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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내가 아끼는 게임, Asara
  • 2015-11-01 19: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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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36

개인 블로그에 작성한 글이라 편한 문투로 작성하였습니다.
 
 
 
Asara (2010)
인원 : 2~4인
게임 시간 :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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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을 구입하는데에는 사람마다 각자 다양한 이유가 있다. 카페나 동호회에서 해봤는데 재미있어서, 설명서를 읽어봤는데 흥미가 동해서, 좋아하는 작가가 만든 게임이어서, 박스가 예뻐서 등등. 여기에 하나 더 해서, 많은 분들이 공감할테지만, 쇼핑몰에 생각보다 너무 싸게 들어왔을때(...) 도 꽤 흔한 이유다. 이렇게 충동구매를 한 때에는 나의 경우, 보통은 뜯지 않은 상태로 '해야지, 해야지'하다가 뜯지 않고 책장에 꼽아 전시용으로 사용하는 일이 많다. 밀봉된 게임의 갯수가 절반 이상을 넘어가는 시점이라, 최근에 들어서 구입은 좀 자제하고 사뒀던 게임들을 하나 하나 뜯어서 해보는 중인데, 최근 개봉한 게임등 중 아사라가 단연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사라는 Wolfgang Kramer와 Michael Kiesling, KK콤비라고 불리는 작가가 함께 만든 게임이다. 요즘은 하락세를 걷는다는 평을 받고 있으나 그 유명한 Torres와 Tikal을 디자인한 작가들로, 이미 끌어내릴 수 없는 명성을 다져놓은 디자이너들이다. 이들의 게임 중에 내가 해본 것은 Torres와 Coal baron인데, 심플한 룰에 머리를 열심히 굴려야하는 토레스도 재미있었고, 광부가 되어 광물을 캐낸다는 컨셉의 콜바론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중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아사라가 가장 재미있었다.

박스를 열면 조립할 수 있게 만들어진 거대한 파스텔 톤 게임보드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조립하고 나면 정말이지 엄청나게 큰데, 왠만한 카페 탁자에서는 돌릴 수가 없을 정도로 크다. 굳이 이렇게 크게 만들 필요가 있었나 싶은 생각도 했지만 막상 게임을 해보니 사용되지 않는 면적이 그리 크지 않아 이해가 되었다. 부드러운 색감으로 그려진 탑 건축 현장은 나름의 장관을 연출하는데, 그 따뜻하고 세밀한 일러스트에 감탄하여 아티스트를 찾아보니 Franz Vohwinkel이라는 사람이었다. 평소에 디자이너 이름만 기억했지 아티스트의 이름은 읽지 않고 넘어갔던지라 몰랐는데, 검색해보니 무려 카탄, 푸에르토리코, 보난자, 로스트 시티 등등 수 많은 게임의 일러스트에 참여한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다. 알고보니 예전에 리뷰도 작성했었던 아프리카나도 이 사람이 그린 것이었고, 느낌 비슷한 핀카도 이 사람의 작품이었다.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아티스트들도 그들 업계에서는 각자의 명성을 갖고 있겠구나 싶었다. 

아사라는 자신의 일꾼들을 이용해 탑을 지어 점수를 벌어들이는 게임이다. 보드는 몇 개의 구획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구획마다 플레이어는 일꾼을 배치해서 다양한 액션을 실행할 수 있다. 대부분이 탑의 부품을 사올 수 있는 시장이고, 그 외에 일꾼을 보충한다던가, 게임 운영에 필요한 돈을 벌어온다거나 하는 곳들이 있다. 그런 곳들을 잘 이용해서 형형색색의 탑을 짓는 과정에서 4번의 점수계산을 하고, 최종 결산을 한 다음, 승자를 가린다.

                                          <출처 : boardgamegeek/ André Kretzschmar>

위 사진이 플레이어들이 일을 시키는 일꾼 카드들이다. 자기 손에 있는 일꾼 들을 기본적으로 1장씩 내려놓으면서 게임을 진행하고, 모든 플레이어의 손에 카드가 다 떨어지면 1번의 점수계산을 한다. 이걸 4번하는 동안 탑을 열심히 올려 점수를 따야한다. 모든 액션은 이 일꾼카드들을 통해 실행된다. 탑 부품을 사오는 것도, 탑을 짓는 것도, 모두 이 카드를 그 액션을 하게 해주는 구획, 즉 각각 시장과 건설현장에 내려 놓아야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 구획들에 들어가 일을 할 수 있는 일꾼의 수에 제한이 있어서, 플레이어 간의 전략이 상충하면서 자연스레 경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오는 약간의 심리전과 압박감, 그리고 다른 사람과 자리싸움을 벌이면서 받는 은근한 스트레스(?)가 이 게임의 재미인데, 여기까지는 사실 비슷한 시스템의 게임이 최근 수도 없이 많이 쏟아져 나온 상태라 약간 식상하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는 이 시스템에 한 가지 요소를 더 추가했는데, 이것이 화룡점정이 되어 게임이 깔끔하게 떨어진다.

처음 받는 일꾼 카드에는 5가지 종류가 있다. 이 녀석들을 일터로 보내 일을 시키는데, 문제는 각 일터마다 한 가지 색깔의 카드만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구획에 카드를 놓을 때에는 그 곳에 첫 번째로 놓인 카드와 같은 색의 카드를 놓아야한다. 같은 색 카드를 놓을 수 없다면 다른 색 카드 두 장을 놓아서 액션을 할 수 있다. 이 규칙 때문에 자리배치 싸움 외에 본인의 턴 관리, 또, 상대를 괴롭히려면(ㅋㅋ) 어느 색깔 카드를 어느 곳에 사용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추가된다. 최선의 액션 하나를 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액션 두 가지를 할 것인가. 이 규칙이 매턴 한숨을 쉬게 하면서도 재미있는 고민을 하게 해주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출처 : boardgamegeek/Janna_>

탑에는 5가지 색깔이 있어 선택적으로 건설을 할 수 있다. 탑 색깔마다 점수를 따로 계산하고, 색깔마다 점수 규모와 부품 가격이 상이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의 사고가 필요하다. 박리다매로 싼 가격의 탑들만 집중해서 짓는 방법도 있고, 고가의 탑들에만 집중하는 전략, 아니면 아예 여러 색의 탑들을 낮게 건설하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본인만의 전략을 밀고 나가다가 상대방과의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거나, 아니면 아무도 짓지 않은 색의 탑이 있음을 발견할 때마다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모든 게임이 다 그렇겠지만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취할지 정하는 것은 항상 어렵다. 이 과정에서 무리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는 것이 게임의 맥이다.

                                                 <출처 : boardgamegeek/Jason C>

오랜만에 나에게 딱 맞는 훌륭한 게임을 발견했다. 지금은 국내에서는 찾기가 어렵게 된 아카디아나 피렌체를 처음 해봤을 때의 느낌이 이런 느낌이었는데, 머리를 쓰되 피곤하지 않고 적당히 커피 한잔과 한 판 깔끔하게 할만한 게임이라고 평하고 싶다. 대부분 거의 주변 지인들이나 가족과 함께 게임을 하고, 성향 상 게임 자체를 즐긴다기 보다는 주변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멋진 액티비티의 하나로 '보드게임'을 인식하고 있는 나이기에, 아사라는 나로써 굉장히 만족스러운 게임이었다. 보드판이 너무 커서 휴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딱 한가지 흠이긴 하지만, 아사라는 아마 되팔지 않고 쭉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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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5-11-02 08:54:57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게임인데 리뷰 보니 반갑네요,, 정말 좋은 게임입니다 ^^
    • 2015-11-03 00:08:52

    저도 참 좋게 생각하는 게임이네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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