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습한 기운. 사방이 어두움에 둘러친 듯한 한 마을. 늑대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이 곳에 인간의 기운은 힘을 잃었다. 개들은 무엇에인가의 힘에 눌려 짓지 못해 몸을 부들부들 떨고, 사람들은 불을 끄고 밖을 왕래하지 않았다. 지금은 해시(亥時: 21시에서 23시까지). 사악한 기운이 하늘 높이 치솟는 시간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윽고 중의 염불 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허나 이것은 극락왕생을 비는 염불도 아니요, 중생의 구도를 외치는 염불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극도의 소망을 비는 염불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좋은 의도가 아니었다. 범어와 함께 뒤섞여 나오는 이름 우펭. 그것은 사악한 술수로 세상을 지배한 아홉지옥의 왕 우펭이었다.

서서히 염불을 외우던 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귀면가면을 쓰고 온몸을 회색의 옷으로 두르고 있었다. 정체를 알 수는 없었지만, 목에 두르고 있는 염주로 보아 이들은 중들이 확실했다.

중들이 지나가는 가옥의 기와 지붕 위에 서 있는 푸른 옷의 사내. 그는 아래의 중들의 행렬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의 손에는 목검이 들려 있었고, 또 다른 손에는 태극패가 들려 있었다.

“사부님께서 말씀하신대로군. 이곳은 이미 우펭의 힘이 가득차 있어.”









심심해서 쓰고 있는 게임 팬픽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