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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시판 > 아컴호러 카드게임 광기의 미궁 이벤트 참가 리뷰
  • 2022-05-09 00:47:30

  • 5

  • 1,315

Lv.1 몽테

0. '걸그룹 매니저라 오툴은 오늘도 바쁘다'팀에 "스키즈" 오'툴로 참석!


아컴호러 카드게임 독립 시나리오 중, 광기의 미궁은 12인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보고서 흥미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3팩을 구매해서 12인 플레이를 시도해볼까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시즌이라 사람을 모으기 어렵기도 하고,  애초에 던위치 호러도 솔로 플레이로 밖에 안 깨본 상황인지라 그냥 하나 사두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코리아보드게임즈가 보드게임페스타에서 광기의 미궁 12인 플레이를 모집한다는 이벤트를 보게 되었고, 운이 좋아 참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오래전부터 구상하고 사용하면서 테스트를 해보던 서포터 "스키즈" 오'툴을 이번에 사용하려고 제안했더니 팀 명으로 '걸그룹 매니저라 오툴은 오늘도 바쁘다'가 아이디어로 나왔다는 사연이 있습니다. (결국 서포터로 참가했던 저 혼자 고립된 상태로 시작했다는 것은 ...)

그렇게 '걸그룹 매니저라 오툴은 오늘도 바쁘다'팀에 "스키즈" 오'툴 로 덱을 만들어서 참가한 후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플레이에 집중하느라 사진을 하나도 안 찍어서 글만 쭉 이어지게 될 예정입니다. 이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아래부터는 스토리나 세부 시스템, 카드 등에대한 본격적인 스포일러는 없으나, 광기의 미궁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는 나올 예정이다보니, 정말 그 어떤 정보도 모른 상태로 광기의 미궁을 해보고 싶으신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면 되겠습니다 ㅎㅎ; 

 

1. 12인 협력 플레이?


광기의 미궁은 대규모 다인 모드로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최대 12인까지 협력 플레이가 가능하죠. 좀 더 정확히는 4인 1팀으로 구성된 조사자가 총 3팀이 참가하여 동시에 진행하는 형식입니다. 광기의 미궁 룰북에 적혀있는 내용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시나리오 카드에 별도로 지시되어 있지 않은 한, 다른 그룹의 조사자와 소통할 수 없습니다. 조사자는 다른 그룹의 플레이 영역을 확인해볼 수 없습니다. (최상의 경험을 하려면, 가급적 그룹별로 다른 탁자에 앉거나 다른 방에서 게임을 즐길 것을 권장합니다.)

게임 속 스토리도 3 그룹으로 나뉜 조사자들이 광기의 미궁에 들어가 각기 다른 3 장소를 조사하는 것으로 묘사가 됩니다. 광기의 미궁이 제공하는 대규모 다인 모드의 재미는 여기에서 생깁니다.

각 그룹의 조사자들은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매우 빠르게 막다른 길에 도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알파벳과 숫자, 특수기호가 섞인 비밀번호 12자리를 알아야 잠긴 문을 열 수 있는데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3개의 길 중 2개의 길이 즉사하는 함정이 설치되어 있는데 아무런 단서가 없을 때도 있습니다. 불합리한 상황 속에 조사자들은 막막해지기 시작합니다.

2. 한정된 소통

앞서 인용한 룰북 내용에 '시나리오 카드에 별도로 지시되어 있지 않은 한' 소통할 수 없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여기서 다들 짐작하셨겠지만 때때로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소통의 기회를 얻은 조사자들이 각 다른 팀의 상황이 어떠한 지를 듣고 이야기할 수 있죠. 각자 자신의 구역에서 발견한 의미를 알 수 없었던 암호들이 서로에게 결정적인 단서가 되고 서로의 목숨을 구하는 생명줄이 됩니다. 

솔직히 그런 식의 기믹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면부지의 조사자들이 각자 자신이 발견한 단서를 교환하다가 "아! 그거! 그거 우리한테 필요한 거였어요! 감사합니다! 혹시 저희는 이런 걸 봤는데 어떤가요?"와 같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때의 그 느낌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던 중 소통의 기회를 얻은 순간. 그리고 그 기회가 정말 중요한 기회였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그러한 것들이 기분 좋은 경험으로 머리 속에 남으며 다음 소통은 언제가 될지 기다리게 됩니다. 아 지금은 저 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지금 우리 팀에 일어난 상황을 빨리 설명해줘야 하는데! 라며 발을 동동거리게 되죠.

3. 테마와 연계성

보드게임 중에는 테마와 룰이 따로 놀 때도 있고, "와 이거 테마랑 룰이 연계가 되네?"라고 바로 납득을 할 때가 있습니다. 광기의 미궁, 대규모 다인 모드는 한정된 소통이 테마랑 잘 연계되어 있습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미궁에 들어오게 된 조사자들. 이들은 서로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대화를 나눌 수 없습니다. 지금 당장 눈 앞에 있는 동료 조사자들만이 믿을 수 있는 유일한 동료이죠. 

게임 중 막다른 길에 도달하고, 불확실한 선택을 강요하는 상황에 다른 팀과 소통을 못 하는 상황이 '규칙이 그러니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스토리와 주어진 상황, 그외 각종 묘사들이 서로 소통을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기게 만듭니다. 그리고 영화 쏘우를 연상시키는 연출들이 신화카드와 기믹과 맞물려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4. 불합리함에서 비롯된 불편함

광기의 미궁은 3개 팀 사이의 소통을 제한함으로 테마도 살리고, 한정된 소통을 효과적으로 했을 때의 만족감도 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통은 제한적인 데, 한 팀의 행동이 다른 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스템에서 불편함이 생겨납니다.

이게 PC게임이었다면 프로그램이 알아서 다 해결해줬을 테지만, 광기의 미궁은 보드게임입니다. 이벤트에서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탭들이 있었기에 "저기 우리가 이런 효과를 쓰려고 하는데, 저쪽 팀에게 전달해줄 수 있을까요?"라든가 "지금 이런 문구가 있는데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죠? 지금 저쪽 팀에게 우리의 정보를 줄 수 있다는 뜻이 맞나요?"와 같은 질문을 하면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만약 스탭들이 없었다면 플레이 중에 혼란이 생기면서 이걸 지금 한정된 소통의 기회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없다는 뜻인지 고민하며 플레이 외적인 고민에 시간을 써야만 했을 겁니다.

5. 저기요... 저 죽었는데요?

결과적으로 죽은 탐사자 한 명 없이 다 같이 광기의 미궁을 탈출할 수 있었지만, 제 조사자는 이벤트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죽을 뻔 했습니다. 만약 그렇게 죽었다면 1시에 시작해서 4시 30분까지 진행했던 이벤트였는데, 3시간 가량을 구경을 하거나 그냥 집에 갔을지도 모르죠.

테마로는 당연한 이야기이고, 영화나 드라마로 봤다면 초반에 죽는 희생자 역할에 더욱 긴장하고 몰입해서 봤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다 같이 즐기는 협력 보드게임입니다. 보드게임 뱅에서도 '너무 초반에 탈락한 사람이 할 일이 없다.'라는 이야기가 간간히 나오는 설명 포함해 최소 3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보드게임에서 초반에 사망해버렸다...?

광기의 미궁이 주는 테마나 스토리상 즉사 연출로 긴장감을 주는 것이 테마의 몰입과 즐거움을 준다고 생각하는 한 편, 막상 진짜로 죽어버렸을 때 당사자가 느끼는 허탈감이나 스트레스를 쉽게 넘길 수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혹시나 그런 상황에 쳐했을 때 스트레스를 크게 느끼는 분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네요.

6. 한 번 쯤 경험해보면 좋을 광기의 미궁

보드게임을 하다보면 "아 이건 진짜 내 친구들도 해봤으면 좋겠다."싶은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팬데믹 레거시, 에이언즈 엔드 레거시와 같은 레거시류 보드게임이 준 플레이 중에 시스템과 스토리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것을 느꼈던 즐거움. 한 편의 콜 오브 크툴루 시나리오를 즐긴 것 같은 느낌을 준 아컴호러 카드게임. 

거기에 이번에 하나 더 추가되었습니다. 쏘우 영화의 희생자가 되어 목숨이 위협을 받는 긴박함 속에서 퍼즐을 푸는 재미, 소통이 제한된 상황 속에서 서로에게 수수께끼를 푸는 데 필요한 단서를 교환하는 협력형 보드게임의 한 결정체를 체험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광기의 미궁이 3팩, 12인의 조사자 덱을 만들 수 있을 카드가 있어야 하며,(개인적으로는 적어도 3인 1팀으로 최소 9인이서 하는 걸 권장드립니다.) 원할한 진행을 도울 도우미 및 스탭의 유무도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즉, 플레이를 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노력을 감수하면서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시나리오였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한 번... 뜻있는 사람들을 모아 해보고 싶네요.



이런 재밌는 이벤트를 열어준 코리아보드게임즈, 현장에서 진행하느라 정말 수고 많았던 스탭분들, 그리고 같이 광기의 미궁을 깬 조사자 동료 여러분들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리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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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관리자 신나요
    • 2022-05-09 08:45:14

    <아컴호러 카드게임>으로 어떻게 12인 플레이가 가능한지 의아해 하는 분들도 좀 있었는데, 이 <광기의 미궁>은 그 시스템을 사용해서 영리하게 잘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즐거운 시간 보내셨겠어요!
    • Lv.1 몽테
    • 2022-05-09 10:40:02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ㅋㅋㅋ 덕분에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아컴호러 카드게임의 욕망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 Lv.44 채소밭
    • 2022-05-09 12:55:45

    와! 정확히 어떤 형태의 게임인지 몰랐는데 정말 재미있었겠어요. ㅎㅎ 팀 이름 너무 웃겨요 ㅋㅋㅋ
    • Lv.1 몽테
    • 2022-05-09 14:57:04

    긍정적 댓글 감사합니다! ㅋㅋ 집을 불태운 대표조사자들의 모임 같은 팀 이름도 제안했었는데, 저 걸그룹 매니저 오툴이 너무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서 결국 저게 팀명이 되었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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