끔 머리를 들이밀며 눈치 싸움을 하는게 주된 방법이거든요. 그 과정에서 서로가 이득을 보려고 상대방을 사주하며 회유를 시도하죠.
A: “아오! 야! 너 내꺼 좀 털지 마. 이거 겨우 3개짜리잖아. 저 6개짜리 배 공격해. 안그러면 쟤가 지 차례 때 배 가져간단 말야!”
B: “너굴아, 이 6점배 가져가는거 안막으면 나도 그 배 공격 안할게.”
C: “ㅋㅋㅋㅋㅋ 니들끼리 치고박고 잘 싸워라. 난 1~2점 짜리 배 내려놔야지. 이거 건드리기만 해봐. 나 4짜리 해적선들 모조리 사용할거니까.”
너굴 : “나는 나의 길을 간다. 나는 누구도 믿지 않아.”
4명이서 해도 이렇게 서로 아웅다웅 싸우느라 바쁜데… 5명 이상 하게 되면 그야말로 개판 오분 전이 됩니다. 창호지 만큼 얇은 우호와 신뢰,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지는 배신과 협잡, 여기저기 벌어지는 난타전은 그야말로 정신을 쏙 빼놓기에 충분하죠.
카드 운빨을 싫어하고 깊은 전략 없이 치열한 눈치 싸움을 통해 치고박는 난타전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Loot 은 전~혀 추천할만한 게임이 아닙니다. 이 게임의 깊이는 개울가만큼 얕거든요 -_-;; 그러나 가볍고 빠르게 진행되는 이런 난타전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Loot 은 가격대비 아주 훌륭한 게임입니다. 몇명이서 해도 빵빵 터질 수 있지만, 가능하다면 최소 3인부터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모든 플레이어가 각 색상을 가지고 한 배를 차지하려 싸울 수 있는 4인이 최적인것 같구요. 5~8명쯤 된다면 무작위 난타전도 웃기지만 2명씩 팀을 지어 팀전으로 하는 것도 재밌습니다.
10달러 안팎인 게임 주제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며 즐거운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이런 이름으로도 판매가 되는거 같네요. 룰이 크게 다를거라곤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관심 있으면 알아보셔요
그럼 Loot 을 통해 이기주의의 끝을 보시길 바랍니다 !
(리뷰 내 모든 이미지는 보드게임긱(www.boardgamegeek.com) 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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