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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기획 시티 체이스: 경찰 vs. 도둑
  • 2022-11-04 16: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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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M]언테임드


시티 체이스
높은 건물들 사이에서 추격전이 펼쳐진다.

헬리콥터 3대와 빨간색 스포츠카 1대가 높은 빌딩 숲에서 추격전을 벌인다. <시티 체이스>에선 마치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에서나 볼 법한 상황이 탁자 위에 펼쳐진다. 플레이어는 두 개의 팀으로 나뉜다. 한 명은 빨간색 스포츠카를 사용하는 '도둑'이 되고, 다른 플레이어들은 헬리콥터를 사용하는 '경찰'이 된다. 도둑은 절도 행각을 벌인 후 도심의 건물 속에 몸을 숨긴 상태이며, 경찰은 헬리콥터 팀까지 편성하여 건물들을 살피며 도둑을 추적하려는 상황이다.

게임의 구조는 직관적이고 명쾌하다. 도둑은 추적을 피해 달아나고, 경찰은 도둑을 잡아야 한다. 도둑과 경찰은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운영하지만, 게임의 규칙이 매우 직관적이기에 쉽게 익힐 수 있다. 게임판 위에 25개의 빌딩이 놓이고, 도둑을 맡은 플레이어가 라운드판을 가져와 그 위에 흔적 토큰 모두를 올려놓고, 경찰을 맡은 플레이어가 게임판의 빌딩과 빌딩 사이의 교차로에 헬리콥터들을 올려놓으면 준비가 끝난다.
도둑은 원하는 건물 하나를 정해 그 안에 자동차를 숨긴다.

게임을 시작하면 먼저 경찰 플레이어 모두가 눈을 감고 대기한다. 그사이 도둑을 맡은 플레이어가 원하는 건물 하나를 정하고, 그 안에 흔적 토큰과 함께 자기 자동차를 숨긴 후 차례를 마친다. 도둑이 차례를 마쳤음을 알리면, 경찰 플레이어 모두가 눈을 뜨고 자기 차례를 갖는다. 헬리콥터 하나마다 이동하거나 수색하거나 둘 중 하나의 행동을 선택해서 진행할 수 있으며, 이동하면 인접한 교차로로 자리를 옮기고, 수색하면 교차로에 인접한 건물 4개 중 1개를 들어 올려 확인할 수 있다. 모든 헬리콥터가 행동을 수행한 다음엔 다시 도둑 플레이어의 차례가 된다. 이제 도둑 플레이어는 자동차가 있던 건물에 흔적 토큰만을 남긴 채 인접한 건물로 이동할 수 있으며, 새로운 건물 안에도 자동차와 함께 새로운 흔적 토큰을 놓는다. 다시 경찰 팀의 차례가 되고, 이렇게 도둑과 경찰 팀이 번갈아 가며 차례를 갖는다.
도둑이 차례를 마친 다음은 경찰의 차례다. 헬리콥터를 이동하거나, 헬리콥터 주변의 건물을 들어올리며 수색할 수 있다.

보드게임에 익숙하다면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임의 제목을 몇 개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미스터 X가 도망치고 경찰이 추적하는 <스코틀랜드 야드>와 같은 고전에서부터, 살인 사건을 저지른 잭 더 리퍼와 그를 쫓는 형사들의 대결을 그린 <화이트채플에서 온 편지(이하 화이트채플)>, 영화 <죠스>를 보드게임으로 옮겨 거대한 백상아리와 그를 쫓는 인간들의 대결을 그린<죠스>에 이르기까지, 숨어서 도망 다니는 상대의 흔적을 추격하는 보드게임들 말이다.

<시티 체이스>는 이런 게임 중에서도 제법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보통 이런 게임에선 쫓기는 존재가 게임판 위에 직접 모습을 드러낼 수 없기 때문에, 쫓기는 역할의 플레이어는 별도의 기록지 위에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적어놓는 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며 게임 중에 어디를 지나간 적이 있는지를 확인하여 알려줘야 한다. 게임에 익숙한 플레이어들이라면 빠르게 적응하겠지만,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시티 체이스>는 그런 불편함을 완전히 제거한 것이 특징이다. 플라스틱 미니어처로 구현된 빌딩을 들고 그 안에 흔적 토큰과 함께 자동차를 집어넣은 다음, 다시 빌딩을 덮으면 자연스럽게 자동차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된다. 경찰 팀은 수색 행동을 통해서 자동차가 지나간 빌딩 안에서 흔적 토큰을 발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도둑의 움직임을 추리해나갈 수 있다. 특히 맨 처음 놓이는 흔적 토큰과 6번째 흔적 토큰은 다른 색으로 표시돼 있기에 이를 발견하면 좀 더 상세한 경로를 예측할 수 있다.

추격전인 만큼 게임의 목표는 명료하다. 도둑은 11번의 차례를 마칠 때까지 잡히지 않으면 승리하고, 경찰은 그전에 도둑을 잡거나 더 이상 이동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면 승리한다. 간단 명료한 규칙 속에서 펼쳐지는 추격전은 상당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불러일으키며, 누구나 집중하며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이 끝나기 전에 자동차가 있는 위치를 찾는다면 경찰이 승리한다.



시티 체이스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이야기들

<시티 체이스>는 가브리엘레 마리 작가와 마르티노 치아키에라 작가 둘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 두 작가 모두 이탈리아 태생으로, 가브리엘레 마리 작가는 보드게임 작가이자 자폐증 환자를 가르치는 교육자, 그리고 카피라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마르티노 치아키에라 작가는 보드게임 작가이자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가브리엘레 마리 작가는 2007년에 <가리발디: 라 트라필라>를 발표하며 보드게임 작가로의 첫발을 내디뎠고, 마르티노 치아키에라 작가는 <뱅!>을 만든 디부 조키에서 보드게임 편집자로서 보드게임 업계에 발을 담은 뒤, 2014년에 베네데토 데글리 이노센티 작가와 함께 <무드 X>를 발표하며 보드게임 작가가 되었다.
2007년도에 발매된 가브리엘레 마리 작가의 데뷔작 가리발디: 라 트라필라는 스코틀랜드 야드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두 작가 중 가브리엘레 마리 작가의 데뷔작 <가리발디: 라 트라필라>는 이탈리아 통일 운동을 주도했던 주세페 가리발디 장군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게임이다. 1848년의 이탈리아 통일 운동이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의 무력간섭으로 실패하고 로마냐 지역에서 프랑스의 연합군인 오스트리아군에 쫒기는 신세가 됐던 1848년 8월의 약 보름간의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플레이어 중 한 명은 가리발디 역할을, 다른 플레이어들은 오스트리아군의 역할을 맡는다. 가리발디의 목표는 탈출로를 통해 로마냐 지역을 벗어나는 것이고, 오스트리아군의 역할은 가리발디가 일정 시간 동안 탈출하지 못하게 저지하거나, 가리발디를 사로잡는 것이다. 가리발디는 게임판 위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지만, 오스트리아군은 어디에 있는지가 표시된다. 여기까지의 설명만으로도 이 게임이 <시티 체이스>와 비슷한 종류의 게임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제법 잘 만든 게임이기에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는 잠재력이 있었겠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소재의 한계 때문인지 안타깝게도 이탈리아를 벗어난 다른 해외 퍼블리셔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스코틀랜드 야드는 보이지 않는 도망자와 게임판 위에 드러난 추격자 구도를 멋지게 구현했으며, 많은 게임들에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이 게임의 핵심 시스템을 눈여겨본 독일의 보드게임 퍼블리셔 라벤스부르거에선 이 게임을 <스코틀랜드 야드>의 정식 후속작으로 삼는다. 대신, 라벤스부르거는 가리발디 장군이란 테마를 버리고, <스코틀랜드 야드>의 주인공인 미스터 X를 전면에 내세우며 유럽 전역을 배경으로 하는 식으로 변경했다. 그렇게 해서 2009년에 <미스터 X>가 만들어졌다.
가브리엘레 마리 작가는 라벤스부르거의 인정을 받아 스코틀랜드 야드의 정식 후속편인 미스터 X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자신의 게임을 인정받은 가브리엘레 마리 작가는 <가리발디: 라트라필라>를 개발하던 당시 아트 디렉터로 활동한 지안루카 산토피에트로 작가와 힘을 합쳐 2011년에 역사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화이트채플>을 만들었다.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인 잭 더 리퍼가 수사팀을 조롱하기 위해 보냈다는 편지를 제목에 내건 이 게임은 역사적 사실을 매우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게임판은 당시 화이트채플 구역을 그대로 구현했으며, 잭 더 리퍼를 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던 형사들도 그대로 등장한다. 그뿐만 아니라, 게임의 라운드도 잭 더 리퍼의 범행이 실제 일어났던 네 번의 밤에 걸쳐 진행된다. 첫 번째 사건이 벌어졌던 1888년 8월 31일부터 마지막 사건이 벌어진 1888년 11월 9일까지 말이다. <스코틀랜드 야드>에 비해 좀 더 복잡해진 이 게임은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에 잭이 희생자를 고르는 준비 과정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부터 형사와 잭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시작된다. 사건이 벌어진 직후부터는 형사들이 범행 현장을 뒤지고 발로 뛰며 수사하는 분위기가 연출되며, 잭 더 리퍼는 사건 이후 반드시 은신처로 되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은신처를 숨기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이렇게 한층 깊어진 재미 덕에 이 게임은 <스코틀랜드 야드>의 심화 판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숙련 게이머들의 지지를 받았다.
 
가브리엘레 마리 작가의 화이트채플에서 온 편지는 숙련 게이머들의 지지를 받았다.

<화이트채플>이 성공을 거둔 뒤인 2017년에는 비슷한 시기에 벌어진 또 다른 의문의 살인 사건을 배경으로 한 <화이트홀 미스터리(이하 화이트홀)>를 발표했다. <화이트홀>은 <화이트채플>에 비해 여러 규칙을 과감히 생략하여 경쾌한 게임 진행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범인 역시 은신처로 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추적을 따돌리고 다음 목적지에 빠르게 향하게 되어 있어, 경찰과 범인의 움직임과 전략이 <화이트채플>과는 확연히 달라지게 되었다.

마르티노 치아키에라 작가는 베네데토 데글리 이노센티 작가와 함께 <무드 X>를 발표한 이후에도 주로 다른 작가와 협업을 통해 게임을 만들어왔다. 실바노 소렌티노 작가와 함께 <이스케이프 덱> 시리즈를 만들었으며, 할마르 하흐 작가, 피에루카 지지 작가와 함께 <시밀로> 시리즈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베테랑 보드게임 작가인 라이너 크니치아 작가와 함께 <위치 스톤>을 만들기도 했다. 보드게임 편집자로서 활약한 바 있고, 그의 역량이 뛰어나기에 많은 보드게임 작가가 그와 함께 작업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제 가브리엘레 마리 작가와 함께 <시티 체이스>를 작업했다. 규칙의 간소화를 비롯해 별도의 필기구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게임 규칙의 설계 등이 바로 이 둘의 공동 작업의 결과라 하겠다.

<시티 체이스>는 분명 <화이트채플>, <화이트홀>과 맥락을 같이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지만, 더 간소하고 편리한 게임 방식, 스포츠카와 헬리콥터, 빌딩 숲이 등장하는 현대 도시 배경 덕분에 사뭇 다른 분위기의 게임이 되었다. 좀 더 긴박하고 빠른 추격전을 즐기고 싶다면 <시티 체이스>를 통해 높은 빌딩 숲에서 펼쳐지는 스포츠카와 헬리콥터의 추격전을 즐겨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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