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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여러분들이 책임져주세욧!
  • 2003-09-10 23:03:06

  • 0

  • 666

페이퍼를 필두로 보드게임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뿌리를 내린지도 이제 1년이 훨씬 지났군요.
뭐, 슬슬 물갈이도 있는 것 같고 초창기의 그 정겨운 오두막같은 까페(사실 전 예전 지하의 스무평 짜리 페이퍼가 훨씬 좋았다는 느낌입니다만...)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구요.
물론 너프도 예외는 아니겠지만요.

여기저기서 가게 내 놨다. 힘들다. 왜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남의 얘기 같지 않아 마음이 아픕니다.
물론 강남이나 대학로의 어디서는 주말 하루에만 400이상의 매상을 올린다는 비현실적인 얘기도 들리고 있긴 하지만요.

그저 게임이 좋아서, 사람들과 게임을 통해 만나고 싶고, 손님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것만 보아도 괜히 흐뭇해지고, 그래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앞뒤 별로 안 재보고 뛰어든 그런 비현실적인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이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있다죠.

그들은 수익성이니 뭐니 따위는 그다지 안중에 없었나 봅니다.
그래서 정말 요즘은 그 누구나 다 하는 프렌차이즈라는 것에도 무관심한 채 한 달 매상의 대부분을 게임 사는 데에 투자를 했다죠.

밥 대신 라면 먹어가며 밥깞 아껴 게임을 사고 싶어하는, 대책없는, 그래서 진짜로 비현실적인 사람들이었다죠.

지금은 어쩌면 그런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은 구경할 수 없을 지 모르겠습니다.

네온사인 간판의 불빛이 번쩍이고 평당 300만 원 가까운 럭셔리한 인테리어에, 1분 넘어가도 요금을 칼처럼 내야하는 그런 돈 냄새 물씬나는 한 달 매출 2천 만원을 자랑하는 곳들만 남을테죠. 그리하여 보드게임을 하는 것을 고급 양주 마시는 것과 동일한 범주로 격상시킨 것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내는 그런 주인들만 남을테죠.

주위를 둘러 보면 온라인 상에 거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게임에 남다른 애정을 품고 손님들을 식구처럼 생각해 주는 그런 주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들도 많이 있을 겁니다. 매니저를 따로 두고 주인은 또 다른 투자꺼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런 곳들 말고요.

물론 보드게임의 완성은 가족과 친지, 친구들이 정기적으로 가정에서 모여 이루어지는 형태이겠지만, 가끔 밖에서 좋은 사람들과 만나 보드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그런 이름없는 곳을 찾아 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군요.
모두들 사람 냄새가 좋아 이러한 오프라인 게임을 선택한 것 아니었던가요.

그래서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모두 보드게임 까페 흉보지만 마시고 간이역같아 별로 눈에 뜨진 않지만 인간적인 냄새가 물신 풍기는 그런 곳들을 추천해 주기로요.
그리고 다다이스 모임도 무조건 머글, 틱톡, 너프 이런 식이 아니라 추천받은 가게를 돌아가며 이뤄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두들리님이나 양 두개 줄께님, 충분히 이해해주시겠죠?)

좀 멀면 어떱니까? 기대감을 품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봅니다.

백화점만 모두 살아 남고 구멍 가게는 다 죽는 그런 미래는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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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03-09-10 23:11:07

    ^^
    • Lv.1 사자마왕
    • 2003-09-10 23:13:26

    ^^좋네요..열렬한 지지를 보내면서 동참하겠습니다;
    • 2003-09-10 23:43:42

    휴~ 어째서 인간적 냄새가 물씬 나는 것과 럭셔리한 분위기는 어울리지 않는 느낌일까요. 조금 슬픕니다...
    • 2003-09-10 23:53:59

    저도 백화점보다는 구멍 가게가 좋아요. 백화점은 당최... 체질에 안 맞아서...
    아래 글도 그렇고 이래저래 심란하신가 봅니다. 힘내세요!
    구멍가게를 좋아해주는 분들도 분명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2003-09-11 01:00:40

    김우중님의 멘트와 관련하여..
    한국영화 중에 좀 예술성이 있다.. 라고 칭해지는 영화들은 많은 경우 인물들이 지지리도 가난하고, 장애가 있는 경우도 있고, 사람됨이 모자란다던지.. 여튼 위에서 열거한 특징을 가진 경우가 꽤 되죠. 이런 영화들은 '서민의 생활상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따위의 평으로 높이 치켜세워지죠.
    깔끔하면서 예술적인 영화를 원하는 저로서는 아쉬울 따름이죠.

    인간미와 럭셔리 - 이 단어 자체도 그렇게 맘에 들지는 않지만 -는 공존이 불가능한가봅니다.
    • Lv.1 템페스트
    • 2003-09-11 11:02:22

    전적으로 건달프 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여러 카페를 돌아다니다 보면 꼭 자주 가고 싶어지는 카페는 정해져 있죠.. 그건 카페의 인테리어나 외형적인 분위기의 문제가 아닌것 같습니다. 정말 게임 자체를 즐기시고 좋아하셔서 손님들에게 즐거움을 주시는 운영자님이 계신가 하면 룰 설명도 너무나 기계적으로 해주면서 제대로 안해주는 카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좋은 카페를 발견하면 꼭 그곳을 다시 찾습니다. 그런 카페들은 다른 어떤 말보다도 인간적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죠. 그런 곳이 있다면 꼭 추천해 주세요. 저의 단골은 정해져 있지만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까 한 곳에 있는 카페만을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거든요. 많이 알아두면 좋을것 같아요..
    • Lv.1 윤주한
    • 2003-09-13 18:38:06

    갠달프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네온사인 간판의 불빛이 번쩍이고 평당 300만 원 가까운 럭셔리한 인테리어에, 1분 넘어가도 요금을 칼처럼 내야하는 그런 돈 냄새 물씬나는 한 달 매출 2천 만원을 자랑하는 곳들만 남을테죠. 그리하여 보드게임을 하는 것을 고급 양주 마시는 것과 동일한 범주로 격상시킨 것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내는 그런 주인들' 이 운영하는 보드게임 카페와

    '주위를 둘러 보면 온라인 상에 거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게임에 남다른 애정을 품고 손님들을 식구처럼 생각해 주는 그런 주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그런 보드게임 카페중에

    둘 중 하나만 살아남아야 한다면
    선택은 보드게임을 즐기는 대중이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모든 분들도 포함이 되겠지요.

    선택을 강요당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경제현실 탓도 조금 해볼 수는 있겠지만요.

    문화란 거대한 흐름은 한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는 없겠지만

    겐달프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각자의 또 다릇 샛강을 만들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힘들어하지 마시고 힘내세요.

    한 번에 모든것을 이루는 것은 힘들겠지만

    퍼즐을 한조각 한조각 맞춰나가듯이
    한걸음씩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출구가 보이겠죠.

    보드게임이 그렇듯이
    사는 것도 언제나 한턴이 아쉬운 것 같습니다.

    - 광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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