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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의 보드게임, 그 진행 04 - Coconu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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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1 00: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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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2 비형 스라블
올해는 작년처럼 그 때 그 때 즉흥적으로 보드게임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시스템이나 테마, 혹은 아이들의 흥미도를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보드게임을 소개할 생각으로 학년을 시작하였습니다.
작년 '교실에서의 보드게임'은 정말 생각지도 않게 시작되어, 중구난방, 좌충우돌, 우여곡절을 거쳐 아이들에게 소개되었고, 그 와중에도 아이들이 즐거워해 주어서 1년이 뜻깊었지만, 올해는 조금 더 아이들에게 맥락있는 보드게임을 소개해주기 위한 방안을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 사전조사로써,
의 포스팅을 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1년 동안의 보드게임을 소개할 나름대로의 방안을 구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3월 2주 Der Grosse Dalmuti
3월 3주 Ricochet Robots (클릭)
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3월 네째주에는, 아이들에게 휘두를 수 있는 전가의 보도 격, 선택된 덱스터리티 류의 보드게임 Coconuts를 소개하였습니다.
Coconuts (한글 표기는 '코코너츠' 입니다.)
Coconuts는 우리나라 보드게임 회사인 코리아보드게임즈의 보드게임입니다. 외국에 왕래하시던 분들에 의해서 알음알음 전해지던 보드게임 문화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뿌리내린 것은, '페이퍼이야기'에 의해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천년대 초반, 대학교 앞 번화가를 중심으로 보드게임 카페가 생겨나고, 대학생들의 또다른 문화 향유 도구로 퍼져가면서 굉장한 붐을 이룬 것이 우리나라 보드게임 문화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로부터 약 십 이삼년... 이젠 우리나라에서 보드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은 참 놀랍고 신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디자이너는 Walter Schneider 라는 분입니다. Coconuts가 데뷔작이라서... 도대체 어떻게 이 디자이너의 보드게임을 컨택했는지 궁금함이 드네요. 어쨌든.
Coconuts 의 장르는 덱스터리티 입니다. Dexterity 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손재주라는 뜻을 가지고 있네요. 신체를 사용하는 보드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저희 어릴 때, 땅바닥에서 금 그어놓고 조그맣고 납작한 돌멩이 주워서 손가락으로 까면서 하던 '땅따먹기' 같은 종류의 보드게임이라고 생각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러한 덱스터리티 류의 보드게임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할 수 있지요. Pitch Car, Crokinole, Tumbling Dice 같이 화려하고 멋진 나무 컴포넌트를 가지고 보는 재미, 만지는 재미까지 느끼도록 만든 고가의 보드게임과, Coconuts, Loopin Louie 같은 완구 형식의 덱스터리티 류의 보드게임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작년에, 학교에서는 Pitch Car, Crokinole, Tumbling Dice, 그리고 Coconuts 까지 네 가지 보드게임을 플레이 해 보았더랬는데요. 저는... 그 중에 Crokinole과 Coconuts를 남기고는 모두 처분했습니다. 그에 대한 대략의 이야기는
에 해 두었습니다.
Coconuts 는 서유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서유기의 손오공이 코코넛을 바구니에 넣어서 바구니를 가지고 오는 보드게임입니다.
구성물은,
원숭이가 네 마리 있습니다. 이 원숭이의 손에 코코넛을 올려두고, 발사해서 바구니에 코코넛을 넣도록 합니다.
요렇게! 원숭이의 발을 잡고 원숭이의 손을 아래로 내렸다가 놓으면 코코넛이 발사됩니다. 코코넛이 컵 속에 떨어지면, 자신의 개인판으로 그 컵을 가지고 오고, 그 컵을 획득하게 됩니다.
개인판에 표시된 그루터기 모양의 자리에 획득한 컵을 세 개 놓을 수 있고, 그 위로 피라미드 모양으로 두 개, 한 개의 컵을 쌓을 수 있습니다. 총 여섯 개의 컵을 가장 먼저 획득한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승리하게 됩니다. 만약, 여섯 개의 컵을 먼저 획득한 플레이어가 없이, 코코넛이 모두 떨어지면, 자신이 획득한 컵 속의 코코넛을 헤아려 가장 많은 코코넛을 획득한 플레이어가 승자가 됩니다.
다른 플레이어가 획득한 컵에 코코넛을 넣었을 경우, 컵을 빼앗아 올 수 있습니다.
빨강 컵에 코코넛을 넣은 경우, 한 번 더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은 누군가 여섯 개의 컵을 먼저 먹거나, 코코넛이 모두 떨어질 경우에 종료됩니다.
코코넛은 개인당 나누어주지 않고 더미를 만들어서 함께 사용하게 됩니다.
구성물 소개하다가 그냥 룰 설명이 이루어졌네요... (쿨럭) 다시 구성물 소개로 돌아가자면...
카드가 12장 들어 있습니다. 카드는 특수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마다 랜덤으로 두 장씩 가지고 게임을 시작하는데...
이 카드를 쓰면 코코넛을 발사하는 플레이어가 눈을 가리고 쏘게 됩니다.
이 카드는 발사하는 플레이어가 꼭 넣어야하는 컵을 지정해주는 카드이구요.
이 카드는... (마침 집에 룰북이 없어서...) 발사하는 플레이어가 팔 길이만큼 뒤로 떨어져서 발사하게 하는 카드였던 듯 싶습니다.
이건 발사할 때 바람 부는 카드... (쿨럭) 코코넛이 재질이, 바람으로 날아갈만한 재질입니다.
이 카드는 한 번 건너뛰게 하는 카드였던가...? (긁적)
이 카드는 한 번 더 쏘게 하는 카드입니다.
컵이 모두 14개가 들어 있습니다.
개인판 네 개.
아이스쿨이 들어있진 않습니다.
단지... 코코넛을 담아둘 상자가 필요했다는... 코코넛은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며, 탄력도 좋아, 컵에 들어갔다가 튕겨 나오기도 하곤 합니다.
Coconuts 의 가격은 코리아보드게임즈의 커뮤니티 겸 유통 사이트인 다이브다이스, 보드게임몰, 아콩다콩에서는 공히 29,700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여러 오픈마켓에서는 22,000원부터 구매가 가능하네요.
덱스터리티 류의 보드게임의 가장 큰 아쉬움은, 리플레이성이 확연하게 떨어진다는데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Coconuts 의 유통기간은 2주일 정도였던 듯 싶습니다. 제가 방과후학교 강사도 함께 하고 있어서, 그 아이들에게도 Coconuts 를 알려주었는데, 한참 방과후수업을 마치고 Coconuts 를 하고 가던 어린이들이, 얼마 전부터는 그냥 가길래, '왜 코코너츠 안해?'라고 물어보니, '이젠 질려서요'라고 대답하더군요.
Coconuts 는, 다른 보드게임과 함께 있을 때 빛을 발하는, 흔히 보드게임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브릿지 보드게임'으로 통용되는 그런 보드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는, 아이들에게 흥미와 호기심을 확실하게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보드게임 소개 초반에 알려줄 수 있는 보드게임입니다. Coconuts 를 발판 삼아, 다른 보드게임에 흥미와 관심을 불러 일으키게 해주는 그런 보드게임으로는 적절하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니, 대부분의 Dexterity 류로 분류되는 보드게임들이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그럼에도, 3만원 안쪽으로 한 카피 정도 가지고 있을만한 보드게임이라고 생각하여, 저는 하나 가지고 있으며, 쏠쏠하게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이 사진은 4월 2일, 올해 첫 '학교에서의 보드게임' 시간이었네요. 쉬는시간에, 점심시간에 보드게임을 하는 아이들을 그 때 그 때 찍어두는데, Coconuts 관련 사진은 이게 다네요. 아무래도 리플레이성은 확실하게 떨어지는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겠지요?
관련 보드게임
- 관련 보드게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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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중학생들로 이루어진 보드게임 모임을 이끌고 있어서 올리신 글에 공감이 많이 가네요. 덱스터리티 게임 뿐만 아니라 난이도가 낮은 게임은 처음엔 쉽게 흥미를 붙이는데 오래가지 않아 쉽게 싫증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떤 게임이던 오래하면 실력은 늘기 마련인데, 결국엔 자신의 전략으로 극복할 수 없는 운(Luck)이라는 걸림돌을 만나게 되고, 그때부터는 흥미가 떨어지나 봅니다. 해결책은 점차적으로 게임의 전략성을 조금씩 높여가거나, 같은 난이도의 게임으로 계속 바꾸어 주는 수 밖에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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