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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 킹덤 데스: 몬스터> 리뷰 (2): 거주지 단계를 포함한 게임의 매력
  • 2023-05-08 20: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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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M]신나요


※ 모든 이미지 출처: 보드게임긱

 
각종 기술, 거주지 성장 옵션이 넘쳐나게 많은 거주지 단계를 처리하는 데에 사냥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킹덤 데스: 몬스터>에 대한 이미지라면 아니메 스타일의 그림과 피규어, 엄청나게 비싼 가격, 전투 등이 있을 텐데요. 여기에 가려져 있는 거주지 단계의 볼륨이 생각보다 큽니다. 게임에 대해 재평가를 할 요소는 사실 전투가 아니라 이 거주지 단계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예요.

사냥 단계와 번갈아 진행하는 거주지 단계가 되면 살아남은 이들은 전리품을 챙겨 거주지로 돌아옵니다. 이곳에서 기술력을 꾸준히 키워갈 수 있고, 사냥에서 얻은 전리품을 가지고 장비와 무기를 만들 수도 있고, 시설을 업그레이드해서 장비의 질과 양을 늘릴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무기를 만들려면 특수한 재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것이 사냥 대상을 정하는 데에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특정 몬스터에게서만 나오는 재료로 세트템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한 몬스터를 대상으로 한 반복 사냥도 감수하게 됩니다.

 
잘 보면 아시겠지만, 아이템과 아이템 사이에 색깔 맞추기도 있어 배치에 한층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각종 장비들은 3×3 그리드 형태의 개인판에 배치하는데요. 특정한 조합으로 얻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생존자의 생존력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거주지에서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어떤 업그레이드가 어떤 이득을 제공하는지를 유로 게임 못지 않게 치밀하게 파고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치밀하게 파고들어야 할 정도로 컨텐츠가 방대하다는 것이 중요한 장점입니다(사실 저는 생각하기를 끄고 싶어질 정도로 옵션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특정 조건에서 발생하는 각종 이벤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벤트와 조건 또한 양이 상당합니다. 누군가가 이 세상에 대한 지식을 일정 수준 이상 깨침으로써 발생하는 것도 있고, 새생명이 태어나기도 하고, 전설의 아이를 맞이하기도 하고, 밖에서 마녀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특정 이벤트가 한두 해 뒤에 연계 이벤트를 깔기도 하고요. 거주지와 생존에 초점이 잘 맞춰진 이벤트들이라 여느 게임들의 무신경한 랜덤 이벤트와는 달리 이야기에 유기적으로 잘 섞이며, 내 몸을 깎아가며 이루어낸 거주지 성장이 눈에 보입니다. 

 
거주지 단계와 사냥 단계를 넘나들 때마다 테이블을 싹 치우고 새로 까는 수준으로 세팅과 볼륨이 엄청납니다.


이벤트는 한 랜턴이어에 적으면 한두 개, 많으면 예닐곱 개가 터지기도 합니다. 이 이벤트 역시 텍스트가 많고 결과 주사위 굴림이 수반되어 시간을 제법 잡아먹습니다. 거기에 생존자 세팅 등이 결합되어, 사냥 단계보다 거주지 단계가 더 길었던 적도 종종 있었을 정도입니다(한 랜턴이어가 1시간 반~2시간쯤 걸리는데 거주지 단계가 못해도 40분 정도는 거뜬히 잡아먹습니다). 

단순한 피규어 게임이 아니라 생각 외로 복잡다단한 게임이다 보니 구성물 양이 엄청납니다. 카드 양은 글룸헤이븐보다도 많을 겁니다. 전장을 꾸미는 지형지물, 거주지 설비별 시트, 수많은 토큰까지. 거기에 추적해야 할 것들도 상당히 많아서 헬퍼앱이 굉장히 유용합니다(쓰면 쓸수록 잘 만들어져 있더라구요). 사실 이 정도쯤까지 복잡하게 만들어진 게임을 보면 그냥 디지털 게임으로 만드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의구심도 들지만요(파밍 재료가 누적되는 양도 종류도 아주 많기 때문에 실상 디지털에 더 적합한 요소가 적지 않습니다).

 


확장이 많은데 하나하나가 다 고가이고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 진입장벽일 겁니다. 저도 지인이 보유하고 있어서 그 명성값을 기대해 즐겨본 건데, 예상 이상의 게임이었습니다. 보드게임긱 랭킹이 괜히 높은 게 아니겠죠. 전투의 디테일과 긴장감도 굉장히 강렬하게 기억에 남고요. 전멸 가까운 시점에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던 걸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주사위를 굴리는 보드게임의 전투 중에서는 최고라고 꼽을 정도로 몰입감이 대단합니다. 

제가 이제 10 랜턴이어쯤 살아남은 것 같은데요. 권격가로 제가 가장 애정을 기울여 키운 생존자는 시한부 목숨이 되었습니다. 빨리 후계자를 키워 이 생존자의 기술을 이어받게 해야 합니다(거주지 단계에 이런 것도 할 수 있습니다 ㅎㅎ). 제 성격상 30랜턴이어를 다 마치고(혹은 그 전에 조기 전멸하고) 나면 이 게임에 다시 도전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적어도 한 사이클 전체를 끝내고 싶다는 욕심은 굉장히 강하게 드는 아주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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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7 Sweine
    • 2023-05-09 10:14:36

    글을 읽다보니 열심히키운 제 붉은주먹이 저주받고 불사조크리터져서 은퇴시킬수밖에 없던 기억이 떠오르네요ㅜㅁㅜ
    진짜 몰입해서 하게되는 게임이에요! 정성글감사합니다!
    • 관리자 [GM]신나요
    • 2023-05-09 16:29:01

    주먹으로 키운 애들이 크리가 잘 터져서 참 좋은데 말입니다 ㅠㅠㅠㅠ 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늘 리뷰글에 댓글이 하나씩은 달려 줘서 꾸준히 힘내서 글을 쓰게 되네요 ㅎㅎ
    • Lv.3 RaidenVB
    • 2023-08-16 14:06:20

    정말 한글화 해서라도 소장하고 싶은 게임입니다만
    장비카드 프록시 문제도 있어서 항상 고민만 하게됩니다... 
    정발은 꿈도 못꾸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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