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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창작 게시판 동물원에서 카지노까지 <인체인> 개발일지
  • 2023-04-17 21: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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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2 팀디미디움

안녕하세요. 보드게임 개발팀 디미디움의 작가 이재웅입니다.



디미디움의 3번째 텀블벅 프로젝트 ‘인체인’을 출시하게 되어, 게임의 개발일지를 공개하고자 합니다.

 

보드게임을 개발할 때의 시작 아이디어는 보통 보드게임의 3요소 메커니즘, 테마, 구성물 중 하나를 결정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번 게임은 “여러 동물의 공통점과 차이점”이라는 특징을 테마로 게임을 제작하기로 합니다. ‘동물’이라는 키워드는 최근 5년간 꽤 잘 먹힌 테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에버델, 루트, 윙스팬, 아크노바, 캐스캐디아 등의 게임들이 등장했죠. 그리하여 무작정 여러 동물을 선정하고, 각 동물의 특성을 14가지로 정리해서 카드를 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각 특성이 되도록 동일한 수로 분배되도록 카드를 제작했습니다.

(게임의 첫 번째 프로토타입)

프로토타입을 먼저 제작하고 보니, 자연스럽게 규칙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규칙인데요. 각 특성들이 포함된 주사위 2개를 굴리고 각 특성이 연결되도록 카드 조합을 먼저 발견하면, 카드를 가져가고 빈자리에 새 카드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임입니다. 위 사진의 경우 ‘느리다’와 ‘작다’를 연결해야 하는데, 무당개구리->호랑이->곰->토끼 순서로 카드를 연결한다면 느리다->무늬->땅굴->작다 순서로 정답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단, 어떤 특성을 연결해야 하는지 선정해야하기 때문에 커스텀 12면체 주사위가 추가되었습니다. 게임의 진행 방식은 세트와 캔디 매치의 진행 방식을 참고했습니다.

 

(패턴 매칭 게임의 원조, 세트)

(라이너 크니지아 박사님의 패턴 매칭, 캔디 매치)

세트의 진행 방식은 카드 9장을 공개한 다음, 누군가 카드를 가져가면 다시 9장이 되도록 카드를 채우는 방식입니다. 캔디 매치의 진행 방식은 누군가 패턴을 발견할 때까지 돌아가면서 카드를 1장씩 공개하는 방식입니다.

 

‘인체인’은 세트의 진행 방식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이것을 결정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1. 시선의 분산

  2. 위 게임들과의 차이점은 주사위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주사위도 봐야 하고 공개되는 카드들도 봐야 하므로 지속해 카드가 공개되는 캔디 매치 방식에서 시선의 분산이 과하다는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3. 순발력의 필요성

  4. 캔디 매치의 경우 패턴이 아주 쉽게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장수를 놓고 한 번에 카드를 채우는 방식이 적절하지 않습니다. 카드를 채우는 중간에 패턴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체인’은 패턴의 난이도가 캔디 매치만큼 쉽지 않기 때문에 해당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으로는 플레이 피드백을 바탕으로 게임의 개선점을 결정해야 했습니다.

  1. 주사위가 같은 그림이 나오는 경우 다시 굴리는 것이 게임의 흐름을 깬다.

  2. 정답이 없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3. 한 장이 정답인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정답은 2장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칙을 추가하자 직관성이 떨어졌습니다)

  4. 각 특성을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5. 아트워크의 차별점을 주기가 어렵다.



(그리하여 제작된 두 번째 프로토타입)

두 번째 프로토타입의 변경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12가지 특성을 둘로 나누어 6면체 주사위에 추가했습니다. 문제로 제시되는 패턴의 경우의 수가 줄어드는 점은 아쉽지만, 같은 면이 나오지 않는 것에서 오는 이점과 제작 단가(매우 중요합니다.)의 절감 측면에서의 이점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2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답이 없는 경우가 발생하면 새로운 카드를 공개하는 규칙을 추가했습니다.

3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6가지 특성을 새로 추가하여 총 18가지 특성으로 카드를 제작하여 3번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주사위 1의 특성 6개(A), 주사위 2의 특성 6개(B), 어느 주사위에도 속하지 않은 특성 6개(C, 지금 생각해 보니 이 특성은 반드시 6개일 필요는 없었습니다.)로 설정하고 각 카드가 A 특성과 B 특성을 같이 갖지 않도록 카드를 구성했습니다. 이러면 최소 2장의 카드를 사용해야 패턴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여러 동물의 공통점과 차이점’이라는 테마에서 출발한 게임이었지만 4번, 5번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테마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파이의 여러 물건을 놓고 물건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테마를 변경합니다.

그리고 각 아이콘의 위치를 제각각으로 주었습니다. 카드의 아이콘을 찾아내는 관찰력이 패턴 매칭이라는 메커니즘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당시에 미크로마크로를 플레이 했던 것이 이 아이디어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월리를 찾아라… 관찰 추리 보드게임 미크로마크로)

단, 이 아이디어의 경우 물건의 위치를 너무 제각각인 것은 플레이어가 이해하기에 혼란스럽다는 피드백이 있었고 다음과 같이 카드의 구성을 변경해 줍니다.



(다소 힙한 느낌의 세 번째 프로토타입입니다.)

세 번째 프로토타입의 변경 점은 크지 않았습니다. 물건들의 위치를 머리, 목, 손, 몸통으로 고정해 주는 변화가 있었고, 각 물건의 위치를 어느 정도 고정해 주었습니다. 게임이 훨씬 정돈되어 있고, 완성도가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단계에서 아트워크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아트워크가 적용된 네 번째 프로토타입)

아트워크를 작업하면서 2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1. 관찰하는 재미를 위해 6명이 인물이 추가되었습니다.

  2. 식별의 용이성을 위해서 물건은 컬러, 나머지 부분은 흑백으로 처리했습니다.

 

게임의 완성도가 저의 개발새발 아트워크 버전에 비해 훨씬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개선점이 남아있습니다.

  1. 주사위를 굴리는 것으로 인한 시선의 분산과 게임 흐름의 부자연스러움.

  2. 패턴의 난이도가 때때로 너무 높게 제시됨.

  3. 색상에 민감하지 않은 플레이어의 경우 물건의 구별이 어려움.

 

여태 3가지 특성이 존재했던 카드에서 인물이라는 4번째 특성이 추가되면서 위 문제들을 해결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해 볼 수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제작된 다섯 번째 프로토타입)

다섯 번째 프로토타입은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1. 주사위를 제거

  2. 카드별로 물건을 3개에서 2개만 배치

  3. 주사위로 결정하는 특정 두 가지 물건을 연결하는 대신, 처음 카드와 마지막 카드의 인물이 일치하도록 규칙 변경

  4. 물건의 형태와 색상을 구별이 잘되도록 재배치

 

이 변화를 통해 플레이어의 시선을 중앙에 집중시킬 수 있게 되었고, 주사위를 굴리는 과정으로 인한 게임 흐름의 부자연스러움이 사라졌습니다. 전체적으로 카드 연결의 경우의 수가 줄어들며 너무 쉽지도 않고, 너무 어렵지도 않은 적절한 난이도의 퍼즐로 난이도가 변경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변경 점이 있었습니다.

- 물건의 종류가 18개에서 12개로 줄어들었습니다.

- 같은 인물 카드가 같은 물건을 가지고 있지 않도록 해서 카드 2장이 정답이 되는 경우를 제외했습니다.

- 적정 플레이타임을 위해 각 카드를 2장씩으로 변경하여 게임 길이를 증가시켰습니다. 단, 이 경우 같은 카드 2장이 정답이 되지 않도록 규칙을 추가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개발된 <인체인>은 현재 텀블벅 펀딩 공개 예정 중입니다!

https://tumblbug.com/enchain

프로젝트를 응원해 주시면 저희 팀에게 아주 큰 힘이 됩니다!

 

패턴 매칭 보드게임<인체인>의 개발일지는 여기에서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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