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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아딱 이야기 01.여전히 유효한 <아컴호러 카드게임> 입문 가이드
  • 2023-05-31 0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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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M]신나요
 
출처: 다이브다이스 쇼핑몰 www.divedice.com



※ 출처 명시가 없는 이미지 출처: 보드게임긱


일이 일인지라 보드게임 행사에서 고객 응대를 하다 보면, <아컴호러 카드게임>을 해 보고 싶은데 시리즈에서 출시된 게임들이 너무 많다 보니 어디까지 사야 할지, 각각의 차이는 어떻게 되는지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아컴호러 카드게임>에 입문하려는 분들을 위한 가이드 글을 써 봅니다. 볼륨이 방대하고 복잡한 게임인 만큼 글이 길어질 수밖에 없어 여러 편에 걸쳐서 올리겠습니다. 우선은 서론으로, 개략적인 특징을 말씀드려 볼게요. 


 
[게임의 특징과 구성]


<아컴호러 카드게임>은 플레이어 전원이 함께 승리하거나 패배하는 협력 게임이고, 게임 내 모든 요소를 토큰과 카드로 구성한 게임입니다. 대부분은 길이가 긴 캠페인으로 구성됩니다. 즉, 기승전결이 있는 긴 이야기를 여러 파트로 나누어서 즐기는 거죠. 각각의 시나리오에는 그 시나리오 동안에만 적용되는 특수 규칙이 있고, 한 캠페인 전체에 걸쳐 적용되는 특수 규칙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바꿔가며 플레이를 할 때마다 색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고, 그렇게 색다르게 만들어낸다는 데에 감탄하게 됩니다. 

멀티엔딩입니다. 즉 해피엔딩부터 비극적 최후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첫 번째 시나리오 도입부터 시작해 매 시나리오 진행 중 각자가 내린 선택이나 플레이한 결과가 전체 이야기 흐름에 영향을 끼칩니다. 도망칠지 싸울지, 적과 협상을 할지 공격해서 제압할지의 선택들이 이후 이야기 전개는 물론 난이도에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야기를 내가 직접 만들어가는 느낌도 강하고 이야기의 선택과 게임의 전략적 운영이 따로 놀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캠페인의 길이는 총 8개 시나리오, 한 시나리오의 플레이 시간은 1.5~2.5시간입니다. 즉, 게임 준비 및 덱 커스터마이징 시간을 포함하면 대략 20시간 전후로 한 캠페인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크툴루 신화에 기반한 암울한 시나리오 전개와, 선택에 따른 분기 및 반환 요소가 이 정도로 좋은 게임은 보드게임에서 손꼽을 정도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립니다. 카드게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카드 조합을 통한 방대한 전략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은 게임을 전략으로 즐기는 사람들도 만족시켜 주며, 시나리오에서 얻은 경험치로 덱 업그레이드를 해 가는 육성 요소는 여느 카드게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RPG적 경험을 충족시켜 줍니다. 꾸준한 수집 콘텐츠와 끊임없는 규칙 변주를 통한 신선한 경험, 상당한 규모의 유저 콘텐츠까지 그야말로 보드게임이 지닐 만한 요소는 다 갖췄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죠.


 
[아컴의 거리를 거닐다]


판타지플라이트게임즈는 러브크래프트 신화에 기반한 게임을 다양한 형태로 출시하면서 그 일련의 게임들에 ‘아컴파일즈’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아컴호러>, <광기의 저택>, <엘드리치 호러>, <엘더사인>, <콜 오브 크툴루 LCG>, 그리고 이 게임인데요. 이 게임이 출시되기 전까지 내러티브가 강한 게임, 즉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도드라지는 게임은 <광기의 저택>이었습니다. 다른 게임들은 게임에 몰입하게 만들어 주는 배경 역할에 머무는 정도였죠.
 
한국어판으로 첫 출시된 아컴파일즈 게임인 <아컴호러(2판)>. 이 게임이 <엘드리치 호러>와 <광기의 저택>을 거쳐 FFG의 여타 게임 특성과 섞이며 마침내 지금의 <아컴호러 카드게임>에 이르렀습니다.


<아컴호러 카드게임>은 그러한 <광기의 저택>보다도 내러티브가 강한 게임입니다. 전형적인 호러물 세팅으로, 시나리오와 시나리오 사이에 이야기 전개를 위해 준비된 글 분량도 상당합니다. 멀티엔딩 중에서도 게임의 플레이어로서는 물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이 좋을 테지만, 러브크래프트의 소설과도 같은 분위기는 오히려 비극에서 빛을 발하죠(다만, 보통 게임에서의 ‘패배’가 비극적 엔딩으로 귀결되는 편이기 때문에, 엔딩이 싫어서가 아니라 패배가 싫어서 해피엔딩을 선호하게 되는 부분은 있습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도 매력적이고, 캠페인들마다 러브크래프트의 원작 소설 세계관을 일정 부분 차용한 것도 인상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을 접하고 나서 게임을 해 보면 더욱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죠. 보드게임에서 흔하게 접하는 중세 판타지 세계관의 모험담이 아니라 호러 장르를 진득하게 파고 들어간 이야기 전개와 뛰어난 반전의 매력이, 이 게임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지점이라 하겠습니다.


 
[게임 그 자체의 재미]


이 게임처럼 내러티브를 강조한 게임들을 꼽으라면 대체로 던전크롤러들을 떠올려볼 만한데요. ‘아메리트래시(ameritrash)’라는 말로 통칭되는 그러한 게임들은 운 요소가 강하기도 하고, 게임으로서 신선한 시스템과 테마 구현의 디테일함은 있으나 전략적으로 파고들 요소가 많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편입니다. 그런데 <아컴호러 카드게임>은 운 요소가 강하면서도 전략적 다양성도 상당합니다.

보통 ‘전략적 카드게임’하면 1대1 대결 게임을 떠올릴 텐데요. 이런 카드게임들에서 하나하나의 카드는 (일러스트 및) 강력한 성능을 내세워 유저의 수집욕을 자극합니다. 그리고 그 자체로는 특색이 강하지 않은 카드가 내가 보유한 다른 카드와 같이 섞어 사용할 때의 시너지가 있어 유저에게 어필하는 매력이 강하죠. 그러한 점을 이 게임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장소도, 적도, 사건도, 개인의 역량도 모두 카드로 표현되어 극도의 모듈화를 성공시킨 게임이죠.



판타지플라이트게임즈는 지금까지 다수의 카드게임을 만들어왔습니다. 그 중에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전략 듀얼 게임의 명작 <안드로이드 넷러너 LCG>도 있고, <마블 챔피언스 카드게임>과 그 전신인 <반지의 제왕 LCG>, <스타워즈 LCG>, <다섯 반지의 전설 카드게임> 등, 카드게임에 관련해서 남다른 노하우가 있는 회사인 만큼 그 실력을 <아컴호러 카드게임>에서 유감 없이 발휘했습니다. 1대1 대결 장르의 카드게임은 대체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지만 일반 보드게이머들에게 두루 어필하는 부분에서는 좀 약했는데, 이 게임은 4명까지 즐기는 협력 게임인데다 강한 네러티브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팬들은 지금도 새로운 카드와 조사자가 등장할 때마다 어떤 식으로 색다른 전략으로 매 시나리오를 공략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공유합니다. 현재로서는 볼륨이 너무나도 방대해졌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파고들지는 않더라도 전략적으로 강력한 덱을 사용하고 싶다면 ‘아컴DB(www.arkhamDB.com)’라는 팬사이트에 유저들이 올린 수많은 덱 중 하나를 골라서 그대로 만들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오히려 미처 보지 못한 전략과 운용을 통해 게임의 매력에 한껏 더 빠져들기 좋죠.


 
유저들의 각종 전략과 덱을 구경할 수 있는 아컴DB 사이트. 화면캡처.


사설이 좀 길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지금까지 출시된 제품들의 전반적인 특징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죠. 개정판은 뭔지, '돌아온' 시리즈는 뭔지, 독립 시나리오는 어떤 건지를 풀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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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컴호러 카드게임
    Arkham Horror: The Card Game (2016)
    • Christopher Hosch, Marcin Jakubowski, Ignacio Bazán Lazcano, Henning Ludvigsen, Mercedes Opheim, Zoe Robinson, Evan Simonet
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관리자 [GM]언테임드
    • 2023-05-31 08:27:40

    제 용 학살자 조이 사마라스... 정신력 디스펜서 캐롤린 펀과 슈퍼 세이브 웬디 아담스가 다시 서늘하고도 묵직한 감각을 깨울 때군요....
    • 관리자 [GM]신나요
    • 2023-05-31 17:18:25

    용사여 눈을 뜨세요... (는 장르가 어긋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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