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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기획 황금의 에이스 역대 수상작 돌아 보기
  • 2022-08-30 10: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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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M]언테임드
 

황금의 에이스 초창기

1986년에 열린 <칸 국제 게임 페스티벌>의 첫 모습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보드게임 시장이 지금처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 않았기에 1년에 발매되는 신규 보드게임의 수도 그리 많지 않았고, 전반적인 보드게임 시장의 크기 자체가 지금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첫 번째 행사는 체스나 브릿지 같은 전통 게임과 <스크래블>처럼 오랜 역사를 가진 게임이 중심이 되었고, 행사의 참관객도 10,000명 남짓에 불과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황금의 에이스 상이 없었다. 황금의 에이스가 생긴 것은 제3회 <칸 국제 게임 페스티벌>이 열린 1988년부터다. 이 당시 황금의 에이스는 요즘처럼 게임의 난이도에 따라 각 부문별로 시상하는 것도 아니었고, 직전년도만이 아니라 최근 3년 내에 발매된 게임 전부를 대상으로 하는 등 여러모로 지금과는 달랐다.
 

당시 수상작은 황금의 에이스 부문, 새로운 게임 부문, 창의적인 게임 부문, 비디오 게임 부문으로 나뉘었다. 첫 시상에서 황금의 에이스는 <슈퍼 갱>, 새로운 게임 부문은 <갈락시아>와 <메타모포스>, 창의적인 게임 부문은 <템페트>, 비디오 게임 부문은 <테콥>이 수상했는데, 안타깝게도 이 중에서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게임은 없다.


1989년부터 2002년까지
 

1989년부터는 2002년까지는 보드게임을 다양한 장르로 나누어 각 장르별로 수상작을 정했고, 그해 최고의 게임에는 슈퍼 황금의 에이스란 이름의 상을 시상했다. 1989년에는 슈퍼 황금의 에이스, 컴퓨터 게임 부문, 파티 게임 부문, 전략 게임 부문, 어드벤처 게임 부문, 시뮬레이션 게임 부문, 단어 게임 부문을 시상했는데, 1990년에는 슈퍼 황금의 에이스, 컴퓨터 게임 부문, 사회적 게임 부문, 전략 게임 부문, 청소년 게임 부문, 단어 게임 부문, 기대작 부문으로 완전히 개편되었다. 더군다나 이듬해인 1991년에는 걸프 전쟁으로 인해 <칸 국제 게임 페스티벌> 자체가 열리지 않아, 황금의 에이스 역시 시상되지 못했다. 한 해를 건너뛰고 열린 1992년의 시상식에는 어린이 게임 부문이 '카데'와 '벤자메' 두 단계로 나뉘어 추가되었고, '조커'라는 명확히 분류할 수 없는 등급이 추가됐다. 이런 경향은 2002년까지 이어지는데, 해에 따라 어떤 해에는 가족 게임 부문이 생겼다 없어지고, 또 어떤 해에는 카드 게임 부문이 생겼다 없어지고, 또 어떤 해에는 전략 게임 부문이 아닌 전술 게임 부문이 생겼다 없어지는 등, 꾸준히 시상된 슈퍼 황금의 에이스를 제외하면 일관성이 없었다. 상이 여러 시행착오 끝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단계라 볼 수 있다.

슈퍼 황금의 에이스 수상작

  • 1989년 - 아발론 클래식

  • 1990년 - 투탕카몬 

  • 1991년 - 없음

  • 1992년 - 콰르토

  • 1993년 - S.O.S 플롬비 

  • 1994년 - 푸셔 

  • 1995년 - 콘도티에르 

  • 1996년 - 매직: 더 개더링

  • 1997년 - 갱 오브 포

  • 1998년 - 차트레

  • 1999년 - 스파이스 네비게이터

  • 2000년 - 카후나

  • 2001년 - 블로커스

  • 2002년 - 바카리

이 당시 슈퍼 황금의 에이스 수상작을 보면, 고전 보드게임처럼 추상적인 형태의 보드게임 비중이 높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스태디셀러로 자리 잡아 널리 알려진 <아발론 클래식>과 <콰르토>, <블로커스>는 물론이고, <푸셔>, <바카리> 역시 추상 전략 형태의 게임이며, <차트레>는 숫자로 하는 <스크래블>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스크래블>과 닮은 게임이다. 테마가 있는 게임이지만 기본 구조는 추상 전략 게임과 흡사한 나 <카후나>에 이르기까지 슈퍼 황금의 에이스 수상작 결정에 어느 정도의 일관성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아발론 클래식 - 1989년 황금의 에이스 수상작

 
 

1989년에 슈퍼 황금의 에이스를 수상한 <아발론 클래식>은 1987년에 처음 발매됐다. 후보작의 범위가 직전년도 발매작이 아닌 3년 내에 발매된 게임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기에, 뒤늦게나마 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발론 클래식>의 게임 규칙은 간단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육각형의 게임판 위에서 흰 구슬과 검은 구슬을 움직이며 게임을 진행한다. 게임판 위에 놓인 구슬은 인접한 여섯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자기 구슬 1~3개를 한 번에 움직일 수 있다. 구슬은 놓여 있던 곳에서 인접한 칸으로 한 칸 움직이며, 구슬 여러 개를 움직이기로 했다면 이들 모두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구슬을 움직이는 방법은 구슬들이 일렬로 있을 때 앞이나 뒤로 움직이는 '직선 이동'과 옆으로 움직이는 '사선 이동'으로 나눌 수 있다. 직선 이동을 할 때 상대방 구슬과 맞닿아 있고, 직선 이동을 하려는 구슬 수가 그 이동 방향에 있는 상대방의 구슬 수보다 더 많으면서, 상대방 구슬의 뒤에 빈칸이나 게임판 가장자리가 있다면 상대방의 구슬을 밀어낼 수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을 '밀어내기'라 부르는데, 이는 <아발론 클래식>을 대표하는 가장 개성적인 행동이다. 게임의 목표도 바로 이 밀어내기 행동과 관련돼 있는데, 구슬을 밀어내어 먼저 상대방 구슬 6개를 게임판 밖으로 떨어트린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바둑이나 장기 같은 추상 전략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규칙 자체는 간단하지만, 전략적 깊이가 있어 완전히 터득하기에는 제법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게임으로, 30여 년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이유가 명확하게 보이는 게임이다.

​<아발론 클래식>은 발매 후 10년이 지난 1998년에 이를 기념하여 <황금의 에이스 10주년>이란 특별상을 한 번 더 받았다. 아직까지 <아발론 클래식> 이후에는 이러한 특별상을 수상한 경우가 없기에 <아발론 클래식>이 매우 특별한 존재임을 알 수 있다.


블로커스 - 2001년 황금의 에이스 수상작

 
 

'폴리오미노 도형'은 정사각형 여러 개가 연결된 형태로 만들어지는 다각형을 의미한다. 이 폴리오미노 도형은 여러 게임에서 공간 퍼즐의 형태로 사용되는데, <블로커스>는 바로 이 폴리오미노 이 도형으로 이뤄진 블록 조각들을 이용해 한정된 공간 안에서 누가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느냐를 두고 겨루는 형식의 게임이다. <블로커스>에는 4가지 색깔의 블록 조각이 색깔마다 21개씩 들어있고, 한 색깔의 블록 조각 모두가 한 플레이어의 몫이다. 차례마다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블록 조각 중 하나를 게임판에 올려놓고, 게임이 끝날 때 게임판에서 공간을 가장 많이 차지한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그런데, <블로커스>에서 블록 조각을 놓을 때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플레이어가 자신의 첫 블록 조각을 놓을 때는 반드시 게임판 모서리 칸부터 시작하도록 놓아야 하며, 두 번째 블록 조각부터는 기존에 놓은 자기 블록 조각과 연결해서 놓아야 한다. 이때 자기 블록 조각끼리는 서로 꼭짓점만 맞닿게 놓아야 하며, 변이 맞닿아서는 안 된다. 다른 플레이어의 조각과는 변이 맞닿아도 상관없지만 다른 블록 조각이 있는 칸에 겹쳐서 놓을 수는 없다. 이렇게 블록을 놓다가 누군가 더 이상 블록 조각을 놓을 수 없게 된 플레이어는 자기 차례를 넘겨야 하고, 모든 플레이어가 블록 조각을 놓을 수 없게 되면 게임이 종료된다.

​게임이 끝나면 플레이어마다 게임판에 놓은 자기 블록 조각의 칸 수를 계산하는데, 이를 간단히 계산하려면 역으로 게임판에 놓지 못하고 남은 자기 블록 조각의 네모 칸수를 세면 된다. 놓지 못한 네모 칸수가 가장 적은 플레이어가 곧 게임판의 영역을 가장 많이 차지한 플레이어이며, 이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2003년부터는 먼저 후보작을 선정하고 수상작을 결정하는 현재의 방식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중구난방으로 난립하던 여러 부문을 모두 정리하고 황금의 에이스 하나만 선정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독특한 현상이 발생했는데, 2003년에 <알함브라>, 2004년에 <티켓 투 라이드>가 선정되며 2년 연속으로 같은 게임이 독일 올해의 게임상(Spiel des Jahres)과 황금의 에이스 모두를 거머쥔 것이다. 프랑스 보드게임 시장의 경향이 독일 보드게임 시장에 강하게 동조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카탄> 이후 독일 보드게임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친 영향도 있겠지만, <티켓 투 라이드>의 경우를 보면 독일에 영향을 받은 프랑스의 보드게임 퍼블리셔들이 발전하며 독일 보드게임 퍼블리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만큼 역량이 발전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 2003년 - 알함브라

  • 2004년 - 티켓 투 라이드


티켓 투 라이드 - 2004년 황금의 에이스 수상작

 

<티켓 투 라이드>는 프랑스의 신생 퍼블리셔인 데이즈 오브 원더와 미국 출신인 앨런 문 작가가 협업하여 만든 보드게임이다. 앨런 문 작가는 이미 오랜 기간 동안 독일 보드게임 퍼블리셔들과 함께 작업하며 많은 성공작을 만든 바 있는데, 이 게임의 등장은 프랑스 보드게임 퍼블리셔가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며 다국적인 협업을 진행하기 시작하던 조짐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장면이라 하겠다.

​<티켓 투 라이드>는 철도가 중심 테마인 게임이다. 당시 많은 철도 게임들이 복잡하고 어려운 경영 게임을 표방한 반면, <티켓 투 라이드>는 노선의 연결이라는 한 점에 집중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규칙의 게임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발매 전부터 앨런 문 작가의 야심작으로 화제가 되었던 이 게임은 쉬운 규칙과 더불어 긴장감 높은 게임 진행, 뛰어난 게임 구성물로 순식간에 많은 보드게임 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티켓 투 라이드>는 2004년 독일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했는데, 이는 프랑스 보드게임 퍼블리셔가 해당 상을 수상한 최초의 사례이며 보드게임의 중심지인 독일에서 프랑스 보드게임 퍼블리셔의 저력을 보여준 것이다.​

 

<티켓 투 라이드>의 게임판에는 여러 지점이 있고, 이 지점을 연결하는 노선이 있다. 이 노선을 연결하려면 게임판에 표시된 노선과 같은 색의 기차가 그려진 카드를 노선 길이만큼 사용해야하고, 연결한 플레이어는 자신의 기차를 게임판에 올려서 이 노선의 주인임을 표시한다. 또 플레이어마다 목적지 카드라는 또한 종류의 카드가 있는데 이 목적지 카드에는 특정 지점과 특정지점을 자신의 노선으로 연결하는 미션이 제시되어 있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노선 하나를 연결할 때 노선의 길이에 비례해서 점수를 얻으며, 보유하고 있는 목적지 카드의 두 지점을 연결하면 점수를 얻는다. 그 외에 끊어지지 않은 자신의 노선 총 길이가 가장 긴 사람이 얻을 수 있는 보너스 점수가 있다.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노선 연결에 필요한 기차 카드를 얻기, 기차 카드를 사용하고 노선을 연결하기, 추가 점수를 위한 목적지 카드를 얻기, 이 3가지 중 하나를 수행할 수 있다. 완성하지 못한 목적지 카드는 오히려 감점이므로, 게임 중 주로 사용하는 행동은 기차 카드 얻기와 노선 연결하기 둘이라고 볼 수 있다. 기차 카드 가져가기는 보통 자신이 노리는 노선에 해당하는 기차 카드에 집중하게 되지만, 다른 플레이어와 겹치게 되는 경우 카드 가져가기 행동에서 경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게임판에서 벌어지는 노선 확보 싸움은 이 게임의 핵심이다. 누군가가 이미 선로를 완성한 곳에 선로를 다시 놓을 수 없고, 감점받고 싶지 않다면 목적지 카드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선점의 가치가 높은 선로가 생긴다. 그리고 긴 노선을 완성하는 것이 점수 효율이 높은데, 이런 노선을 완성하기 위해 카드를 모으는 동안 중요한 노선이 경쟁자에게 선점당할 위험도 있다. 이런 균형이 게임을 더욱 긴장감 넘치게 만들어 준다.​


2005년은 건너뛰고 2006년부터 2015년까지

2005년에는 프랑스 보드게임 진흥 및 평가를 위한 협의회(l'Association française de promotion et d'évaluation des jeux de société)에서 시상하던 올해의 게임(Jeu de l'Année)과 황금 에이스 상이 합쳐졌다. 본래 두 상의 시상 시기가 달랐기에 이를 조정하기 위해 황금 에이스 상은 한 해를 건너뛰었다(이 때문에 <티켓 투 라이드>를 2005년 수상작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두 상이 합쳐지며 슈퍼 황금의 에이스는 황금의 에이스 올해의 게임(As d'Or-Jeu de l'Année)으로 바뀌었고, 어린이 게임 부문이 신설됐다. 2008년에는 심사위원 특별상이 수여되더니, 2009년부터는 심사위원상이 상시적으로 운영됐다. 심사위원상은 <아그리콜라>나 <스몰 월드>와 같은 숙련자 게임들이 차지했다. 심사위원상이 숙련자 게임을 위한 자리로 굳혀지자 2016년부터는 아예 숙련자 게임 부분을 신설하게 됐다. 그와 별개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별도로 그랑프리 수상작이 운영되기도 했다. 세부적인 부분에서 약간의 변동은 있지만 이때부터 오늘날의 모습이 정립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황금의 에이스 수상작

2006년

올해의 게임

타임즈 업

어린이 게임

스플래시 어택

2007년

올해의 게임

두 발라이

어린이 게임

마법사의 밤

2008년

올해의 게임

마라케시

어린이 게임

룸펠 리터

심사위원 특별상

피렌체의 제후

2009년

올해의 게임

딕싯

어린이 게임

부르크 아펜첼

심사위원상

아그리콜라

2010년

올해의 게임

듀플릭

 

어린이 게임

니히트 주 파센

 

심사위원상

스몰 월드

2011년

올해의 게임

스컬

 

어린이 게임

SOS 옥토푸스

 

심사위원상

7원더스

2012년

올해의 게임

타케노코

 

어린이 게임

츠베르크 리세

 

심사위원상

올림포스

 

특별 심사위원상

셜록 홈즈 컨설팅 디텍티브

2013년

올해의 게임

안도르의 전설

 

어린이 게임

마우스게트릭스트

 

심사위원상

스타워즈 X-윙 미니어처 게임

 

그랑프리

미름

2014년

올해의 게임

콘셉트

 

어린이 게임

리프 라프

 

심사위원상

빌더스

 

그랑프리

브뤼셀 1893

2015년

올해의 게임

콜트 익스프레스

 

어린이 게임

에코몬

 

심사위원상

루니 퀘스트

 

그랑프리

다섯 부족

 

딕싯 - 2009년 올해의 게임 부문 수상작

 

 

1995년에 만들어진 <카탄>이 현대의 독일 보드게임을 대표한다면, 2008년에 만들어진 <딕싯>은 현대의 프랑스 보드게임을 대표한다. <카탄>을 기점으로 여러 가지 독일 보드게임이 전 세계 보드게임 시장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처럼, <딕싯>을 전후로 해서 프랑스의 보드게임들이 전 세계 보드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특히 <딕싯>은 2004년 <티켓 투 라이드>에 이어 프랑스 퍼블리셔의 게임으로서는 두 번째로 독일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한 게임이다. <티켓 투 라이드>는 이미 독일 보드게임계에서 오랜 시간 동안 활약하고 있던 알란 문 작가의 작품이었지만, <딕싯>은 퍼블리셔만 프랑스계가 아니라 작가도 프랑스인인 장루이 루비라 작가였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딕싯>의 게임 규칙 자체는 그렇게까지 특별하진 않다. 먼저 플레이어 중 한 명이 이야기꾼이 되어 자기가 내고자 하는 카드의 특성을 묘사하고, 그 묘사에 따라 모든 플레이어가 카드를 하나씩 낸다. 그렇게 모인 카드를 순서를 알 수 없도록 섞어 앞면으로 펼쳐놓고, 이야기꾼을 제외한 플레이어들이 이야기꾼이 낸 카드를 맞혀야 한다. 만약 모두가 맞히거나 아무도 맞히지 못하면 이야기꾼은 득점하지 못하기에, 정답과 오답이 모두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딕싯>의 백미는 이 규칙 자체보다는, 이런 규칙이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카드 그림에 있다. 딕싯의 그림은 지나치게 추상적이지 않으면서도 시각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그렇기에 같은 그림을 함께 보면서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이야기꾼은 같은 표현을 하면서도 일부는 정답, 일부는 오답을 내도록 유도할 수 있다. 카드의 그림이 빼어난 것도 게임의 재미에 한몫한다.

 

 

다른 보드게임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큼직한 크기의 카드를 사용하는 이유도 그림의 세부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고 보여주면서 아름다운 그림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분명 경쟁적인 요소가 존재하고 승패를 가르는 것이 게임의 목표이지만, 막상 게임을 하다 보면 승패에 몰입되기보다는 서로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창구가 열렸다는 느낌을 얻게 된다. 이는 다른 게임과 는 또 확연히 구분되는 <딕싯>만의 특징이다.

​게임에 참가한 플레이어들이 카드의 그림을 보며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해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말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모습이 바로 <딕싯>의 본질일 것이다.



콘셉트 - 2014년 올해의 게임 부문 수상작

 

 

특정한 개념을 그림으로 나타내 문자로 삼는 것을 그림문자 혹은 픽토그램이라 부르는데, <콘셉트>는 픽토그램을 사용해 소통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말을 하지 않고 픽토그램 기호의 조합만으로 특정한 개념을 서로에게 설명해야 한다. 때로는 하나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수많은 기호를 사용해야 할 수도 있지만, 결국 뜻이 통했을 때의 쾌감은 다른 게임에서 얻기 힘든 <콘셉트>만의 매력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게임판을 가운데에 펼쳐두고, 카드를 모두 섞어 뒷면으로 쌓아둔다. 점수 토큰은 종류별로 모아두고 말과 육면체를 통에 넣은 후, 팀을 짜고 나면 게임 준비가 끝난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2명이 팀을 이루어 문제를 내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정답을 맞히는 게임이다. 문제를 내는 팀원들은 문제 카드를 뽑아서 그 카드의 9가지 문구 중 하나를 골라 문제를 내야 한다.

​문제를 낼 때는 말로 설명할 수 없고, 게임판에 게임말과 육면체를 올리는 식으로만 설명할 수 있다. 콘셉트의 게임판에는 117가지 기호칸이 있는데, 핵심적인 기호 위에는 초록색 물음표 말을 놓고, 설명을 위해 더 필요한 기호들에는 초록색 육면체를 놓는다. 만약 복합적인 개념 설명이 필요하다면, 다른 색의 느낌표 말과 그 색상의 육면체를 사용해 추가 설명을 한다. 출제자가 아닌 다른 플레이어들은 설명을 보고 답을 찾아야 하며, 정답을 맞힌 플레이어는 그 라운드의 승자가 된다.

​게임의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쾌감을 더 얻는 게임이기 때문에, <콘셉트>를 즐기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콘셉트>의 작가가 추천하는 '점수 얻기를 생략하고 진행하기'도 그중 하나다. 게임의 승패를 신경 쓰지 말고, 순수하게 힌트를 만들고 정답을 맞히는 것에 집중해보라는 이야기다. 이 방법은 게임에 아직 익숙하지 않을 때 요령을 익히는 방법으로도 유용하다.



7원더스 - 2011년 심사위원상 수상작

<7원더스>는 제목 그대로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대표되는 고대 문명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각자 이러한 불가사의의 배경이 되는 고대 문명을 하나씩 맡아, 다른 문명과 경쟁하며 자신의 문명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문명의 발전이라는 거창한 목표에 비해, 차례마다 하는 행동이 여러 장의 카드 중 1장을 선택하고, 남은 카드를 건넨다는 참으로 간단한 행동이라는 점이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이런 간단한 행동의 누적만으로도 고대 문명이 만들어지는 것을 훌륭하게 묘사해내고, 또 전략적 깊이도 충분하다는 점이 바로 <7원더스>의 매력일 것이다.

​<7원더스>는 발매된 직후에 게이머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2010년과 2011년 동안 황금의 에이스뿐 아니라, 독일 올해의 게임상 숙련자 게임 부문 등 온갖 보드게임 상을 휩쓸며 비평가들 사이에서도 크나큰 인정을 받았다. <7원더스>의 성공은 향후 몇 년 동안 드래프트 시스템을 활용한 게임들의 유행을 불러일으켜, 한동안 <7원더스>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게임들이 많이 등장하기도 했다.
 

 

후에 2명이 게임할 때 아쉬웠던 점을 개량한 <7원더스 대결>을 만들었으며, <7원더스 대결>은 2명 전용 게임 중 최상위권이 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지난해에 발매한 <7원더스 건축가들>이 황금의 에이스 올해의 게임 상을 받으며, 한 시리즈의 게임이 2번에 걸쳐 같은 상을 받는 기록을 세웠다.


다섯 부족 - 2015년 그랑프리 수상작

 

2015년 황금의 에이스 그랑프리를 수상한 <다섯 부족>은 어렵지 않은 규칙을 가지고 있지만, 충분한 깊이가 느껴지는 종류의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정치, 종교, 상업, 건설, 암살 같은 다양한 특기를 지닌 다섯 부족을 몰고 다니며 교역품도 얻고, 신비한 힘을 지닌 정령도 부리게 된다. 관료를 모아 정치력을 증명할 수도 있고, 암살자를 보내 경쟁자에게 궁정의 음모가 무엇인지 보여줄 수도 있다. 이 모든 성취는 플레이어의 재산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엔 가장 많은 돈을 가진 사람이 예언의 주인공으로 추대된다.

​자기 차례가 되면 타일 하나를 골라서 거기 있는 부족민을 모두 손에 들고 인접한 타일 1개마다 손에 든 부족민 1명을 타일에 놓으며 부족민을 이동시킨다. 함께 이동하며 타일을 1개 지날 때마다 일행 중 1명이 타일에 남는 거라고 생각하면 적당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마지막 부족민을 내려놓는 타일에 해당 색깔 부족민이 최소 1명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이렇게 해서 마지막에 만난 같은 색 부족민의 수가 이번 차례 플레이어 행동의 질을 결정한다. 처음 선택한 타일에 있던 부족민 1명을 해당 색깔 부족민이 많은 타일 위로 이동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또 타일을 선택할 때 해당 타일에 놓인 부족민의 수가 곧 이번 차례 부족민들의 이동 거리와 같으므로,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좋은 수를 찾으면 된다. 도착한 타일에 놓인 부족민과 같은 색깔의 부족민들은 타일에서 아예 빠지게 되는데, 그렇게 하여 타일 위에 남은 부족민이 하나도 없다면 이 타일을 차지한 것이 되어 점유 표시인 낙타를 놓을 수 있다. 점유한 타일은 게임 종료 때 타일 가치만큼 돈을 벌어준다.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해나가며 돈을 모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철저한 계획과 전략에 따라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 확고한 전략을 가지고 게임을 운영하는 게임이라기보다는 거대한 흐름을 타며 임기응변과 잦은 전략 수정을 통해 적응하는 게임에 가깝다는 것이 <다섯 부족>의 특징이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2015년까지는 매년 후보작의 수가 8~12종으로 들쭉날쭉하였으나, 2016년부터는 각 부문별로 후보작을 3종으로 압축한 다음 수상작을 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심사위원상에서 숙련자 게임을 주로 선정하였던 것을 반영해 숙련자 게임 부문을 만든 것도 이때부터이다. 이 방식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올해에 중급자 게임 부문이 추가된 것 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황금의 에이스 수상작

2016년

올해의 게임

미스테리움

어린이 게임

매트르 레나르

숙련자 게임

팬데믹 레거시 시즌 1

2017년

올해의 게임

언락

 

어린이 게임

줌 쿡쿡

 

숙련자 게임

사이드

2018년

올해의 게임

아줄

 

어린이 게임

여우와 탐정

 

숙련자 게임

테라포밍 마스

2019년

올해의 게임

더 마인드

 

어린이 게임

늑대가 타나났다

 

숙련자 게임

디텍티브: 모던 크라임 보드게임

2020년

올해의 게임

제왕의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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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락 - 2017년 올해의 게임 부문 수상작

 

 

전 세계적인 방 탈출 카페의 유행은 보드게임계에도 영향을 끼쳤고, 2016년부터는 여러 보드게임 퍼블리셔에서 방 탈출 보드게임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보드게임 중에는 급조된 것도 있었겠지만, 많은 보드게임 퍼블리셔가 방 탈출 게임을 보드게임으로 성공적으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로 2017년 독일 올해의 게임상 숙련자 게임 부문에서는 코스모스의 시리즈가 상을 받았으며, 황금의 에이스에서는 <언락> 시리즈가 상을 받는 결과로 이어졌다.

<언락>은 방 탈출 보드게임들 중에서도 후발 주자에 속한 만큼, 경쟁 게임들의 장단점을 살펴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러면서 기존 게임들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을 사용해 자신만의 개성을 만들어냈다. 다른 방 탈출 보드게임과 비교할 때 가장 먼저 두드러지는 <언락>의 특징은 iOS, 안드로이드 기기를 이용한 전용 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앱은 <언락>을 즐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다른 방 탈출 보드게임들은 암호 해독용 원반 등의 물리적인 장치로 플레이어들이 푼 수수께끼의 정답 여부를 알려주는 반면, <언락>에서는 앱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플레이어들은 앱을 통해 수수께끼의 정답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힌트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또한 <언락> 앱은 스마트 기기를 사용한다는 장점을 살려 배경 음악을 들려주거나 남은 제한 시간을 보여주고, 소리를 활용한 단서를 주기도 한다. 이렇게 앱을 사용함으로써 <언락>은 규칙서를 다 읽지 않고도 앱을 통해 연습 게임을 하며 게임 규칙을 익힐 수 있다는 부가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모바일 게임이나 비디오 게임이 ‘튜토리얼’을 통해 별도의 규칙을 읽지 않고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같으며, 바로 게임에 빠져들 수 있게 해준다.

하나의 상자 안에 여러 개의 다른 시나리오가 들어 있다는 것도 <언락>의 특징이다. 이 시나리오들은 각기 다른 수수께끼로 구성돼 있음은 물론이고 자체적으로 완결된 이야기를 담고 있어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부터 하나씩 즐길 수 있다.


아줄 - 2018년 올해의 게임 부문 수상작

 

2017년 에센 <슈필>에 첫선을 보인 <아줄>은 명쾌하고 간결한 게임 규칙에서 독특하고 인상적인 재질의 예쁜 게임 구성물까지, 다양한 매력으로 많은 이들을 매료시켰다. 그 결과 2017년 말부터 시작해서 2018년에 이르기까지 보드게임과 관련된 여러 상을 휩쓸며, 2018년을 '<아줄>의 해'로 만들었다. <아줄>은 독일의 양대 보드게임 상인 올해의 게임상과 독일게임상을 모두 수상하였고, 미국 멘사에서 선정하는 멘사 셀렉트 역시 <아줄>의 몫이었다. 2018년을 '<아줄>의 해'가 되는 데에 있어 2018년 2월의 황금의 에이스 수상은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아줄>은 플레이어들이 포르투갈의 타일 장인이 되어 자신이 맡은 왕궁 벽면을 타일을 이용해 장식하는 게임이다. 각자의 게임판에는 타일로 채워야 할 벽면이 표시돼 있으며, 이 벽면을 채울 때마다 점수를 받는다. 게임은 여러 라운드에 걸쳐 진행되는데, 한 라운드는 '타일 가져오기, 벽면 꾸미기, 다음 라운드 준비하기'의 세 단계로 구성된다. '타일 가져오기' 단계에서는 진열대나 테이블 중앙에 놓인 타일 중 한 종류를 선택해서 그 종류의 타일 모두를 가져오고, 이 타일을 게임판의 왼쪽에 있는 보관대에 놓는다. 너무 많이 가져오거나 원치 않는 타일을 가져오면 게임판 바닥 칸에 놓고, 이들은 나중에 벌점이 된다. 돌아가며 타일을 가져오다가 진열대와 테이블 중앙에 놓인 타일이 다 떨어지면 '벽면 꾸미기' 단계로 넘어간다. 이 단계에서는 게임판의 보관대에 있는 타일을 벽면 칸으로 옮긴다. 칸이 모두 채워진 줄의 타일만 벽면으로 옮길 수 있으며, 칸이 모두 채워지지 않은 줄은 그대로 보관대 칸에 남는다. 타일을 벽면에 배치하면 방금 놓은 타일과 기존에 있던 타일이 가로•세로로 연결되고, 그렇게 이어진 타일 수에 따라 점수를 얻는다. 그다음엔 '다음 라운드 준비하기' 단계가 되며, 타일 주머니에서 타일을 꺼내 진열대를 다시 채운다. 라운드마다 이 단계들을 반복하며 여러 라운드에 걸쳐 게임을 진행하다가 누군가가 자기 벽면의 가로줄 하나를 완성하면 게임이 끝난다. 벽면에 완성한 가로줄이나 세로줄에 따라 보너스 점수를 받고, 총점이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이 게임의 매력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만이 아니다. 경험이 적을 때엔 그저 타일을 가져와서 벽면을 채우기에 급급하지만, 경험이 늘수록 타일 진열대와 테이블에 놓인 타일의 상황과 다른 플레이어들의 게임판의 상황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그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와 같은 인과관계가 머릿속에서 펼쳐지며, 한 단계 더 높은 경지의 게임 진행이 가능해진다. <아줄>은 게임을 할수록 한 단계씩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게임이다.


테라포밍 마스 - 2018년 숙련자 게임 부문 수상작

스웨덴의 한 형제들이 만든 가족회사, 프릭스 게임즈의 <테라포밍 마스>는 2016년에 처음 발매된 후 전 세계 숙련된 보드게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7년에는 한국어판과 프랑스어판을 비롯한 수많은 언어 판본이 만들어졌고 이듬해인 2018년에는 황금의 에이스 숙련자 게임 부문을 수상하였다.

​<테라포밍 마스>는 SF 영화를 비롯해 여러 대중문화의 단골 소재인 '화성 테라포밍', 즉 화성을 지구처럼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드는 것을 소재로 한 게임이다. 이 주제는 20세기 말부터 여러 작품의 소재로 등장했지만, 보드게임으로는 <테라포밍 마스>가 선구자격이다. 제목 때문에 흔히 '화성을 개척하는 게임'이라고 소개되는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게임을 해보고 나면 그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게임의 목표를 확인하면, 화성을 개척하는 것이 승리 조건이 아닌 게임 종료 조건임을 알 수 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의 역할은 지구 연합도 아니고, 희망을 찾아 달리는 과학자도 아니다. 각자 다국적 기업의 경영자나 국가·집단의 리더가 되어, 화성 개척 사업을 통해 세계 정부의 지원금을 타내고 자신의 생산력과 이윤을 높여야 한다. 화성에 자기 땅을 많이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화성 테라포밍 사업이 끝나는 시점에서, 가장 사업 성과를 크게 낸 사람이 승리한다. 물론 테라포밍도 열심히 해야 한다. 테라포밍에 기여할수록 지원금에 의해 자금 생산력이 늘어나며, 어떤 사업들은 테라포밍 지수가 어느 정도 늘어나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들은 모두 하나의 기업, 혹은 국가, 혹은 거대 조합이 되어 독자적으로 보유한 사업 어드밴티지를 활용하며 화성 테라포밍을 진행한다. 이들이 테라포밍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당연하게도 모두 세속적인 이유이며, 모두가 이 사업 참가를 일종의 투자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고, 플레이어는 모든 것을 사업의 관점에서 보게 된다. 이 게임은 끊임없는 투자의 연속이며, 경영자의 판단에 따라 거대 기업이 변모하는 게임이다. 화성에 산소를 늘리거나 녹지를 만들 때마다 올라가는 테라포밍 지수도 단순히 업적 기록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적용되는 기업의 가치 혹은 평가액이 된다. 당연히 투자란 기본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을 포함한 말이다. 초반부터 가진 것을 모두 털어 테라포밍 사업에 투자했다가는 기업을 키우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다. 플레이어들은 이 게임에 이기기 위해 어디에 어떤 투자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디텍티브: 모던 크라임 보드게임 - 2019년 숙련자 게임 부문 수상작

 

2019년 숙련자 게임 부문 수상작인 <디텍티브>는 현대의 IT 기술과 결합되어 만들어진 보드게임이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컴퓨터나 태블릿 기기, 휴대폰 등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도구가 있어야 한다. 사람마다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는 세상이기에 가능한 보드게임인 것이다. 게임을 시작하려면 먼저 안타레스 전용 사이트에 로그인 해야 하며, 게임 진행 중 이 사이트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추가로 획득할 수 있다. 웹을 이용한 보드게임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디텍티브>는 매우 특별하다. 수사에 필요한 핵심 장치로 웹 시스템을 선택했고, 플레이어들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웹의 기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시스템 내에서 지문 감식 및 DNA 대조가 가능하며 데이터베이스 구축 기능을 이용해 획득한 정보를 언제든 재확인할 수 있고, 지도 앱을 통해 실존 지역의 정보를 조사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관련자를 심문하거나 목격자 증언을 들을 수 있으며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 특히 실제 역사적 사건이나 실존하는 지명과 단체를 적절히 활용한 것을 통해 실존하는 범죄 사건을 수사하는 것과 같은 몰입감을 주기도 한다.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들은 순서대로 총 5가지 사건을 수사한다. 이 사건들은 언뜻 보기에는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수사를 진행할수록 차츰 사건 간 연결 고리가 드러난다. 중요한 단서를 놓치지 않으려면 데이터베이스 구축 기능을 잘 활용해야 하고, 인물들의 상관관계와 증거들, 각종 조언과 정황을 마인드맵 등으로 정리해 나가야 한다.

실제 수사에도 정해진 시간이 주어지는 것처럼, 사건마다 수사를 완료해야 할 기간 또한 정해져 있다. 특정 행동을 할 때마다 게임 내에서 일정 시간이 흐르며, 시간이 흘러서 마지막 날 근무가 끝나면 전체 사건의 흐름을 설명하는 가상의 최종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보고서를 제출하면 안타레스 데이터베이스에서 자동으로 최종 점수를 계산해 플레이어들이 얼마나 잘 수사했는지를 판정해 준다. 정황상 누가 범인일 것 같다는 추리는 쉽게 할 수 있지만, 실제 범인을 기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물적 증거이며 물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추리란 것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최종 점수 계산 시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사건 수사 과정을 보드게임으로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 수작이다.

 

이렇게 시간 순에 따라 황금의 에이서 수상작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 봤다. 앞으로 또 어떤 보드게임이 세상에 선을 보이고 상을 받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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