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2 09:09:16
0
3,849
게임은 빙고와 굉장히 흡사합니다. 모든 플레이어는 위와 같은 스코어 시트를 하나씩 가집니다. 그리고 각 플레이어는 자기 차례가 오면 6개의 주사위를 모두 굴리죠.
그리고 다음 두가지 행동 중 최소 하나를 해야 감점이 없는데요. 첫번째 행동을 하고나서야, 두번째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1. 두 하얀 주사위를 합한 숫자를 합한다. 그 후 스코어 시트에서 해당되는 숫자를 하나 지운다.
2. 두 하얀 주사위 값 중 하나와 함께 굴린 4가지 색상의 주사위 중 하나를 합한다. 그리고 그 해당되는 색상의 줄에서 해당 숫자를 지운다.
만약 어느쪽도 할 수 없거나, 하지 않는다면 스코어 시트 우하단에 있는 4칸의 실패 항목에 하나를 체크 합니다. 게임 종료시 한 개당 -5점을 받게되죠.
다른 플레이어들은 두 하얀 주사위의 합한 수를 가지고 자기 스코어시트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필수는 아니기 때문에 안해도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다음 사람이 똑같이 진행합니다.
그런데 숫자를 지우는데는 조건이 있습니다. 반드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숫자를 지워나가야 하죠.
파란색을 보세요. 이미 10이 지워져 있죠? 이렇게 되면 삭제된 숫자 왼쪽에 있는 파랑 12와 파랑 11은 더 이상 게임에서 지울 수 없게 됩니다.
마구잡이로 숫자를 지우다간 앞부분의 숫자를 지울 수 없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왼쪽부터 꼼꼼하게 차근차근 삭제하는게 좋습니다. 이래서 주사위를 잘 조합하고, 삭제를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하는게 아주 중요하죠. 만약 한 줄에 최소 5개 이상의 숫자를 지웠고, 가장 오른편에 있는 숫자(빨간색, 노랑색 – 12 / 초록색, 파랑색 – 2)를 지우게 되면 자물쇠에 체크를 합니다. 이제 그 줄은 어떤 플레이어도 이용할 수 없게되죠. 다른 플레이어들의 멘붕 온 표정을 즐길 수 있는 순간입니다 크크크.
이렇게 진행하다가 누군가 4번째 실패 마크를 기록하거나, 두 개의 색깔 줄이 잠기게 되면 게임은 종료되고 점수 계산에 들어갑니다.
하단에 보면 1x, 2x, 3x…. 가 보이시죠? 각 색상별로 삭제한 숫자의 갯수 + 본인이 지운 자물쇠를 색깔별로 센 뒤 모두 점수를 합하고, 실패한 횟수당 -5 씩 감점하면 최종 점수가 됩니다.
위의 경우 빨간색 8개(36) + 노랑색 5개(15) + 초록색(55) + 파랑색 7개(28) – 실패 1 (5) 해서 129점이 나오게 된거죠. (굉장히 높은 점수입니다)
규칙은 그게 전부입니다
큐윅스는 너무나 간단한 규칙을 가지고 있지만, 내 차례이어도 모두가 함께 참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잘 만들었습니다.
이 게임을 하면 잠시라도 노는 시간이 없죠. 다른 사람이 하는걸 보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민해야 하니까요.
주사위를 우루루~ 굴린 후 이리저리 조합하며 가능한 점수를 뽑아낼 수 있도록 궁리해야 하며, 게다가 빨&노 / 초&파의 숫자들이 반대되어 있어 낮은 숫자와 높은 숫자 둘 다 유용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누군가가 스코어시트 한 줄을 잠그기 시작하려고 하면 ‘안돼… 조금만 더!!’ 하고 불안불안~하게 되는 조이는 맛이 있죠. 좌측부터 우측부터 하나씩 지워나가는 재미는… 캬!! 부피도 작고 가볍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꺼내기 쉬우며, 할때마다 빵빵 터지는 웃음은 2014년 멘사선정 게임이라는 타이틀이 전혀 부끄럽지 않은 게임입니다. 모두에게 강추입니다 !!!
라고 적힌 많은 블로그와 후기, 댓글들을 보았습니다.
제가 10번을 연속으로 큐윅스를 해봤다고 언급했었죠? 그건 사실입니다.
[...도대체 이 게임이 왜 재밌는걸까?] 이해하려구요.
그리고 끝내 큐윅스의 재미를 느끼지 못한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ㅠㅠ
게임을 하며 세가지 부분에서 큰 당혹감을 느꼈습니다.
1. 전략?
큐윅스는 내가 선택하여 숫자를 지워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략이라고 할만한게 없습니다. 무슨 숫자가 나오든 한칸이라도 더 칠할 수 있는 위치를 선택하는게 전부죠.
예를 들어 4이라는 숫자를 골랐다고 해보겠습니다.
스코어 시트를 가지고 있다면, 여러분은 어디에 색칠하시겠어요?
100% 빨간색 4 아니면 노란색 4 겠죠. 초/파에 칠하는건 자살행위니까요. 그 다음에 6를 칠할 기회가 왔다고 한다면 어디에 칠하시겠어요? 빨간색 6 아니면 노란색 6겠지만, 아마 빨간색 6일겁니다. 노란색엔 아직 2, 3, 4, 5가 남아있는데다, 빨간색에 칠하면 이미 두 개나 칠하게 되니까요. 이렇게 선택지가 있다고 해도, 사실 굉장히 제한 된 범위 내에서의 선택입니다. 마술이나 심리책을 보면 이런 트릭이 많습니다. 선택지는 굉장히 많은 것 같지만 사실은 아주 좁은 범위 내에서 선택하도록 조종하는 그런 트릭이요. 그걸 큐윅스에서 느꼈습니다 -_-;; 최선의 선택지가 아닌 다른 시도들은 그냥 자폭수에 가깝기 때문에… 도전조차 할 수 없어요. 다양한 음식을 파는 단골식당에 가도 결국 자주 먹는것만 먹어서 선택이라고 할게 없는 그런 느낌이죠.
요전에 스시고를 리뷰하며 전략이라고 할만한게 크게 없어 밋밋하다고 했죠? 이건 스시고보다 전략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굴린 후 최선의 선택지를 골라 숫자를 지운다. 이게 전부였어요.
2. 즐거운 고민거리?
1번과 거의 일맥상통한 부분인데… 게임 내내 엄청 고민하는 사람들을 보며 [...도대체 왜 고민하는거지;;;;] 하고 진심어린 당혹감을 느꼈습니다. 때때로 누가봐도 가장 효과적인 선택은 하나뿐인데 그걸 보며 “흐으으음” 하고 턱을 괸채 머리를 긁적거리는걸 보면… [헐 뭐지? 오히려 내가 뭘 놓치고 있는건가? 당연히 저걸 지워야 하는거 아냐?] 하고 당혹해 했죠. 그리고 곧 그걸 지우는걸 보며 [....뭐야? 도대체 뭘 가지고 고민한거지? 저거 말고 다른 선택지가 있었어?;;;] 하고 게임 내내 영문을 알 수 없었습니다. 제 친구도 저랑 똑같은 ????? 반응을 보이길래 나중에 물어보니, 자기도 당연한 상황에서 고민하는걸 보고 당황스러웠다고 하더군요. 짜장면과 짬뽕만큼 쟁쟁한 갈림길도 아니요… 한쪽은 누가봐도 지뢰 다른쪽은 승부로 가는 지름길인데… 그때 그건 아직도 궁금하네요.
3. 너무 쉬워…
빨노/초파의 숫자들을 바꾸어 좋은 숫자/나쁜 숫자의 개념을 없애버렸다곤 하지만… 제겐 오히려 특정 숫자를 사용할 수 있는 범위만 줄어든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다보니 1번 & 2번의 고민거리도 줄어들고, 중~후반부엔 그냥 멍하니 주사위만 굴려댔습니다. 도전 의식도, 전략의 고민도, 그냥 무의미하게 숫자만 지워나갔죠. 10판 연속으로 해본 이후엔, 하도 생각을 안해서 뇌의 주름이 쫙쫙 펴칠거 같다고 불평하기도 했습니다 -_-;; 단순한 롤&무브인 모노폴리는 지뢰 밟을까봐 긴장되는 맛이라도 있었는데 말이죠…
최근에 효리/레이디 제인이 샤워를 하며 소변 본다고 방송에서 말하자, 존박이 문화충격(;;;)을 받은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저 말을 듣고 [뭐????? 도대체 왜??????] 했어요 ㅋㅋㅋ)
저 역시 존박과 같은 표정을 지으며 [아... 그래 그럴수도 있지. 자기껀데 뭐....] 하고 마음으론 이해하려 해도… [아니.... 바로 옆에 변기가 있는데 대체 왜???] 하는 질문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죠. 방송을 봤을 때도, 몇일이 지났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직도 의문이 머리속에서 맴돕니다. 그냥 좋다/나쁘다의 문제를 떠나 그럴 수도 있구나~ 하는 사실에 완전히 쇼크를 받았어요.
큐윅스는 제게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웬만한 게임을 해도 그 게임만의 장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게임 자체가 주관적인 취향에 맞지 않더라도 좋아할만한 사람들에게 왜 이 게임이 재밌을 수 있는지 설명하려 노력했지만…. 죄송합니다…. 분위기가 문제였던 걸까요? 그날 컨디션이 문제였던걸까요? 전 큐윅스에서 어떠한 재미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니, 주사위를 쓴다/안쓴다… 게임 시스템이 좋다/나쁘다의 문제를 떠나 아예 왜 이걸 해야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게임은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이 느낌을 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OTL
이 리뷰도 사실 써놓은지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친구들과 다시 해봤습니다. 그리고 역시 재미가 전혀 없었죠.
친구들은 “Well, It’s okay… not that bad as a filer game.(음… 괜찮긴 한데… 필러 게임으론 썩 나쁘진 않아)” 라곤 하는데, 그나마 한명이
“Agreed. it’s like staring at a stone for no reason. It’s not fun. You’re not feeling anything but you just do it. And, you feel like your soul is being thrown far away. When someone asks you why, you’re like ‘Well? I dunno. Just doing it.’ Am I gonna do it again? No. Unless some gives me money.”
(맞아. 그냥 이유없이 돌멩이를 응시하고 있는거 같아. 재미없지. 아무 감정도 안드는데 그냥 하는거야. 영혼(정신)이 어디 멀리에 내다버려지는 기분이야. 누가 왜 하냐고 물으면, ‘글쎄, 나도 몰라. 그냥 하는거야.’ 라고 대답하겠지. 내가 이걸 다시 할까? 아니. 누가 돈을 주지 않는 이상 안해.)
라고 대답하더군요(몇일 된 이야긴데 저런 뉘앙스였습니다). 저 같은 사람들도 있긴 있나 봅니다.
으아………… 이젠 더 묵혀봐야 좋은 내용을 쓸 수가 없을거 같아 그냥 올립니다.
빙고 스타일의 게임이나 100% 주사위만 가지고 하는 게임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가능하다면 큐윅스 대신 다른 게임을 하세요…
안그러면 저와 같은 혼란을 겪을지도 모르겠습니다… OTL
아…
리뷰를 마치는 이 순간까지도 큐윅스를 제대로 이해를 하고 싶은 아쉬움이 남네요.
(리뷰 내 모든 이미지는 보드게임긱(www.boardgamegeek.com) 에서 가져왔습니다)
bbaanngg
7
444
2023-07-25
[GM]신나요
16
4551
2024-05-10
junholee
11
984
2024-05-02
왜마이티를거기서
14
703
2024-04-30
채소밭
15
413
2024-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