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취중손님들의 방문.
  • 2003-09-26 02:09:16

  • 0

  • 670

대학가에서 가게를 한다는 것. 어쩔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죠? :)

원래 밤 12시꺼정 장사를 하건만 오신분들 게임끝날때까지 돌립니다. 어쨌든...

느즈막하게 1시 가까이 세 분의 손님이 오셨습니다. 술이 얼큰하게 취한 세 분의 손님.

그 쯤 취하셨으면 이런 게임을 찾지 않을만도 한데(^^) 오셨더군요.

자리에 앉으시고는 한 분이 오셔서 물으셨습니다. (아직도 전 매뉴얼 없이 배짱 장사를 하기에..... -_-)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 게임이 뭡니까?" (<-혀가 조금 꼬이는 발음으로)

일단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게임이라 하면 보난자, 카탄 정도의 게임이겠죠. 그러나 지금 손님들의 상태로 보아 도저히 먹힐거 같질 않아서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가장 재미있는게 뭡니까?"

"예? 보드게임의 재미란게 사람마다 달라서.. 그리고 기본적으로 다 재미는 있죠. 게임이 재미가 없으면 얘들이 돈들여서 이런 게임 만들지를 않죠" (<- 저의 전형적인 회피대답)

"그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재미있는 게임을 주세요"

(계속 망설이고 있는중)

"만약에 주신 게임이 재미가 없으면요, 재미가 없으면 어떻게 하실래요?"

(인내의 끈이 끊어지고 있는 중)

"만약에 재미가 없으면 어떻게 책임지실래요? 음료수 하나 쏘기?"

(인내의 끈 완전히 끊어짐)

개인적인 생각으로 보드게임이란게 분명 사람을 타는 거고, 저희 가게 홈피에도 이딴게 뭐가 재미있겠어 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오지말라고 대놓고 배짱영업을 하는 저로선..... 이렇게 이 게임들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곱씹어보면 술이 얼큰하게 취한 그분이 농담을 하신걸로 생각이 되긴 하지만)에 그냥, 카탄을 들고 갔습니다. -_-+

"이게 뭐에요?" (<-테이블에 계신 다른 손님)

어쨌든 조용히 세팅을 시작했습니다. 맵깔고 번호들 알파벳 순으로 돌리고, 자원카드 갈라놓고... 등등... 조용했습니다.

설명했습니다. 이미 세 분중 2명은 많이 취하신 상황이었고, 나머지 한 분이 그나마 덜 취하신 상황이라 설명을 이해하고 계셨습니다. 설명이 조금 진행된 상황, 이거 이대로 하는게 과연 잘한 일일까 하는 생각에 조심스레 물어봤습니다.

"부루마불 하시는 건 어떨까요?" (<-왜 하필 이 상황에서 떠오른 게임이 부루마불이었을까요?)

"여기서 부루마불은 하지말라던데요"

다른 분들의 추천에 의해 찾아오신 손님들. 조금 말짱한 정신으로 오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그냥 계속 가자라는 생각이...

디벨롭먼트 카드 설명까진 차마 못하고 일단 게임을 돌렸지요. 옆에서 자원가져가시는거 계속 챙겨드리고... 카탄이라는 자원재취, 건설, 발전 게임이 단순한 카드수집 게임이 되어갔습니다. 저한테 게임을 골라달라고 하신 분은 카드를 계속 모으고만 계셨고, 다른 얼큰하게 취하신 분은 뭔가 건설하려는 의지를 보이셨지만 카드 구분이 안되시는 듯 했고, 설명을 이해하신 분 혼자서 건설을 하고 그러셨지만 초기배치가 잘못된 관계로 손에 들어오는 자원이 가장 적었습니다.... -_ㅜ

그런 상황에서 다른 손님들이 오셔서 다른 테이블로 설명을 하러 가야했구요... 잠시후 그분들이 게임을 접으셨습니다. 게임비는 물론 받을 수 없었구요... 나중에 다시 말짱한 정신으로 오시겠다는 인사와 함께.. 차우차우.


그냥... 이런 일이 있었다고 털어놓을때가 여기밖에 없어서 긁적거려봤습니다. 혹시나 오늘 오셨던 그 분들중 글쓴이가 누군지 알고 이것이 자신들의 얘기라고 생각되신다면... 절대 기분나쁘시라고 쓴 글은 아니구요.. 나중에라도 오시면 카탄 다시 설명드릴께요... :)

개인적으로 술, 담배를 혐오스럽게 생각하는 것도 이번 일을 더 힘들게 느끼게 한 거 같네요........... 쩝...
  • link
  • 신고하기

관련 보드게임

  • 관련 보드게임이 없습니다.
1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03-09-26 02:16:47

    .............................. 역시 취했을 때는 셋이죠.. -ㅇ-;; 핫핫;; 역시 취객분들께는.. 간단하고 시끌벅적 떠들 수 있는 게임을 가져다 드리는 것이 왕도같네요 -ㄴ-;;;
    • 2003-09-26 03:19:27

    왜 카탄을 가져가셨어요... -_-;;
    • 2003-09-26 03:28:03

    손님이 가장 사람이 많이 찾는 게임을 달라시길래.... (변명이 될라나?)
    • 2003-09-26 03:33:45

    할리갈리가 있잖아요 =_=)d
    • 2003-09-26 03:48:47

    heatty 님은 보드게임 알바의 기본이 있으신 분이시네요..
    비록 어려운 카탄을 돌렸지만..
    손님분들이 어려워 하실때의 안타까움..
    멋지십니다..( ^^)b
    • 2003-09-26 04:07:19

    heatty님은 싸장님인 걸로 알고 있어용~~
    • 2003-09-26 04:47:34

    헉.. 손님이 가장 많이 찾는건 할리갈리와 젠가 그리고 루미큐브가 아니었던건가여..ㅠ_ㅠ 카탄.. 으윽..ㅠ_ㅠ
    • 2003-09-26 09:35:47

    역시 그 상황에선 할리갈리만한게 없는거 같네요...
    • Lv.1 wine
    • 2003-09-26 11:42:29

    술취한 분들이 몇명안오셨을때는 바방크와 할리갈리를, 많은 분들이 술드시고 왔을 때는 핏을 (ㅡㅡ)/
    • 2003-09-26 12:19:43

    루미쿠브 많이 찾던데요.
    글구 할리갈리 같은 거... 아님 젠가하나 드리거나
    고우다고우다가 있잖아요. ^^;
    • 2003-09-26 16:22:11

    음.. 그럴땐 로보77 이 좋지 않을까..
    술먹고 하는 젠가도 상당히 재밌습니다.
    술먹었을 때는 머리가 잘 안돌기 때문에 어려운 게임하면 쥐가 나거든요.
    • 2003-09-26 22:42:21

    제일 좋은 방법은 히티님이 술 왕창 먹고 다른 업소에 가셔서 새로운 게임 설명을 들어 보시는 거겠죠.

    나도 후다닥 =3 =3 =3
    • 2003-09-27 13:41:16

    저두 젠가와 고우다고우다 추천합니다....
    하지만.... 술먹구 뭔가에 삐져서 고우다고우다조차 이해 못하는 손님이, 자기 쥐 다 떨궈졌다고 옆에서 도와주는 도우미 노려보며 리얼하게 화내는 손님 앞에선 정말 가슴떨리더군요....
    확 성질대로 저질러버리고 조간신문에 '신촌 모카페에서 취객 비명횡사' 이런걸루라도 매스컴 타볼까 고민했습니다. -_-

베스트게시물

  • [] 조용한 키포지 게시판에 이벤트를 건의합니다!
    • Lv.11

      bbaanngg

    • 7

    • 442

    • 2023-07-25

  • [자유] 창고 행사 천기누설 스을
    • 관리자

      [GM]신나요

    • 16

    • 4545

    • 2024-05-10

  • [자유] 젝스님트/사보타지 기념판을 네이버에서만 판매하는 이유가 있나요?
    • Lv.14

      junholee

    • 11

    • 983

    • 2024-05-02

  • [자유] 4월, 이달의 내돈내산 우수 리뷰를 발표합니다.
    • 관리자

      왜마이티를거기서

    • 14

    • 702

    • 2024-04-30

  • [창작] [만화] 칠교신도시
    • Lv.44

      채소밭

    • 15

    • 412

    • 2024-04-25

  • [자유] 아나크로니 너무 저렴하네요..!
    • Lv.29

      Leo

    • 10

    • 1376

    • 2024-04-25

  • [창작] [만화] 버거가 버거워 + 페스타 후기
    • Lv.44

      채소밭

    • 13

    • 725

    • 2024-04-09

  • [후기] [만화] 테라포밍 마스
    • Lv.45

      포풍

    • 9

    • 829

    • 2024-04-05

  • [키포지] 2024.04.20 코리아보드게임즈 듀얼 대회 후기
    • Lv.1

      새벽

    • 10

    • 481

    • 2024-04-21

  • [키포지] 즐거운 대회였습니다!! (간단한 1차 후기, 사진위주)
    • Lv.36

      물고기

    • 9

    • 471

    • 2024-04-20

  • [자유] 오늘도 평화로운 하차
    • 관리자

      [GM]신나요

    • 13

    • 2944

    • 2024-04-19

  • [자유] 전업 보드게임 작가를 꿈꾸는 분들을 위해, 김건희가 인사이트를 드립니다.
    • Lv.1

      웨이브미디어

    • 10

    • 780

    • 2024-04-18

  • [자유] 머더 미스터리 상표권 관련
    • 관리자

      [GM]하비게임본부

    • 15

    • 2358

    • 2024-04-18

  • [갤러] 라스베가스로 떠난 카우보이들 (feat. 소 판 돈)
    • 관리자

      에이캇뜨필충만

    • 7

    • 1016

    • 2023-09-18

  • [후기] 메이지나이트 리뷰 및 후기입니다.
    • Lv.4

      첨엔다그래요

    • 12

    • 1006

    • 2024-04-12

게임명 검색
Mypage Close My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