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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쟁은 정치의 연속이다 - 은하계는 냉전중! 레이스 포 더 갤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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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9 02: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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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뿅태
“전쟁은 다른 수단(무력)에 의한 정치의 연속이다.”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드디어 체제 얘기가 나왔다. 냉전은 무엇보다도 체제 대결이자 이념 대결이다. 두 강대국의 단순한 권력 다툼은 아닌 것이다. 세계 전체가 둘로 쪼개졌다.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서로 편을 가르고, 각자 완전히 다른 사회를 살아갔다. 우리만 해도 그렇다. 한반도 북쪽의 우리는 자신을 “북한”이라 부르지 않는다. 한반도 남쪽의 우리는 자신을 “남조선”이라 부르지 않는다. 한 쪽에는 “조선”이, 다른 쪽에는 “대한”이 있다. 대한과 조선의 분열. 우리 둘은 나라 이름에서부터 벌써 기준 자체가 다르다.
체제 대결은 <레포갤>의 핵심이다.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정하고 체제를 발전시키지 않으면 게임을 진행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은하계는 이런저런 문제로 골치가 아프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어떤 체제로 문제를 해결하고 은하계의 패권을 장악할 것인가? <레포갤>이 게임을 통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레포갤>의 세계에서는 어떤 이념과 체제가 경쟁하고 있을까?
1. 평화는 항복의 다른 말일 뿐이다.
로널드 레이건이 선거 운동 중 했던 연설을 조금 바꾼 말이다. 원문은 이렇다.
“there is only one guaranteed way you can have peace and you can have it in the next second, surrender.”
“지금 당장 확실하게 평화를 얻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항복이죠.”
은하계는 적으로 가득하다. 새로 발견한 행성의 괴물은 시민의 목숨을 위협한다. 반군 세력은 곳곳에서 질서를 어지럽힌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 선단도 나타났다. 이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는 방법? 미친개는 매가 약이다. 막강한 군사력으로 전부 쓸어버리자!
흔히들 군사력 전략이라 부르는 체제다. 군사력을 올려주는 개발 카드나 세계 카드를 건설한 후 승점이 높은 무력 세계를 정복한다. 군사력 전략은 돈이 적게 들어서 좋다. 무력 세계를 정복할 때는 별도의 비용 지불 없이 군사력만 보기 때문이다.
시작 세계는 '뉴 스파르타'. 현재 군사력은 2.
개발 액션으로 '스페이스 마린'을 양성! 군사력이 2 증가한다.
어디 정복할만한 데 없나? 탐험 액션으로 기회를 노린다.
'신 군사 전략' 개발!
'길 잃은 외계 선단'을 잘 보면 제목 옆에 있는 원이 흰 색이고, 테두리에 노란 오로라가 있다. 이런 세계를 <레포갤>에서는 공짜 세계라 부른다. 오로라 색과 동일한 상품을 공짜로 갖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대신 생산기능이 없어서, 한 번 사용한 상품을 다시 만들 수는 없다. 공짜 세계의 상품은 1회용인 셈. 위 그림에서 공짜 세계는 왼쪽이다.
상품을 팔아 재정을 확보한다. 또 쓸만한 무력 세계가 나왔으면 하는데...
'반군 기지'도 정복!
승점이 높은 무력세계를 찾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군사력이 높아도 정복할 무력 세계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탐험 액션이 매우 중요한 체제. 특히 탐험+5 액션을 애용하도록 하자.
재정 확보도 중요한데, 보통은 공짜 세계의 상품을 팔아 마련한다. 낮은 무력으로 정복할 수 있는 공짜 세계가 꽤 되니까 걱정은 없다. 확보한 재정으로는 '신 은하 질서' '은하 제국' 등 추가 승점을 주는 비용6짜리 개발카드를 건설하도록 하자.
확장인 <폭풍 전야 The Gathering Storm>를 샀다면 '향상된 수송 기술 IMPROVED LOGISTICS'이란 개발카드를 눈여겨 볼 것. 한번에 정착을 두 번 할 수 있게 해주는 카드다. 일정 군사력과 무력 세계를 확보했다면 로지틱스로 여러 번 정착해서 게임을 빨리 끝내버리자. (<레포갤>은 개인 공간의 카드가 12장이 되면 게임이 끝난다.)
2. 멍청아! 문제는 경제야!
"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빌 클린턴의 선거운동에서 등장한 슬로건이다. 짧긴 하지만 위력은 대단했다. 성추문으로 위기에 몰렸던 클린턴을 구원했을 정도니까.
인민군: 큰소리 한번 치지 않고 부락민들을 휘어잡는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이 뭡네까?
촌장: 뭐를 많이 멕여야지.
은하계의 인민도 마찬가지다. 뭐를 먹어야 살지! 새 행성을 개척해 상품을 확보하자. 경제 성장, 복지 정책으로 시민의 지지를 얻자. 경기 부양을 위한 확대정책은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장기적인 재정 수입도 얻을 수 있다.
생산 전략으로 알려진 체제다. 준비물은 상품 생산 기능이 있는 카드, 생산된 상품을 소비할 수 있게 해주는 카드, 상품을 생산할 때마다 카드(돈)를 주는 카드. 세 종류의 카드를 모두 건설했다면 선순환이 완성된 것이다. 이제부터는 ‘소비:2배’와 ‘생산’ 액션만 선택하면 된다. ‘생산’으로 소비에 쓸 상품을 얻고, ‘소비:2배’로 승점을 뻥튀기 한다. 게다가 생산할 때마다 돈을 얻을 수 있으니 재정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상대가 ‘개발’이나 ‘정착’ 액션을 하면, 나도 똑같이 개발·정착하면서 상대를 압박한다.
시작 세계는 '지구의 잊혀진 식민지'. 생산기능이 있는 세계다. 생산 상품은 기념품. 어떻게 알 수 있냐고? 카드 제목 왼쪽에 보이는 원의 색을 보면 된다. <레포갤>의 세계에서 파란색은 기념품으로 통하므로, 파란색 원은 기념품 생산 세계를 뜻한다.
난민 세계는 지구의 잊혀진 식민지와는 달리 원이 흰 색이고, 테두리에 푸른 오로라가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런 세계를 <레포갤>에서는 공짜 세계라 부른다. 오로라 색과 동일한 상품을 공짜로 갖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대신 생산기능이 없어서, 한 번 사용한 상품을 다시 만들 수는 없다. 공짜 세계의 상품은 1회용인 셈. 하지만 생산 액션을 선택한 사람은 보너스로 공짜세계 중 한 곳에 상품을 생산할 수 있다.
먼저 소비:2배.
다음은 생산.
승점도 벌고, 재정도 확보하고. 꿩 먹고 알 먹고. 돈이 많으니까 상대가 개발이나 정착 액션을 해도 비싼 카드를 부담 없이 건설할 수 있다. '자유 무역 협회' 같은 비용 6짜리 개발 카드를 건설해서 쐐기를 박자.
기념품 생산 세계마다 승점 2점, 기념품 공짜 세계마다 승점 1점.
기념품을 소비하면 승점 1점에 카드 1장도 추가로 준다!
3. 내게는 꿈이 있습니다.
"I have a dream." 흑인 인권 운동의 상징,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유명한 연설이다. 그는 무엇을 꿈꾸는가? 분리정책 폐지? 소수계 대입 우대? 흑인경제육성책? 아니다. 킹 목사의 꿈은 화해다. 증오와 멸시가 사라진 조국. 흑인 아이와 백인 아이가 형제처럼 손 붙잡고 살아갈 수 있는 날.
세월이 흘러 인류는 우주로 나아갔고, 자신과 종 자체가 다른 지성체를 도처에서 만났다. 단일 민족 국가는커녕 단일 종족 국가도 사라진지 오래. 액션 카드 뒷면을 보면 각국의 종족 구성이 대단히 다양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무한한 우주만큼이나 무한한 생물학적·문화적 차이. 차이는 오해를, 오해는 갈등을 낳는다. 소통보다는 정복이 쉬운 시대에 킹 목사의 꿈을 다시 쫒는다면 그것은 망상일까? 조금씩 조금씩 파국으로 치달아가는 은하계지만, 시대를 거슬러 꿈을 말하는 자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세 번째 확장 <일촉즉발 The Brink of War>에는 '전-은하동맹'의 정신을 이어받은 조직도 등장한다. 이름하야 '범우주 평화 기구 UNIVERSAL PEACE INSTITUTE'. '범우주 평화 기구'는 군비 축소를 적극 권장하며, 감소한 군사력만큼 승점을 준다.
4. 이 넓은 우주에 우리 밖에 없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겠죠!
"If it is just us, it seems like an awful waste of space." 영화 <콘택트>에 3번이나 나온 대사다. <콘택트>는 외계인과 만나려는 한 과학자의 집념을 다룬 영화인데, 원작 소설이 따로 있다. 이름은 영화랑 똑같고 저자는 칼 세이건. <코스모스>로 유명한 천문학자다.
영화는 원작의 저자가 과학자라 그런지 치밀하고 현실적이다. 영화에서 주인공 과학자가 주도하는 SETI는 1960년에 프랭크 드레이크라는 과학자가 실제로 제안했던 프로젝트라고 한다. SETI는 Search for Extra Terrestrial Intelligence의 약칭으로, 번역하면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다. 목표는 지구 밖 전파 신호를 수신하는 것. 전파를 활용한 원거리 통신은 과학기술을 전제하기 때문에, 전파 수신은 외계 문명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레포갤>에도 SETI가 나온다는 사실. 정말? 정말! 탐험할 때 2장 더 볼 수 있고, 정착한 세계마다 점수도 준다. 정착한 세계가 많다면 그야말로 점수를 퍼 담을 수 있는 카드.
'외계 로제타석 세계'에 정착. 이제부터 노란색 외계 세계에 정착할 때 비용이 2 적게 든다. 외계 무력 세계라면 군사력도 2 증가.
물론 이게 다가 아니다. 위에서 우리는 대표적인 체제 몇 개를 살펴봤을 뿐이다. 안 나온 카드도 많고, 체제 자체도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게다가 실제 게임을 하다보면 상이한 체제를 합친 변종도 비일비재하게 나온다. 기본판 <레포갤>에 있는 114장의 카드 중 같은 카드는 23장, 나머지 91장의 카드가 모두 다르다. 이름만 다른 게 아니라 기능까지 전부. 카드 좀 많다는 <도미니언>도 기본판 카드 종류는 재물, 승점, 저주 다 쳐서 32종 밖에 안 된다. 기본판 <레포갤>의 카드 구성이 얼추 <도미니언> 세 세트랑 비슷한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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