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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아딱 이야기 03. 캠페인 미리보기
  • 2023-06-04 10: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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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M]신나요
덕중덕은 양덕이라는 격언을 마음에 또 한 번 새깁니다... 이미지 출처: 보드게임긱



이번 편에서는 각 캠페인을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은 가능한 한 담지 않았으며, 원 퍼블리셔의 출시 전 뉴스에서 언급된 정도만 다루었습니다.

※ 이번 글은 미출시 캠페인 내용을 포함하기 위해 네이버 아컴파일즈 카페 운영자 최전기님과 함께 작성했습니다.



 
 
01.던위치의 유산(돌아온 ○)

던위치 마을에서 무시무시한 존재를 상대했던 아미티지 교수가 조사자들을 찾습니다. 종식시킨 줄 알았던 던위치의 음모가 끝나지 않은 것 같다고 하는데요. 때마침 아컴에서도 기이한 괴물들이 목격되고 중요한 인물들이 실종됩니다. 이 모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낙후한 시골 던위치 마을로 향해야 합니다.

가장 처음 출시된 캠페인입니다. <아컴호러 카드게임> 개정판에 들어 있는 "광신도의 밤" 캠페인을 끝내고 나서 들어가기 딱 좋은 정도의 난이도죠. 러브크래프트 소설가의 작품 가운데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단편 "던위치의 공포" 사건을 바탕으로, 그 이후에 벌어진 이야기라는 가상의 설정과 원작의 맥락들이 적절히 오마주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원작을 읽고 나서 즐겨 보면 가장 좋은 캠페인이고요.

이야기도 비교적 단순하고 기믹 자체도 직관적인 요소가 많으므로 다른 캠페인들보다 먼저 즐길 것을 추천합니다. 현재까지 출시된 조사자들 가운데 가장 다루기 편하고 강력한 조사자로 꼽히는 렉스 머피도 이 캠페인에 포함되어 있죠.



 

02. 카르코사로 가는 길(돌아온 )


연극 "황색의 왕"이 아컴에서도 상연됩니다. 이 연극을 둘러싸고 흉흉한 사건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연극을 의심하며 극장에 찾아간 조사자들 앞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 모든 것의 배후에는 넝마를 쓴 왕,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창백한 가면을 쓴 남자'가 있습니다.

"던위치의 유산"이 일반적인 호러물에 가깝다면 "카르코사로 가는 길"은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물의 성격이 강합니다.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고 내 눈에만 보이는 정체, 내가 미친 건지 아닌 건지 알 수 없는 상황, 속내를 알 수 없는 존재, 가늠하기 어려운 믿음과 의심으로 게임 도중 내가 한 선택이 옳았는지 또한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걸작입니다. "셔터 아일랜드"나 "매드니스" 같은 스릴러와 호러 명작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시나리오가 일품입니다. 카르코사와 관련된 로버트 채임버스 “황색의 왕” 단편뿐만 아니라 각종 후대 러브크래프티안 창작물에 대한 오마주도 그득그득한 편이라 알면알수록 곱씹어볼 수 있는 요소도 많습니다. 또한 팬들 사이에서 이야기 측면에서도 상위권으로 꼽히는 캠페인입니다. 

숨김이라는 키워드가 생겨서 내 손에 든 카드를 발설하지 못하는 기믹이 추가되었습니다. 손 관리도 어렵고 행동에 제약도 좀 더 강해졌죠. 메타게임 요소도 색다른 재미가 있고요. 여느 캠페인과는 달리 제공해 주는 조사자가 여섯이어서 더욱 풍성한 조합으로 게임을 즐기게 해 줍니다.



 
 
03. 잊힌 시대(돌아온 ○)


남미 우림에 위치한 마야 문명을 찾아 떠난 조사자들. 그 숲에서 모종의 세력의 습격을 뚫고 기묘한 유물을 손에 넣습니다. 그러나 그 유물을 노리고 추격해 오는 적들이 끊이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겹쳐지는 등 불안정한 사태가 연잇습니다. 결국 다시 우림으로 향한 조사자들 앞에는 끝없는 동굴이 기다립니다…

(신나요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캠페인입니다. 더불어 난이도가 높기로 악명이 자자하고요. 호러의 성격은 확 줄어들고 유적 탐험 및 시공을 가로지르는 모험이 펼쳐집니다. 음모는 더욱 복잡 다단해졌고, 속내를 알 수 없는 입체적인 NPC의 등장으로 스릴러의 성격도 잘 갖추었습니다. 특히 예상치도 못할 반전이 거듭되며 그것을 카드게임이라는 특성에 입각해 구현해 내는 기믹이 일품입니다.

캠페인에서 각자가 선택한 보급 물자가 이야기 전개와 시나리오 파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칩니다. 적들의 공세가 특히 강력해졌고 중독, 경계, 복수와 같은 요소들로 인해 공격도 회피도 더욱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사방에서 밀려드는 압박을 피해 달아나는 느낌을 무척 잘 표현했죠.


 
 
04. 끝맺지 못한 의식(돌아온 품절)


유명 사교 집단의 연회에서 불길한 실종 사건이 벌어지고, 조사자들은 숲에서 길을 잃었다가 모종의 세력과 맞닥뜨립니다. 점쟁이 안나 캐슬로는 그것이 조사자들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타로 점괘를 남깁니다. 모두가 자기만의 음모를 품고 있는 속에서 아컴에는 파멸이 임박해 갑니다.

고딕 호러와 오컬트 호러가 만났습니다. 대립각을 세운 두 세력 사이에 휘말린 조사자들의 숙명이 마녀, 유령, 사교, 운명론적 세계관이라는 매력적인 고전 호러 요소와 잘 버무러졌습니다. 

"잊힌 시대"가 육체적으로 고통받는 상황을 연출했다면, "끝맺지 못한 의식"은 유령에 시달리는 듯한 정신적 괴로움을 훌륭하게 표현했습니다. 특히 조우 카드들이 서로 시너지를 이루어 압박해 오는 기믹은 이 캠페인이 독보적이라 할 만한 수준입니다. 또한 지금까지는 전투/회피에 비해 안전했던 조사라는 행위에 페널티를 가하는 신들린 키워드가 추가되어서, 조사 담당자 역시 까다로운 선택을 해야하게 되었죠. 이 캠페인에 포함된 플레이어 카드가 "꿈을 먹는 자"의 플레이어 카드와 함께 강력하기로 유명하니, 더욱 재미난 덱 구성이 뒷받침되는 캠페인이죠. 또, ‘끝맺지 못한 의식’에서도 조사자 여섯 명이 제공됩니다.



 
 
05. 꿈을 먹는 자(돌아온 ×)


아컴의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꿈을 꾸는 기현상이 발생합니다. 이 불가해한 현상을 알아내기 위해 조사자들 중 일부는 몽환의 땅을 향해 잠이 듭니다. 그런데 때마침 현실에서도 기묘한 일이 벌어지고, 잠든 조사자들을 지키는 또 다른 조사자들이 깨어나지 못하는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가장 파격적인 캠페인이라고 평가하겠습니다. 몽환의 땅을 모험하는 캠페인 A와 현실에서부터 그 조사자들을 지키려는 또 다른 조사자들이 모험하는 캠페인 B가 한 데 묶인 겁니다. 이 두 캠페인은 각기 4개 시나리오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을 따로 즐길 수도 있고 시나리오를 서로 교차해 가며 즐길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각 캠페인별로 서로 다른 플레이어 그룹이 모여 즐길 수도 있습니다!

4개 시나리오라지만 각 시나리오의 호흡이 긴 편이어서 너무 짧게 느껴지지도 않고 모험담도 기믹도 모두 훌륭해 꿈을 먹는 자를 가장 재미있는 캠페인으로 꼽는 팬들이 많습니다. 앞선 두 캠페인이 수직상승한 난이도로 인해서 고통을 주었던 것에 비해서는 난이도가 비교적 낮아진 편인데다, 플레이어 카드의 파워가 상당히 높습니다.



 


06. 인스머스에 드리운 음모 (돌아온 ×)


퇴락한 어촌 인스머스에서 눈을 뜬 조사자들, 하지만 이들의 기억에는 구멍이 뻥 뚫려 있습니다. 대체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수평선 위로 선홍색 빛을 흩뿌리며 정렬한 태양과 달은 무슨 흉조를 뜻하는 걸까요?

러브크래프트의 원작 중에서도 특히 직접적인 추격의 긴장감이 돋보였던 작품이자, <아컴호러> 2판에서부터 극악무도한 난이도로 악명을 떨친 확장의 배경으로 팬들에게 매니악한 인기를 끄는 가상의 지역 인스머스가 바야흐로 <아컴호러 카드게임>에 등장했습니다. 출시 소식이 떴을 때부터 팬들은 인스머스라는 이름만으로 설레었는데요. 의도적으로 시나리오들 간에 시간대를 나누고, 회상(플래시백)을 통해서 서술 트릭에 집중한 캠페인입니다. 조사자들은 캠페인을 진행해가며 과거에 벌어진 사건을 파편적으로 떠올리게 되며, 종국에는 “인스머스에 드리운 음모” 속으로 밀려들게 됩니다. 특히 초반부에, 인스머스라는 이름에 걸맞는 상당한 난이도와 더불어 참신한 기믹들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캠페인이죠. 

장소가 침수되어 점차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되고, 곳곳에 숨겨진 열쇠를 찾아서 장소의 비밀뿐만 아니라 머릿속에 꼭꼭 잠긴 과거의 기억까지도 풀어내야 합니다. 다수의 플레이어 카드가 축복/저주라는 토큰을 활용하게 되며 테스트에 이익/불이익을 제공합니다.



 

07. 지구의 끝자락 (한국어판 미출시, 돌아온 ×)


남극에서 인류의 지식을 송두리째 뒤틀어 놓을 유적지가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탐사에서 무사귀환한 윌리엄 다이어 교수는 미스캐토닉 대학의 재탐사 계획에 필사적으로 반대합니다. 남극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조사자들은 남극 대륙 깊은 곳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요?

<지구의 끝자락>은 딜럭스+신화팩 6개라는 포맷을 벗어나 캠페인 확장으로 묶어 낸 첫 확장입니다. 이로 인해 8개 시나리오 캠페인이라는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최소 4개에서 최대 10개 시나리오로 캠페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차디찬 남극 대륙을 배경으로 전인미답의 설원처럼 넓게 펼쳐진 지도와 조사자의 발목을 붙잡는 서리 토큰, 그리고 정신을 유린하는 ‘테켈리리’ 카드로 인해 테마 속으로 듬뿍 빠져들 수 있는 확장입니다. 캠페인 난이도가 적당해서 접근성도 상당히 좋은 편이며(혹자는 <던위치의 유산> 캠페인을 즐기고 나서 바로 가도 좋겠다고 말할 수준입니다), 강력하고 매력적인 플레이어 카드를 만나볼 수도 있습니다.



 

08. 진홍색 열쇠 (한국어판 미출시, 돌아온 ×)


아컴에서 실종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러나 실종된 모든 것이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지워져버립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모두 기억합니다. 그 와중에 붉은 동지회라는 비밀 조직이 세계 곳곳에서 작전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기이한 실종 사건을 조사하고 붉은 동지회에 맞서기 위해, 조사자들은 세계 곳곳으로 모험을 떠납니다.

<진홍색 열쇠>는 <아컴호러 카드게임>판 오픈 월드 게임입니다. 시작 시나리오와 결말 시나리오를 제외하면 지도를 펼쳐놓고 어디로든 갈 수 있죠. 던위치에서부터 비밀을 감춰온 “붉은 장갑을 낀 남자”를 중심으로, ‘붉은 동지회’라는 비밀 조직에 대해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매력적입니다. 적이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은신 키워드가 도입되었고, SCP 재단이 생각나는 “열쇠”라는 신규 요소가 추가되었습니다. “X파일”이나 “웨어하우스 13”이 떠오르는 요소도 곳곳에서 볼 수 있죠. 조사자 확장에서는 플레이어의 입맛대로 카드의 기능을 향상할 수 있는 맞춤형 시스템이 추가되어 더욱더 재밌는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여러모로 <아컴호러 카드게임>의 하드코어 팬이라면 정말 좋아할 수밖에 없는 확장이라 생각합니다.


 



캠페인이 하나씩 공개되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게임이 충격적으로 재미있음에도 불구하고 즐길 거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고퀄리티 유저 시나리오나 캠페인 등이 등장해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보시다시피 이제는 정식 캠페인만 8종에 달할 정도로 방대해졌습니다. 물론 팬들에게는 1년 간격의 출시 기간이 늘 아쉬울 따름이겠지만요. ㅎ 보드게이머이자 아컴파일즈의 팬으로서, 판타지플라이트게임즈가 이 걸작 시리즈를 오래 견인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 게임의 인기를 생각해 보면 굳이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들지만, 그럼에도 모든 것은 끝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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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컴호러 카드게임
    Arkham Horror: The Card Game (2016)
    • Christopher Hosch, Marcin Jakubowski, Ignacio Bazán Lazcano, Henning Ludvigsen, Mercedes Opheim, Zoe Robinson, Evan Simonet
1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 사도스키
    • 2023-06-04 16:40:16

    아컴 유저 많아졌으면! 😻
    • 관리자 [GM]신나요
    • 2023-06-05 07:59:10

    그랬으면 정말 좋겠네요. ㅎㅎ
    • 관리자 [GM]언테임드
    • 2023-06-04 20:33:06

    지끝 나오면 너새니얼 조길동으로 즐길 생각에 기대중입니다.. ㅎㅎ
    • Lv.37 수줍은오토마
    • 2023-06-05 05:54:45

    오... 지끝이 니오는군여
    • 관리자 [GM]언테임드
    • 2023-06-05 07:56:08

    나오지 않을까요????
    • 관리자 [GM]신나요
    • 2023-06-05 08:00:02

    4경치만 잘 모으십시오 우후훗
    • Lv.10 로비
    • 2023-06-04 21:42:23

    아 기사 너무 좋다
    • 관리자 [GM]신나요
    • 2023-06-05 08:00:14

    감사합니다 ㅎㅎ
    • Lv.15 늑대칼부림
    • 2023-06-06 07:49:42

    비공개로 등록된 댓글입니다. 비밀글
    • 관리자 [GM]신나요
    • 2023-06-06 08:03:17

    비공개로 등록된 댓글입니다. 비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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